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베르토 스카치오니 이탈리아 EMI 대표


이탈리아 패션계의 영향력 있는 인물이자 EMI를 이끌고 있는 최고경영자(CEO) 알베르토 스카치오니(Alberto Scaccioni)가 한국의 사르토들을 위한 공간 ‘빌라 델 꼬레아 서울’을 찾았다. 서울 성북동에 위치한 빌라 델 꼬레아 서울에서 스카치오니를 만났다.
“나폴리 테일러들의 ‘손맛’ 맞춤복 기대해도 좋을 듯”
빌라 델 꼬레아 서울(www.villadelcorea.com)은 (유)리미타지오네 에이가 지난해 6월 공식 오픈한 공간이다. 이탈리아 나폴리, 피렌체에서 300~400년째 수제양복을 가업으로 잇고 있는 테일러들의 ‘손맛’ 맞춤복을 만날 수 있는 곳. 알베르토 스카치오니는 빌라 델 꼬레아 서울 관계자들과의 특별한 인연으로 서울을 찾았다. 서울은 첫 방문이라는 그는 상당히 상기돼 있었다.

한국은 처음이신가요. 서울에 대한 첫인상은 어땠습니까.

“네, 처음입니다. 열정이 넘치는 나라로 알고 있었습니다만, 거리가 이렇게 깨끗하고 방문하는 곳마다 매력 있는 분들로 가득 할 줄은 몰랐습니다. 몇몇 매장을 방문하면서 직원들도 세련되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가진 분들이 많아 놀라웠습니다.”

한국 패션산업의 현주소를 어떻게 보십니까. 한국인들이 이탈리안 스타일을 선호하는데 한국인들의 패션 감각에 대한 생각은 어떠신지요.

“한국은 경제 성장과 괘를 같이 하면서 다른 선진국들과 마찬가지로 고급스러운 취향을 가진 분들이 많은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탈리아의 많은 업체들이 한국을 떠오르는 시장으로 여기며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 패션의 미래는 밝다고 생각합니다.”
“나폴리 테일러들의 ‘손맛’ 맞춤복 기대해도 좋을 듯”
EMI의 CEO로 알고 있습니다. EMI는 어떤 기업입니까.

“EMI(Ente Moda Italia)는 이탈리아 전역의 중소 규모 브랜드와 아직 브랜드라고는 하기 어려운 소규모 업체들을 모아 해외에 소개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브라질, 미국 및 북유럽이 주가 되고 있으며, 일본에서도 전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엔 서울에서도 그러한 전시가 가능할지 가능성을 타진해 보기 위해 방문했습니다.”

빌라 델 꼬레아 서울의 론칭에 맞춰 서울을 찾은 배경이 궁금합니다.

“서울에 본업과 관련된 방문 일정이 빌라 델 꼬레아 서울의 공식 오픈 일정과 맞아서 적극적으로 방문하게 됐습니다.”

빌라 델 꼬레아 서울, 어떤 공간이며 어떤 사람들을 타깃으로 합니까.

“세계 어디에서도 만날 수 없는 독특한 콘셉트의 맞춤복을 위한 특별한 매장입니다. 클래식 남성복의 요체가 우아함이라면, 빌라 델 꼬레아 서울은 그 우아함을 한국의 감성으로 잘 풀어낸 듯한 느낌입니다. 특히 이탈리아에서도 한자리에서 만나기 힘든 대단한 테일러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은 대단한 장점입니다. 빌라 델 꼬레아 서울의 고객은 브랜드화된 아이템을 구매하는 고객이기보다는 좋은 제품을 선별할 수 있는 시각을 지니고, 맞춤복이 만들어지는 기간을 기대하며 기다릴 줄 아는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연령대는 30대 초반~60대 후반으로 잡고 있습니다.”
“나폴리 테일러들의 ‘손맛’ 맞춤복 기대해도 좋을 듯”
빌라 델 꼬레아 서울은 비스포크를 기반으로 이탈리아 나폴리 현지의 테일러들을 초청, 한 달에 두 차례 VVIP 고객을 대상으로 한 맞춤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강남이 아닌 강북에 론칭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빌라 델 꼬레아 서울은 볼륨보다는 장인(artisan)들의 인격과 방침을 그대로 고수하고자 했습니다. 한 벌의 슈트를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했고 또한 훌륭한 슈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테일러와의 충분하고 편안한 대화의 공간이 필요한 점도 그 이유입니다. 그래서 고즈넉하고 공기 좋은 성북동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는 어떤 것인가요.

“빌라 델 꼬레아 서울과 관련해서는 이미 여러 차례 경험한 ‘앰브로시’와 최근에 경험한 ‘차르디’가 있습니다만, 앰브로시의 유구한 역사와 함께 4대를 이어온 바지 제작에 놀라고 있습니다. 또한 차르디의 완성도에 대해서도 크게 만족하고 있습니다.”

글 장헌주 기자 chj@hankyung.com 사진 서범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