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들이 추천하는 ‘숨은’ 맛집 TOP 10

'자연의 맛'으로 채우는 임금의 밥상
광화문, 한미리
한미리 요리의 정수만을 뽑아놓은 ‘한미리 베스트 샘플러’ 코스. 조미료 대신 자연 재료로 맛을 낸 주방장의 솜씨가 여지없이 발휘된다. 따뜻하게 먹어야 하는 음식은 자갈을 데워 그 위에 얹어낸다
한미리 요리의 정수만을 뽑아놓은 ‘한미리 베스트 샘플러’ 코스. 조미료 대신 자연 재료로 맛을 낸 주방장의 솜씨가 여지없이 발휘된다. 따뜻하게 먹어야 하는 음식은 자갈을 데워 그 위에 얹어낸다
이정우 신한은행 파이낸스PB 센터장
[Special] 광화문 한미리 · 성북동 수연산방
“한정식집 하면 다 고만고만하다고 생각하지만 한미리는 회사와도 가까워서 좋지만 맛 또한 전통 한식 그대로다. 조미료를 쓰지 않는 삼삼한 맛은 한정식 식사의 부담을 덜어준다. 광화문 한미리는 계절 메뉴가 좋은데, 철따라 물이 가장 좋은 재료를 이용한 주방장의 솜씨에 점수를 주고 싶다.”

한정식집 ‘한미리’의 뿌리는 궁중과 서울 반가(양반집) 음식이다. 10년 된 역삼점에 이어 광화문점은 3년 전에 문을 열었지만 입지가 좋아 금융인, 정치인, 공무원, 대사관 직원, 외국인 등 화이트컬러 고객층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한미리 광화문점 입구. 한미리는 17개의 룸을 구비하고 있어 가족모임, 비즈니스 모임 장소로 인기가 높다.
한미리 광화문점 입구. 한미리는 17개의 룸을 구비하고 있어 가족모임, 비즈니스 모임 장소로 인기가 높다.
규모 또한 커 17개에 달하는 룸은 각종 가족모임, 소모임, 기자회견 장소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한식 경력 40년의 오형석 조리부 이사가 손님맞이로 선택한 메뉴는 ‘한미리 베스트 샘플러’. 약선호박죽으로 시작하는 코스는 등심편채 샐러드, 탕평채와 숙채, 궁중해물잡채, 소고기 찹쌀구이, 오방색 구절판, 대하찜, 사찰식 들깨신선로, 갈비찜, 찬과 된장찌개 등 ‘장거리’ 코스로 이어졌다.

형형색색 빛깔 고운 음식들은 어느 하나 밀어둘 수 없을 만큼 혀를 호강시킨다. 더욱 좋은 것은 그 어디에서도 조미료 맛을 느낄 수 없다는 점. 다려놓은 간장에 사과와 배, 마늘, 각종 채소를 더해 간을 맞춘 갈비찜 양념장은 오 이사의 특제 소스.
오방색 구절판
오방색 구절판
마늘과 무, 배 등을 갈아서 만드는 향신즙 또한 한미리 맛의 비결이다. 자연의 재료로 전통 그대로 맛을 낸 한식은 내외국인을 막론하고 엄지손가락을 올리게 한다고. 수삼 떡갈비 진반(3만8000원)과 진구절 궁중비빔밥 정식(2만9000원) 등도 인기 메뉴지만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는 손님들에게는 ‘묘정’ 코스(4만 원)도 인기다.

한미리는 6월 계절별미로 연포탕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른 여름 미리 하는 보양식으로 ‘딱’ 좋겠다. 뱃속에 공간이 조금이라도 남았다면 두텁턱 맛보기도 빼놓지 말기를.


위치 서울시 중구 무교동 96 프리미어 플레이스 2층
문의 02-757-5707(8) www.hanmiri.co.kr
오픈 런치 오전 11시 30분~오후 2시 30분, 디너 오후 6~10시
가격 점심 코스 2만~5만 원 선, 저녁 코스 4만~15만 원 선(부가세 10% 별도), 두텁덕 1상자 1만5000원(10개입)
기타 발레파킹(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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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향 짙은 전통찻집
성북동, 수연산방
소설가 이태준의 집이었던 수연산방은 오래된 묵향이 느껴지는 운치 있는 도심 속 명소다.
소설가 이태준의 집이었던 수연산방은 오래된 묵향이 느껴지는 운치 있는 도심 속 명소다.
임종민 씨티은행 VIP고액 자산관리담당 지배인
[Special] 광화문 한미리 · 성북동 수연산방
“성북동 전통찻집 수연산방은 조선시대 한옥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오래된 묵향이 여전한 공간인 이곳 누마루 별채에서 전통차를 마시면서 정원 가득한 나무를 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마음이 열리기도 한다. 성북동의 ‘정통’ VIP들과 차 한 잔 나누고플 때 찾는 곳이다.”

임종민 씨티 프라이빗뱅크 지배인은 직원 세미나 중에 짬을 내어 수기로 적은 메모 여러 장을 직접 건넸다. 그가 추천한 2대 ‘숨은 맛집’에 대한 설명 가운데 귀가 솔깃했던 부분은 ‘성북동 정통 VIP 고객을 만날 때 찾는다’는 대목. 그 집이 바로 성북동 전통한옥 찻집인 ‘수연산방’이다.
[Special] 광화문 한미리 · 성북동 수연산방
성북구립미술관 옆 이태준길로 들어서면 오른쪽에 한옥 대문이 하나 보인다. 수연산방(壽硯山房)이라 불리는 이곳은 서울시민속자료 제11호로 지정된 소설가 상허 이태준의 집으로, 이태준는 1933년에서 1946년까지 이곳에 머물며 <달밤>, <돌다리>, <황진이> 등의 작품을 집필했다. 일각대문을 들어서면 아담한 정원이 나타나는데 ‘도심 속에 이런 곳이 있나’ 하는 감탄에 잠시 빠진다.

내어온 메뉴판에 건강 차와 전통 차 목록이 가득한데, 다소 습하고 더운 날에 찾았던 탓에 여름 최고의 차가 무엇인지부터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오미자 냉차. 오미자차는 시원하게 해서 먹어야 다섯 가지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어 여름에 제격이란다. 요즘 부쩍 늘어난 일본인 고객들도 오미자차에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고.

특별한 사람과 고즈넉한 시간을 만끽하고 싶다면 본채 안방 앞쪽의 작은 누마루를 예약하면 좋다. 오래된 창틀이 정원의 나무, 하늘과 그리는 그림이 꽤 볼만하다. 임 지배인은 이를 두고 “시대를 초월해 오래된 묵향을 느끼면서 마음이 열린다”고 표현했다.
[Special] 광화문 한미리 · 성북동 수연산방
여름 손님에게는 단호박 아이스크림(8000원)이나 복숭아 아이스티(8000원), 단호박 빙수(1만3500원)도 그만일 듯. 집에서 직접 쪄서 만든 단호박 앙금과 통팥으로 만든 단호박 빙수는 다이어트용 별미다. 늦은 오후 출출함을 달래는 데는 떡이 좋겠다. 1인분에 8조각이 나오는데 주문하면 찜기로 바로 쪄준다.


위치 서울시 성북구 성북동 248번지
문의 02-764-1736
오픈 정오~오후 10시 30분
가격 전통 차 1만 원 선, 건강 차(온·냉) 6500~9000원 선, 떡 5000원(1인분), 수연산방 커피 6500원, 복분자 숙성와인 2만8000원(500ml)
기타 주변 주차 시 수연산방 명함을 꽂아두면 견인을 예방할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