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따르라~”

올해도 삼성전자와 애플이 글로벌 시장을 과점하면서 관련 부품업체들이 후광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코스닥 증시에서는 테마주 열풍이 한풀 꺾이면서 실적 장세로 변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애플의 주도로 스마트폰, 태블릿PC 같은 스마트 기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관련 부품주의 실적 개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와 애플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보다 각각 77% 증가한 1억7300만 대, 58% 늘어난 1억47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출하량이 급증하는 만큼 삼성전자와 애플에 관련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들의 실적 개선세도 두드러질 전망이다.
[MARKET ISSUE KOSDAQ] 삼성전자·애플 후광 효과 기대되는 IT부품주
삼성전자·애플의 수혜주는?

올 초부터 투자자들은 갤럭시S나 갤럭시노트, 아이폰4, 아이패드의 부품주를 가리는 데 관심이 집중됐다.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주요 부품업체로는 휴대전화용 메인기판(PCB) 업체인 코리아써키트·대덕전자, 카메라 모듈업체인 파트론·자화전자·캠시스, 터치패널을 담당하는 멜파스·일진디스플레이·에스맥, 케이스 제조업체 인탑스, 적외선 차단 필터를 공급하는 옵트론텍 등으로 나타났다.

또 애플의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 채택되는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는 코리아써키트(PCB), LG이노텍(FPCB), 삼성SDI(배터리), 이라이콤(BLU), 아모텍(칩배리스터), 옵트론텍(적외선 차단 필터) 등이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부품업체들을 비교해보면 삼성 쪽은 중소업체들이 많다. 반면 애플 쪽은 삼성전기,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삼성SDI 등 대기업 위주로 포진돼 있다. 중소업체는 인터플렉스 정도만 공식 부품공급사로 등록돼 있고, 나머지 업체들은 다른 대형 업체를 통해 간접 공급하는 방식이라 실적 개선의 수혜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난해 부품업체들의 실적을 살펴봐도 삼성전자 납품업체들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삼성전자 부품업체 위주로 주가가 고공행진 중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와 애플에 동시에 납품하면서 실적이 지속적으로 호전되는 부품업체를 선별해 투자할 것을 조언했다. 김희성 한화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애플에 동시에 납품하는 회사는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50%, 태블릿PC 시장의 64%를 공급하는 셈”이라며 “올해 두 회사의 스마트 기기 출하량이 시장평균보다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관련 부품업체들도 동반 수혜를 누릴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유망 종목으로는 이라이콤, 코리아써키트, 유아이디, 켐트로닉스, 파인테크닉스 등이 지목됐다. 이라이콤은 3분기 출시 예정인 아이폰4S 후속 모델 부품을 납품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쇄회로기판(PCB) 업체인 코리아써키트는 삼성전자와 애플에 동시에 납품하고 있는 것은 물론 또 다른 스마트 기기 수혜주로 알려진 인터플렉스의 지분법 이익(177억 원)을 누릴 수 있는 종목이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코리아써키트에 대해 “2분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이 새로 출시되면서 올 매출은 전년보다 20. 4% 증가한 4152억 원, 영업이익은 278.6% 증가한 174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디스플레이 코팅업체인 유아이디는 올해 애플의 아이패드3는 물론 하반기 삼성전자의 새로운 터치패널 채택에 따른 실적 모멘텀을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같은 부품이라도 독점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업체라면 그만큼 시장에서 더 주목받을 수 있다.
같은 부품이라도 독점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업체라면 그만큼 시장에서 더 주목받을 수 있다.
PCB·카메라 모듈업체에 주목

수많은 스마트 기기 부품주 가운데 코리아써키트, 인터플렉스, 플렉스컴, 대덕전자 등 PCB 제조업체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PC 기능이 접목된 스마트폰이 출시되면서 PCB가 핵심 부품으로 부상한 덕분이다. 국내 1위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업체 인터플렉스는 삼성전자와 애플에 동시에 납품하고 있어 시장에서 높은 프리미엄을 적용받고 있다. 올 들어 주가도 40% 가까이 올랐다.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추정치도 각각 7521억 원과 700억 원으로 한 달 전보다 14.2%, 22.4% 상향 조정됐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1분기는 갤럭시노트, 태플릿PC용 매출 증가, 2분기는 아이패드3와 갤럭시3S 모멘텀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련 매출이 80% 이상 차지하는 플렉스컴도 관심 종목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후속 모델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데다 베트남에 유일하게 PCB 생산 공장을 두고 있어 삼성전자 베트남 법인에 대응하기 유리한 상황인 점도 부각되고 있다.

올해 800만 화소 이상의 고화질 휴대전화 출시가 확대되면서 관련 업체들도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휴대전화 카메라 모듈용 적외선 필터를 생산하는 옵트론텍을 유망 종목으로 추천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적외선 필터로는 국내외 시장 1위를 점하고 있는 업체”라며 “주요 고객인 삼성전자의 800만 화소 휴대전화 비중이 지난해 9%에서 올해 25% 확대될 예정인 데다 기존보다 가격대가 높은 신제품 채택까지 기대돼 올해 매출과 수익 모두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률은 각각 17%, 60.1%로 내다봤다.

같은 부품이라도 독점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업체라면 그만큼 시장에서 더 주목받을 수 있다. 휴대전화 통신 시 주파수를 필터링해주는 소필터와 안테나 송수신 신호를 분리해주는 듀플렉서를 제조하는 와이솔이 이에 해당한다. 국내 유일 기업으로 삼성전자 점유율이 35~40%에 이른다. 이들 부품은 통신 규격과 기능이 진화할 때마다 채택 부품수가 급증하기 때문에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 급증이 와이솔의 매출 증가로 이어진다.


안상미 한국경제 증권부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