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set Management in Crisis

첫째, 금융위기 이전…해외 펀드 투자
[Cover Story] 2008년 금융위기를 통해 얻은 교훈
해외 펀드 투자는 2006년 중국 펀드를 시작으로 브릭스 펀드, M 증권사의 I 펀드에 이르기까지 광풍(狂風)에 가까울 정도로 인기를 끌어왔다.

수조 원에 불과하던 해외 펀드의 덩치는 금융위기가 터지기 직전인 2008년 6월 말엔 60조 원까지 불어났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국내 주식시장이 해외 주식시장에 비해 호조를 보이면서 2011년 7월 현재 32조 원 규모로 급감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시점에서 일반 투자자들의 투자 행위에 관한 두 가지 문제점을 언급하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우선 과거의 수익이 미래의 수익을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중국 펀드를 예를 들어보자. 2005년 저점 998에서 시작한 상하이종합지수는 2007년 6100까지 상승하면서 5배가 넘는 수익률 상승을 시현하는 모습을 보였다.

2007년 말 판매사에서 중국 펀드를 투자자들에게 판매하면서 언급했던 추천 이유는 바로 이 펀드의 직전 1~2년 수익률이 매우 높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이는 ‘과거의 수익률이 미래의 수익률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2008년 이후 중국 펀드에 투자해 과거의 수익과 동등한 수익을 창출하려면 상하이종합지수가 6000에서 30000까지 상승했어야 한다. 1000이 6000으로 상승하는 것과 6000이 30000으로 상승하는 것 중 과연 어떤 것이 더 쉬운 일일까.

전자가 후자보다 훨씬 쉽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 수 있을 것이다. 투자 시장에 있어 본인의 명확한 투자 원칙 및 시장 예측 행위 없이, 남이 사니까 나도 따라 산다는 식으로 부화뇌동한 투자는 반드시 시장에서 실패한다는 것을 여지없이 보여준 사례가 바로 중국 펀드에 대한 묻지마 투자였다고 생각된다.

또 하나의 문제점으로 언급할 만한 점이 바로 과거의 운용 성적만으로 자산운용사를 선택하는 실수를 저질렀다는 점이다. 해외 펀드 절정기인 2007년 미래에셋에서 출시한 인사이트 펀드는 특정 자산·지역·섹터에 구애받지 않고 전 세계를 대상으로 매력적인 투자 대상을 발굴, 투자하는 고위험·고수익 펀드였다. 운용자의 투자 분석에 따라 투자 편입 비중이 자유롭게 조절되는 펀드로서, 당시 이 펀드에 몰린 자금은 4조 원 수준으로 가입자들이 창구에서 2~3시간 대기하는 게 당연하게 여겨질 정도였다.

하지만 이후 이 펀드는 수익률 부진에 따라 환매가 몰리면서 4조 원이 넘던 설정액이 현재 2조4000억 원대로 줄어들었다. 최근에는 약세장을 예상하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채권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설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고 한다.

펀드매니저가 운영하는 액티브 펀드의 경우 좋은 실적 후에는 거의 예외 없이 부실한 성적이 뒤따랐으며, 계속해서 시장을 이기는 매니저를 찾기는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과거의 운용 실적만을 보고 본인의 자산을 금융기관에 맡긴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명심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또한 펀드는 주식형이면 주식형, 채권형이면 채권형 등 명확한 투자 스타일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운용자의 투자 분석에 따라 투자 편입 비중이 자유롭게 조절되는, 주식형 펀드이면서 채권의 투자 비중이 높은 그러한 펀드는 바람직한 펀드의 모습으로 인식되기에는 아쉬움이 없지 않다라고 할 수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강세가 예상되는 통화에 자금을 유입하고 약세가 예상되는 통화에서 자금을 유출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처럼 국제 자본의 이동에 있어 중요한 것은 미래 환율에 대한 예상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강세가 예상되는 통화에 자금을 유입하고 약세가 예상되는 통화에서 자금을 유출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처럼 국제 자본의 이동에 있어 중요한 것은 미래 환율에 대한 예상이다.
Case Study
해외 펀드 투자가 어려운 이유

해외 펀드가 유행처럼 번지던 당시에 한편에서는 지나친 붐을 염려하던 목소리가 있었다. 그들이 반대한 이유는 해외 펀드의 경우 투자 자체를 파악하기가 어렵고 환율에 대한 헤지가 여의치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런 우려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많은 투자자들이 당시 인기였던 중국 펀드에 번호표를 뽑아가며 가입했다. 해외 펀드 붐은 부유층이 많은 강남에서 특히 유행했다. 그런데 2008년 느닷없이 닥친 리먼브러더스 사태는 잘나가던 해외 펀드를 반 토막 내버렸다. 해외 펀드를 보면 투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원칙을 다시 한 번 상기하게 된다. 그것은 다름 아닌 자신이 가장 잘 알 수 있는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사실 한국 시장은 신흥국보다 변동성이 결코 적지 않다. 2001년 당시 미국의 1만5000개 펀드 중 수익률이 가장 좋은 펀드가 ‘매튜코리아’였다. 매튜코리아의 주요 투자처는 한국 시장에서 가장 안전하다고 이야기하는 삼성전자, 국민은행, 현대차 등이었다.

그러나 미국에서 매튜코리아를 좋은 펀드라고 권하는 자산 관리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그들이 매튜코리아를 백안시한 이유는 첫째, 수익률의 변동 폭이 너무 컸고, 둘째, 펀드매니저가 위기 상황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이었다. 이는 한국 투자자들이 해외 펀드를 대할 때 똑같이 적용할 수 있다.


둘째, 금융위기 상황…환율의 이해를 통한 국내 자산 투자

일반적으로 외국인 투자자는 강세가 예상되는 통화에 자금을 유입하고 약세가 예상되는 통화에서 자금을 유출하는 모습을 보인다. 국제 자본의 이동에 있어 중요한 것은 현재의 환율 수준이 아닌 미래 환율에 대한 예상이라 할 수 있다.

외국인 투자자가 향후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을 예상할 경우 원화 자산의 수익률이 증가하더라도 원화 자산을 매도한 후 달러로 환전할 때 과거에 비해 더 많은 원화를 지급해 달러를 매입해야 하기 때문에 환차손이 발생하게 된다.

반대로 외국인 투자자가 향후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을 예상할 경우 원화 자산의 수익률이 상승하지 않더라도 원화 자산을 매도한 후 달러로 환전할 때 과거에 비해 더 적은 원화를 지급해 달러를 매입하면 되기 때문에 환차익이 발생하게 된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의 외국인 자금 유·출입을 살펴보면 환율과의 상관관계를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금융위기를 촉발시킨 2008년 9월 리먼 사태 이전부터 환율은 상승의 기미를 보이다가 리먼 사태 이후 급격히 상승하게 된다. 이는 외국인투자자가 위험 자산인 우리나라 주식시장 및 부동산 시장 등에서 자금을 유출해 안전한 달러 자산인 미국 국채를 매입함으로써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을 시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9년 3월 이후 세계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안전 자산 선호 현상이 완화되면서 위험 자산인 국내 주식 및 부동산 등에 대한 수요가 증가돼 환율은 하락(원화가치 강세)하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이는 실제로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자산 투자가 급증한 원인으로 이해할 수 있다. 달러 가치 강세(환율 상승)는 상대적으로 국내 자산의 가치 급락(부동산 30% 급락, 주식시장 60% 급락)을 초래했으며, 세계 경제 회복에 따른 달러 가치 약세(환율 하락) 즉, 원화 강세가 진행되는 과정에서는 국내 원화 자산의 가치 상승(부동산 및 주식시장 상승)에 더해 환차익을 추가로 가능하게 하는 원인으로 인식돼 대규모 외국인 투자 자금의 급속한 국내 유입을 초래한 것이다.

이 시점에서 해외 동포의 국내 자금 송금이 급증하면서 국내 부동산과 주식 등에 대한 투자가 급증했다는 언론의 기사가 시중에 회자됐는데 이는 환율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통해 수익을 추구하는 합리적 투자자의 전형을 나타내는 현상이라 볼 수 있다.
금융위기 때 주식시장은 2000선에서 900선까지 밀리면서 50%가 넘는 하락세를 보였다. 이를 채권 시장과 대비해 보면 잃지 않는 투자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금융위기 때 주식시장은 2000선에서 900선까지 밀리면서 50%가 넘는 하락세를 보였다. 이를 채권 시장과 대비해 보면 잃지 않는 투자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Case Study
경험으로 자산 관리의 지혜를 전해준 P 씨

의사인 P 씨는 아들이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 P 씨의 아들은 나이가 들면 한국에 들어와 살 계획이었다. 그래서 한국에 부동산을 매입하기 위해 아버지에게 매입 자금으로 약 50만 달러를 송금했다.

당시 P 씨는 송파구에 살았는데 아들이 자신과 가까운 곳에 살기를 원해 송파 패밀리 아파트를 눈여겨보았다. 자신의 집과 가깝다는 장점도 있었지만 패밀리 아파트의 가격이 지나치게 하락했기 때문에 투자 가치도 있겠다는 판단이 섰다.

하지만 주변에서는 그를 말렸다. 한국 부동산보다 미국 달러가 더 안전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자신을 말리는 이들에게 P 씨는 친구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 친구는 외환위기 당시 환율이 1800원을 넘을 때 부동산을 팔아 달러로 환전한 후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그런데 그 친구가 지금은 그때를 무척 후회한다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이제는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기 때문이다.

P 씨는 자신을 말리는 주변 사람들에게 “지금은 달러 값이 비싸지만 조만간 가격이 안정되면 환율이 다시 1000원대로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달러 값이 하락하면 부동산 가격 상승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지 않겠느냐”고 했다.


셋째, 잃지 않는 투자의 중요성

금융위기 직전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넘어서면서 주식에 투자하지 않는 사람들은 시대의 흐름을 이해하지 못하는 구시대적인 인물이라 평가되던 때가 있었다. 특히 5~6%대의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지급하는 채권에 대한 투자는 시장 대다수의 투자자에게 관심을 끌지 못하는 대안일 뿐이었다.

하지만 금융위기가 터진 후 세계 각국의 정부가 확장적 통화정책(정책금리 인하)을 시행하면서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자 채권 투자를 선행한 사람들의 행위는 주목받기 시작한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즉 금리가 하락하게 되면 채권 가격은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게 되는 것이다. 각국 정부가 금융위기를 극복하고자 금리를 낮추면서 채권 가격은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게 됐다(한국 금리 5.25 → 2%).

금융위기 때 주식시장은 2000선에서 900선까지 밀리면서 50%가 넘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었다. 이를 채권 시장과 대비해 보면 잃지 않는 투자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50=100’이란 말이 있다.

즉 1차 년도에 50%의 자산 손실을 경험한 사람의 경우 원금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2차 년도에 100%의 이익을 창출해 내야 한다는 말이다. 금융위기 당시 주식시장에 투자한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50%가 넘는 손실을 기록하고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원금을 지킨다는 것은 타인에 비해 100%의 이익을 낸 것과 동일한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기 당시 6%대의 채권에 투자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한 고객의 사례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Case Study
리먼 사태가 던진 교훈

L 씨는 약 40년간 주식 투자를 해온 베테랑 투자자다. 2007년 말에도 그는 150억 원 상당의 자금을 주식에 투자하고 있었다. 그는 주변의 조언을 받아들여 분리과세 상품인 채권을 매입했다. 그 덕에 그는 리먼 사태로 인한 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L 씨가 이처럼 채권에 투자할 수 있었던 것은 주식시장에 대한 전망 때문이 아니라 전략적으로 투자에 나섰기 때문이다. 투자는 자신의 상황에 맞게 위험과 수익을 적절하게 취해야 한다. 따라서 투자할 때는 당장 손실을 보더라도 자신의 상황에 맞는 투자 전략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