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5월의 어느 화창한 아침 뉴욕 플라자 호텔 인근에서 누군가가 큰소리로 “워런 버핏이다!”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그때 마침 우연히 현장에 있던 헬츠버그 다이아몬드사의 최고경영자(CEO) 바넷 헬츠버그가 버핏에게 악수를 청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 회사가 당신의 투자 기준에 잘 맞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자 버핏은 “나에게 관련 자료를 보내주세요”라고 간단하게 대답했다. 이 대화는 30초도 채 걸리지 않았다.

이후 버핏에게 회사 정보를 보냈고, 매각 협상으로 진행돼 헬츠버그 측에서는 버핏이 다른 회사를 인수할 때 지불한 금액에 근거해서 두 배 높은 가격을 제시했다. “이것은 역사상 가장 단기간 내에 이루어진 거래일 것입니다”라고 버핏이 말했다. “그렇지만 정밀 심사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라고 헬츠버그가 물었다. 그러자 버핏은 “나는 냄새로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이 회사는 향기가 좋습니다”라고 답했다.

현명한 투자자의 조건으로 다양한 지식과 경험, 그리고 통찰력을 들 수 있다. 지식은 오거서(五車書) 분량이라도 그 자체로서 파편이며, 반드시 도전과 실패의 경험이 동반돼야 지혜로 승화된다. 통찰력은 그 지혜의 깊이와 삶의 연륜에서 얻어진다.

그래서 버핏을 ‘위대한 투자자’라고 칭송하는 것이다. 투자의 세계에는 항상 기업이 존재한다. 영웅 부재의 시대에 글로벌 기업의 창업자 스토리는 우리의 가슴을 뛰게 만든다. 일반적으로 글로벌 기업을 소개할 때 투자에 초점이 맞춰져 ‘주가, 매출액, 순이익’ 등이 주로 설명됐다.

‘주식 말고 기업을 사라’는 투자 금언이 있듯이 독서의 계절을 맞이해 10월호에서는 올해 국내에서 출간된 ‘글로벌 창업자 저서’10권을 엄선해 독자들에게 그들의 인생철학과 경영 노하우, 그리고 투자의 지혜와 통찰력을 전해드리고자 한다.


[이달의 책] 위대한 창업자 10인의 성공학 레슨 교본
<아이디어맨>
(폴 앨런 지음·자음과모음)

1975년 빌 게이츠와 함께 마이크로소프트(MS)를 세운 공동 창업자 폴 앨런의 발자취를 담은 책이다. 앨런은 MS에 재직 시 무(無)에서 출발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밑그림을 그리는 아이디어의 원천이자‘아이디어맨’으로 불렸다.

게이츠는 앨런의 생각을 실행에 옮기는 사람(Man of Action)이자 경영자로 서로 협력했다. 앨런은 오늘날 리더의 덕목으로 ‘아이디어에 대한 열정과 도전’을 강조한다.


[이달의 책] 위대한 창업자 10인의 성공학 레슨 교본
<사람을 꿈꾸게 만드는 경영자>
(이사도어 샤프 지음·지식노마드)

캐나다 변두리 작은 모텔에서 시작해 자갓 서베이 선정 ‘세계 최고 호텔’ 포시즌스 그룹을 이룬 창업자 이사도어 샤프의 성공 여정을 전해준다.

호텔업계 최초로 욕실용품과 목욕가운을 무료로 제공하고, 24시간 세탁 서비스를 도입했으며, 호텔 내 피트니스 센터를 설치했다.

후발주자로서 세계 최고 호텔 체인으로 성장한 동력인 ‘품질, 서비스, 문화, 브랜드’가 어떤 과정을 통해 탄생하고 성장했는지 그 핵심을 전달한다.
[이달의 책] 위대한 창업자 10인의 성공학 레슨 교본
<사표를 내지 않는 회사, 헤이세이건설>
(아키모토 히사오 지음·서돌)

설립 후 20년 동안 단 한 번의 적자 없이 성장하고 있는 헤이세이건설의 창업자 아키모토 히사오의 경영철학을 담았다.

아키모토 사장은 ‘돈을 남기면 하수, 업적을 남기면 중수, 사람을 남기면 고수’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일용직, 단순직으로 여겨지며 천대받아오던 직업인 목수를 대졸 엘리트에서 선발하고, 아웃소싱이 현실인 기존 관행을 타파했다. 비정규직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우리에게 색다른 해법을 제시한다.


[이달의 책] 위대한 창업자 10인의 성공학 레슨 교본
<온워드 Onward>
(하워드 슐츠 지음·B&O)

세계 최대의 커피 회사 스타벅스 창업자 하워드 슐츠가 총체적 위기를 맞고 다시 재기한 혁신과 도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2007년 스타벅스는 하향세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2008년 8년 만에 CEO 복귀를 선언한 그는 경영진의 반대 속에서 전 매장을 닫은 후 바리스타들에게 재교육을 실시하고 기업의 핵심 가치에 기초한 혁신 어젠다를 착실하게 실천했다. 결국 개혁 2년 만에 사상 최대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달의 책] 위대한 창업자 10인의 성공학 레슨 교본
<팔지 말고 팔리게 하라>
(토리바 히로미치 지음·코리아하우스)

13.2㎡짜리 사무실, 2명의 직원으로 시작해 연매출 700억 엔, 가맹점 1147개의 일본 최대 커피 전문회사 도토루커피를 일군 창업자 토리바 히로미치의 성공 비결을 전해준다.

고등학교 중퇴 후 사회생활을 시작, 20세에 브라질로 도항해 미래의 꿈을 다져 나갔다. 이 과정에서 그는 ‘성공에는 비결이 있다. 그것은 성공할 때까지 그만두지 않는 것이다’라는 진리를 체득하며, 일본 최대 커피 전문 회사를 이루게 됐다.


[이달의 책] 위대한 창업자 10인의 성공학 레슨 교본
<영원한 자유기업인>
(제이 밴 앤델 지음·아름다운사회)

1959년 리치 디보스와 함께 암웨이를 공동 창업한 제이 밴 앤델의 자서전이다. 그는 암웨이를 ‘퍼슨 투 퍼슨(person to person)’ 마케팅이라는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58개국에서 수십억 달러 매출을 창출하는 세계 최대 네트워크마케팅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그가 진정으로 전달하고 싶어 한 메시지는 ‘희망’이다. 실제로 암웨이는 수많은 난관을 극복하고 살아남았을 뿐 아니라 오늘날에도 계속 번영하고 있다.


[이달의 책] 위대한 창업자 10인의 성공학 레슨 교본
<좌절하지 않는 한 꿈은 이루어진다>
(이나모리 가즈오 지음·더난출판)

일본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인이자 살아 있는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교세라 그룹 창업자 이나모리 가즈오가 벤처기업에서 대기업 반열에 오를 때까지의 과정을 들려준다.

그는 직원들이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고 보람을 느끼며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다가 직원 모두 경영자가 되는 ‘아메바 조직’을 만들었다. 이 아메바 조직이야말로 교세라를 세계 100대 기업으로 만든 원동력이라 평가받고 있다.


[이달의 책] 위대한 창업자 10인의 성공학 레슨 교본
<테드 터너 위대한 전진>
(테드 터너 지음·해냄)

세계 최초 24시간 뉴스 채널 CNN의 창업자 테드 터너의 자서전이다. 그는 애틀랜타 지역 방송국 경영을 시작으로 24시간 스포츠 채널인 ESPN에 이어 CNN을 개국하며 당시 NBC, CBS 등 거대 방송사들이 점유하고 있던 시장의 판도를 바꾸어 놓는다.

이 책은 1970년대 이후 미디어 산업과 기술의 변화는 물론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벌어지는 기업들의 치열한 두뇌 싸움과 경쟁 과정을 생생하게 전해준다.


[이달의 책] 위대한 창업자 10인의 성공학 레슨 교본
<원칙으로 승부하라>
(존 M. 헌츠먼 지음·럭스미디어)

플라스틱 포크를 만드는 것으로 시작해 120억 달러 규모의 세계적 화학 회사로 성장한 헌츠먼의 창업자 존 헌츠먼의 경영 노하우를 담았다.

그는 지난 20여 년간 세계 최고의 부자 20명 안에 들었고, 성공한 이후 매년 자선사업에 수백만 달러를 기부했다. 헌츠먼은 성공 비결로 아무리 상황이 불리하거나 나쁠 때에도 자신만의 핵심 가치를 지키고 떳떳한 방법으로 승부를 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고백한다.


[이달의 책] 위대한 창업자 10인의 성공학 레슨 교본
<성공은 쓰레기통 속에 있다>
(레이 크록 지음·황소북스)

작은 도시의 레스토랑에 불과하던 맥도날드를 오늘날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시킨 창업자 레이 크록의 자서전이다. 그는 경쟁사 쓰레기통 속을 뒤졌다. 적들조차 크록이 세 가지 일에서는 누구보다 뛰어나다는 데 동의했다.

그 세 가지는 ‘햄버거를 팔고, 돈을 벌고,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었다. 52세라는 늦은 나이에 창업한 그의 진정한 공로는 세계인의 입맛을 표준화한 것이 아니라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창조한 것이다.

강경태 한국CEO연구소장 ktkang21@han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