삼성 패밀리 오피스

대한민국 슈퍼리치의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한 방법은 우리나라 프라이빗 뱅킹(PB) 태동 이후 줄곧 금융권 ‘브레인’들이 고민해 온 부분이다. 올 1월에 삼성생명은 ‘패밀리 오피스(Family Office)’를 개소하며 자산 규모 100억 원 이상의 슈퍼리치를 위한 자산·가문관리 ‘종결판’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서울 역삼동 소재 삼성 패밀리 오피스를 찾아 그 특화된 서비스를 알아봤다.
[HOT PLACE] 한국 초부유층을 위한 종합 자산·가문관리
‘ 패밀리 오피스’는 유럽 선진 금융기관들이 초부유층을 대상으로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로, 삼성 패밀리 오피스는 스위스연방은행(UBS), 크레디트스위스(CS) 등 금융기관과 세계적 부자가문으로 알려진 카네기, 록펠러 등을 벤치마킹했다. 국내 금융기관의 PB 서비스가 주로 자산관리에 초점을 두고 제공된 것에 반해 삼성 패밀리 오피스는 한 가문의 자산(동산·부동산) 관리는 물론 가업 승계, 합법적인 절세 플랜 수립, 자녀 교육에까지 범위를 넓힌 것으로 자산관리보다는 ‘가문관리’에 가까운 서비스 개념이다.



유럽 왕가 집사들의 경험과 노하우 연구

강남 파이낸스센터 20층 위치한 삼성 패밀리 오피스는 ‘가문’, ‘혜안’, ‘명예’, ‘영속’, ‘공헌’이라는 다섯 가지 콘셉트의 모던한 룸이 마련돼 있다. 각 룸에서는 철저한 예약제에 의해 고객 상담이 진행된다.

패밀리 오피스의 타깃은 자산 규모 100억 원(현금 자산 30억 원 이상) 이상의 초부유층. 유럽 선진 금융사들이 일찍이 실시하고 있는 패밀리 오피스 서비스가 과거 유럽의 왕가나 귀족 가문의 자산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던 집사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롤 모델로 삼았다면, 삼성 패밀리 오피스는 유럽형 패밀리 서비스에 ‘한국형’ 관리 서비스를 추가, 탄생시킨 서비스다.

예를 들면 가업 승계, 부동산과 관련한 다양한 관리와 매매 서비스, 법률·회계 컨설팅 서비스, 자녀 교육, 사회적 네트워크 확장을 위한 커뮤니티 관리 등이 그것. 윤태경 삼성 패밀리 오피스 상무는 “이는 종전 은행이나 증권사 PB 서비스가 초점을 맞췄던 자산관리에서 한 단계 더 진보한 개념으로, 좋은 가문을 대대로 이어갈 수 있는 ‘가문관리’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윤 상무가 특히 강조한 것은 삼성생명이 오랜 시간 축적한 신탁과 펀드 운용 기술과 50년 이상의 부동산 매매·관리 노하우가 집약된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라는 점. 이는 종전 삼성생명 재무설계(FP) 센터에서 제공하던 서비스보다 업그레이드된 상위 단계 개념이다.
[HOT PLACE] 한국 초부유층을 위한 종합 자산·가문관리
[HOT PLACE] 한국 초부유층을 위한 종합 자산·가문관리
삼성 패밀리 오피스는 ‘가문’, ‘혜안’, ‘명예’, ‘영속’, ‘공헌’ 등의 이름으로 독립된 룸을 마련하고 철저한 예약제 상담을 실시 중이다. 고급스럽고 모던한 실내에서는 블루칩 작가들의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삼성 패밀리 오피스는 ‘가문’, ‘혜안’, ‘명예’, ‘영속’, ‘공헌’ 등의 이름으로 독립된 룸을 마련하고 철저한 예약제 상담을 실시 중이다. 고급스럽고 모던한 실내에서는 블루칩 작가들의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부동산 관리·가업 승계 서비스가 강점

삼성 패밀리 오피스가 부유층 고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자산관리가 현 세대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까지로 이어질 수 있는 영속성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부모 세대가 어렵게 축적한 부를 다음 세대가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도록 하기 위한 컨설팅 서비스가 그것인데, 여기에는 가업 승계 서비스가 핵심이다. 비즈니스 능력이 뒷받침되는 자녀에게는 직접적인 가업 승계를, 자녀가 해외 거주자이거나 가업 승계에 뜻이 없을 경우 인수·합병(M&A) 전문기관을 통해 지분 매각 대행 서비스도 제공한다. 또한 ‘경주 최부잣집’과 같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명문 가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대학생 자녀들을 대상으로 한 자녀 경제 교육, 청소년 자녀를 대상으로 한 글로벌 리더 과정 등 후계자 양성을 위한 교육 서비스도 실시할 예정이다.
[HOT PLACE] 한국 초부유층을 위한 종합 자산·가문관리
윤태경 삼성패밀리 오피스 상무
“존경받는 슈퍼리치를 위한 가문관리가 목적”

패밀리 오피스 고객에 조건이 있다고 들었다.

“자산 100억 원 이상 보유 고객인데, 그중 현금 자산이 30억 원 이상이어야 한다. 부유층 시장을 잡으려면 현금흐름이 중요한데 우리나라 PB의 VIP는 대부분 부동산 자산이 많은 사람들이다. 보험사에서 VIP는 자산이 많은 사람보다는 월 100만~200만 원대의 종신보험료를 내는 고객들이다. 따라서 자산 규모 30억 원 이상으로 설정했다.”

은행 PB와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개소 전 유럽 등을 다니며 금융사들을 벤치마킹했다. 패밀리 오피스가 유럽에서는 통용되는 개념인데, 이 서비스를 우리말로 뭐라고 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찾아낸 말이‘가문관리’였다. PB가 자산관리를 표방한다면 패밀리 오피스는 한 가문을 관리하는 것인데, 가문이 잘 유지되려면 자산도 잘 불려야 함과 동시에 올바른 철학과 원칙으로 한 가문 잘 되도록 도와야 한다.

우리나라 VIP 고객은 대부분 부동산 자산을 가진 분들이라 종합적 자산관리에서 부동산 관리 서비스가 매우 중요한데, 바로 이 점이 은행 PB와 차이가 나는 패밀리 오피스의 특장점이다. 지난 50년간 축적된 삼성생명의 부동산 관리와 매매 노하우가 자산관리에 집약되고 있다.”

좋은 가문은 어떤 가문이라고 생각하나.

“돈만 많이 있다고 좋은 가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좋은 가문을 들여다보면 성공한 사람의 철학과 지켜온 원칙이 존재한다. 부모의 성공철학을 자손 대대로 물려줘야 할 것 아닌가. 그래서 자서전 서비스도 고려 중이다.”

유럽 금융사의 패밀리 오피스는 어떤 양상인가.

“유럽형 패밀리 서비스는 기부 컨설팅과 함께 패밀리 미팅(가문의 의사 결정자들의 투자 관련 회의)을 통해 가문·자산관리의 원칙 설정 등이 포함된다. 투자 의사 결정은 가족이 함께 하는데, 그것을 위해 가족 공동 계좌가 따로 있다. 우리가 주로 벤치마킹 한 것은 USB와 CS인데, 여기에 가문관리를 위해 카네기, 록펠러 등 세계적으로 롤 모델이 되는 가문에 대한 연구도 많이 했다.”

삼성패밀리 오피스의 최대 강점은.

“FP센터를 통해 10년 이상 축적된 가업 승계 노하우와 부동산 관리와 신탁을 꼽을 수 있다. 이곳 컨설턴트들은 패밀리 오피서(FO)라고 하는데, 2주에 한 번 고객의 부동산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고객 부동산의 현황과 관련 정보를 정확히 알아야 가장 합리적이고 믿을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짤 수 있기 때문이다. FO들과 함께 매주 목요일에 롤 플레이도 하고 있는데, 고객 역할을 맡아 커뮤니케이션하다 보면 고객의 눈으로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볼 수 있게 된다.”

슈퍼리치를 만나며 발견한 공통점이 있다면.

“첫째는 상대방을 배려할 줄 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기다릴 줄 안다는 점인데,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세 번째는 돈을 함부로 쓰지 않는다는 점인데, 충동구매가 거의 없다.”



글 장헌주 기자 chj@hankyung.com 사진 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