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은 1998년 원작자인 브라이언 요키 (Brian Yorkey·극본·작사)와 톰 킷 (Tom Kitt·작곡가)이 만나 <필링 일렉트릭> (Feeling Electric)이란 제목의 10분짜리 워크숍 스케치를 모태로 제작한 작품이다.
음악과 드라마에서 오는 감동, 그 이상의 것
연말이 다가오면 다양한 종류의 뮤지컬 공연들이 쏟아져 나온다. 아이돌 스타 캐스팅, 화려한 조명, 웅장한 무대, 역동적인 액션 등 선보이는 강점도 천차만별이다.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은 탄탄한 드라마와 음악을 무기로 한 평범해 보이는 한 가족의 이야기다.

겉으로는 정상적으로 보이지만 각자가 상처를 지니고 살아가는 행복하다고 믿고 싶으나 진실은 그렇지 못한 바로 우리 가족들의 이야기다. 인물들 사이의 갈등과 심리 상태의 변화를 록을 포함해 컨트리, 팝, 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통해 무겁지 않게 풀어냈다.

이번에 국내 초연되는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의 특징은 브로드웨이에서 제작된 무대를 그대로 가지고 들어와 공연한다는 점이다. 3층의 철제구조물로 표현된 집은 인물들의 관계를 함축적으로 보여주고, 분리된 공간은 각 등장인물들의 공간이면서 동시에 서로의 거리감을 표현해준다. 또한 다이애나의 분리된 머릿속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정상일 필요는 없어. 그 주변 어디라도 괜찮아”

직역하면 ‘거의 정상적인’으로 해석되는‘Next to Normal’은 우리 가족(만큼)은 정상이라 믿고 싶은 현대 가족들의 자화상을 보여준다. 하지만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는 가정도 그 안을 들여다보면 각자의 아픔과 정신적 고통이 있는 경우가 많다.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은 가족의 무조건적인 희생과 사랑으로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 결국 정상적인 삶을 되찾게 된다는 희망적인 이야기보다는 서로의 상처를 직시하고 계속 아플지 모르지만 현실을 딛고 견뎌내 보자고 말한다.

“사실 바라지 않아 정상적인 삶. 그 주변 어디라면 다 괜찮아. 그 주변 어딘가, 거긴 가보고 싶어”라는 나탈리(다이애나의 딸)의 말처럼 그들은 그 주변 어딘가에 있을 한줄기 희망을 위해 싸운다. 16년째 우울증과 과대망상으로 고통받고 있는 한 여인과 그녀의 가족 이야기는 갈등과 해소를 치밀하게 표현했으며, 각자의 아픔을 극복하려 애쓰는 가족의 심리를 세밀하게 묘사해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과거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다이애나(엄마), 엄마로부터 소외감을 느끼는 나탈리(딸), 흔들리는 가정을 바로 잡으려는 댄(아빠). 계속되는 댄의 노력에도 다이애나의 상처는 깊어만 가고 가족들은 힘들어한다. 그러나 그들은 결국 평범한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가 아닌, 서로의 상처를 진심으로 바라보기 시작하며 평범하지는 않아도 그 언저리에 있는 새로운 희망을 위해 노래한다.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은 캐스팅 발표가 난 순간부터 출연 배우들로 인해 큰 이슈를 불러 일으켰다. 이 시대 여성 리더의 아이콘 박칼린, 국민 뮤지컬 배우 남경주, 일본 뮤지컬계의 디바 김지현,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매력적인 이정열이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에서 만났다. 무대 안팎에서 다양한 활동과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는 기성 배우들에 패기 넘치는 젊은 배우들이 합류해 작품에 힘을 더한다.
음악과 드라마에서 오는 감동, 그 이상의 것
공연 일시 2011년 11월 22일(화)~2012년 2월 12일(일) 평일 8시,
주말 및 공휴일 3·7시(월요일 공연 없음)
공연 장소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공연 문의 02-744-4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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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수상한 두 거장의 문학적 겹장
연극‘ 흑인 창녀를 위한 고백’
음악과 드라마에서 오는 감동, 그 이상의 것
초연 당시 김정옥 연출가는 “정말 인간이란 이 세상에 고통을 체험하기 위해서 태어났는지 모른다. 그 고뇌야말로 세상을 밝히는 진정한 빛이라고 ‘난시’는 외치고 있다. 그러나 그 아픔을 혼자서 견뎌야만 한다면 얼마나 처참한 일이냐”라고 말했다.

지난 공연들이 ‘난시’와 ‘템플’ 두 여주인공들에게만 초점이 맞춰진 것과는 달리, 2011년 공연에서는 아픈 진실을 강요하는 ‘스티븐스’와 지난 잘못을 덮으려고 했으나 결국 받아들이고 마는 ‘고완’의 역할도 세심하게 다뤄질 예정이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퇴색하지 않을 인간의 본질적인 문제
음악과 드라마에서 오는 감동, 그 이상의 것
템플은 지금의 남편 고완과 결혼하기 전에 악당에게 유괴당해 창녀 집에 감금당한 과거를 가지고 있다. 감금은 그녀에게 그다지 불쾌한 일이 아니었다. 왜냐하면 템플은 악당 중에서 그녀를 감시하던 청년과 좋아하는 사이가 됐기 때문이다.

그 후 템플은 명문의 자손 고완과 결혼해 두 아이의 어머니가 된다. 그리고 전에 창녀 노릇을 하던 흑인 난시를 아이들 유모로 고용한다. 그러나 고완과의 결혼생활은 템플의 오점을 눈감아준 고완에 대한 끊임없는 감사를 전제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행복할 수 없었다.

템플이 옛 남자의 동생을 만나기 시작하면서 그 남자와 집을 나갈 기미를 보이자 난시는 어린이를 불행에서 보호할 의도로 아기를 죽인다. 난시는 살인 동기를 말하지 않으며 템플도 그때의 상황에 대해 입을 열지 않는다. 그러나 변호사이자 고완의 삼촌이 스티븐스는 난시가 아이를 죽이게 된 데에는 숨은 사연이 있음을 눈치 채고 템플을 설득해 사건이 일어났을 당시의 상황을 고백하도록 한다.

연극 <흑인 창녀를 위한 고백>은 유형화된 미국 상류 사회를 즐겨 다룬 윌리엄 포크너의 소설이 원작으로, 인간의 죄의식과 그에 따른 책임 문제 등을 속속들이 파헤쳐놓은 작품이다. 알베르 카뮈는 책임과 진실의 문제를 중점적으로 추구하며 원작을 희곡으로 각색했다.

이 작품은 백인 여자와 흑인 하녀 사이의 이야기로, 두 여인은 창녀 생활의 과거를 가지고 있다. 지금은 상류 사회의 여인이 된 백인 여인 ‘템플’이 그녀의 아기를 죽인 흑인 하녀 ‘난시’를 변호하기 위해 파국을 불러일으킨 자신의 과거를 고백한다. 추리극적 요소를 지닐 뿐만 아니라, 속죄할 수 없는 고백을 통해 사회적 모순을 예리하게 파고드는 것이 이 작품의 매력.‘난시’의 절규와 더불어 인간의 수치와 본성의 적나라함을 표출하는‘템플’의 장시간의 독백 장면은 이 작품의 백미가 될 것이다.


공연 일시 2011년 11월 23일(수) ~2011년 12월 11일(일)
평일 8시, 토요일 3·7시 30분, 일요일 5시 (월요일 공연 없음)
공연 장소 한국공연예술센터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공연 문의 02-3668-0007

박진아 기자 p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