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ute-Couture Grooming

“아름다운 것 앞에서는 눈을 감을 수 있다. 달콤한 멜로디나 유혹의 말에도 귀를 막을 수 있다. 그러나 결코 냄새로부터 도망칠 수는 없다. 냄새는 호흡과 한 형제이기 때문이다.”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소설 <향수>의 대목처럼 ‘누구나 사랑할 수밖에 없는 향수’를 갖기 위한 남자들의 향은 오트 쿠튀르적인 부티크 향수로 태어났다.
[Men’s groomong] Men’s Secret Perfume
PENHALIGON’S

1872년 영국의 윌리엄 펜할리곤이 만든 향수 하맘 부케(Hammam Bouquet)를 시초로 현재 영국 왕실에서 인증을 받은 향수 명가다. 왕실에 5년 이상 제품을 납품한 기업에만 수여하는 왕실 조달 허가증(Royal Warrants of Appointment)을 가진 곳으로 영국의 윌리엄 왕자가 즐겨 쓰면서 유명세를 탔다.

Sartorial 재단사의 작업실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사토리얼은 조향사가 새빌로(Savile Row: 영국의 맞춤양복 전문 거리)에 위치한 맞춤양복 전문점인 노턴 앤드 선스(Norton & Sons)에 방문해 작업실의 분위기와 향을 체험한 후 만든 향수다. 메탈릭한 느낌, 화이트 머스크 등의 향이 어우러진 제품.

Blenheim Bouquet 영국 옥스퍼드셔에 위치한 말버러 공작의 블렌하임 대저택에서 영감을 받아 1902년에 탄생한 향수다. 시트러스 오일, 향료, 숲의 향이 섞인 것으로 소나무와 머스크의 베이스 노트에 레몬과 유칼립투스의 헤드 노트를 가졌다. 영국의 윌리엄 왕자가 즐겨 쓰는 향수로도 유명하다.
[Men’s groomong] Men’s Secret Perfume
Van Cleef & Arpels

프랑스 주얼리 하우스 반클리프 아펠은 1976년 최초의 보석상 향수 ‘퍼스트’를 탄생시켰고, 이후 동화 속 신비로운 이미지의 향수 페어리, 동양지역을 여행하는 테마로 한 ‘오리엔스’를 선보이며 독자적인 향수를 선보여 왔다.

Van Cleef & Arpels Midnight in Paris 반클리프 아펠 하우스의 부티크가 위치한 파리 방돔광장에서 바라보는 밤하늘의 이미지를 담은 향수다. 우아함과 세련미를 담은 향기로 남자의 성취를 콘셉트로 릴리오브밸리 향기와 가죽 향의 강한 느낌이 멋진 조화를 이룬다.

ANNICK GOUTAL 1981년 피아니스트이자 모델로 활동했던 아닉 구탈이 조향사의 본고장인 프랑스 그라스에서 대중적인 향수를 넘어선 예술적 가치를 원하는 고객들을 위해 만든 향수 브랜드. 유럽 전역에 부티크가 있으며 특히 잔향이 아름다워 많은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다.

ANNICK GOUTAL Eau d’ Hadrien 상쾌한 시트러스 노트에 조화로운 실리안 레몬향이 특징. 전속 조향사가 희귀하고 고급스러운 천연 에센스를 사용했다.
[Men’s groomong] Men’s Secret Perfume
SERGE LUTENS

수년간 크리스찬 디올, 시세이도 등의 브랜드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한 세르주 루텐이 그만의 감각과 창작열을 쏟아 부어 론칭한 향수 브랜드. 판매를 위한 조향보다는 독립적인 창조 과정을 통해 최상의 품질을 위해 하이퀄리티 원료만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SERGE LUTENS Ambre sultan 앰버 술탄은 1968년 세루주 루텐이 모로코의 마라케시를 여행하던 중 향수 대용으로 사용하는 앰버(호박) 조각을 몇 년 후 우연히 열어보았을 때의 향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결과물이다. 앰버와 송진의 향이 조화로운 데다 매우 클래식하고 세련되면서, 한편으로는 대담한 향을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DIPTYQUE 향수업계의 트렌드를 따르지 않고 여행이나 자연에서 얻은 영감과 추억 속의 장소를 재현하는 향을 추구한다. 심플한 패키징과 우아한 디자인, 로고체가 현재의 브랜드 심볼이 됐고 천연 오일과 에센스를 사용해 향초와 함께 세계 유명 셀러브리티와 상류층 고객들의 취향으로 자리 잡고 있다.

diptyque VETYVERIO 자바지역의 주민들이 햇빛과 열을 막아주는 베티베르 식물을 사용하는 것을 보고 영감을 얻어 만든 향수. 상큼하고 신선한 시트러스 향의 톱 노트가 특징. 머스크, 삼나무의 베이스 노트에 자몽, 너트메그, 장미향의 톱 노트가 오랜 여운을 남긴다.


이미지를 만드는 ‘전략적’ 향

[Men’s groomong] Men’s Secret Perfume
시간의 흐름에 사라질 ‘그 사람’의 마지막 기억은 그의 얼굴도, 목소리도 아닌 바로 채취다. 누군가에게 아름다운 향으로나마 잔존하고 싶다면 ‘남자의 향기’에 대해 제대로 배워보자.

비즈니스에서도 사랑에서도 향기의 테크닉은 마법 같은 효과를 가져올지 모르니. 후각은 시각적 이미지를 만든다. 남녀 간의 호불호(好不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이 ‘냄새’를 만드는 향수는 어떻게 뿌려야 할까.

샤워한 후 피부에 직접 뿌려야

지금으로부터 4000~5000년 전, 고대인들이 신과의 소통을 위해 제단 앞에 나아갈 때, 향내가 풍기는 나뭇가지나 나무의 진액을 태우며 깨끗하게 씻은 몸에 향기를 띄워 정신까지 맑게 한 의식에서 향수의 근원을 찾는 것을 떠올리자.

향수를 뿌리는 기본은 깨끗이 샤워한 후 피부에 직접 뿌리는 것이 정석. 무엇보다 옷감에 뿌리면 향이 금세 사라지거나 다른 향과 섞이기 쉽고 자칫 값비싼 옷감이 상할 수도 있다. 향기는 아래에서 위로 올라온다는 점만 기억하면 향수 뿌리는 부위를 고르기란 어렵지 않다.

오랜 시간 향이 지속되길 원한다면 향수를 하반신에 뿌려주자. 향료가 2~3%로 가벼운 오 드 코롱이라면 손목이나 목 근육 등의 상반신에 뿌린다. 일반적으로 체온이 높고 맥박이 뛰는 부분에 뿌릴수록 확산이 잘된다.

옷을 착용한 후 겨드랑이 사이에 뿌리는 경우가 많지만 땀이 많이 나는 곳임을 기억하자. 주로 어깨에서 목 사이, 팔꿈치 안쪽, 허리 양쪽에 뿌리고, 하체 부분에 뿌린다면 허벅지 안쪽이나 무릎 안쪽이 적당하다.

상처가 나거나 손상된 피부 위에 뿌리는 것은 금물. 또 한 가지 실수하기 쉬운 것은 헤어 스타일링 제품의 향과 섞이는 것. 헤어 제품 향이 너무 강하지 않은지 체크해 보자. 간혹 향수와 헤어 스타일링 제품, 데오도런트 향과 섞이는 우를 막기 위해서는 무향 제품을 고르는 것이 에티켓이다.


Editor 이지혜 Photographer 김태현(Xeno Studio) 참고도서 <향수> (김영사)· (황금부엉이)제품 협찬 Annick Goutal (02-514-5167), Diptyque (02-6905-3511), Penhaligon’s (02-555-5152), Serge Lutens (02-3479-6049), Van Cleef & Arpel’s(02-3779-72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