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경제자유구역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다시 일고 있다. 연세대 국제캠퍼스가 문을 여는 등 송도 개발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추가적인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이 다시 송도로 향하고 있는 것이다.

송도 부동산 시장에 훈풍이 불기 시작한 것은 올 초부터다. 인천대와 연세대, 가톨릭대 등이 개교를 맞으며 인근 오피스텔과 원룸 등이 순차적으로 바람을 탔다. 개강에 들어간 지금은 주변에 하숙집이나 원룸 등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앞으로 고려대와 인하대, 홍익대 등 국내 대학과 뉴욕주립대, 미주립대 등 글로벌 대학의 캠퍼스도 속속 들어올 예정이어서 송도 지역 내 오피스텔과 원룸텔, 고시텔 등 1~2인 소형 주택 및 하숙에 대한 수요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송도에 분양된 오피스텔이 대부분 대형이라 원룸텔과 고시텔 등을 대체할 소형 주택이 부족해 앞으로도 소형 주택의 인기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연세대 국제캠퍼스 개교, 삼성전자 투자 유치의 힘

대학 개교와 함께 송도 부동산을 다시 보게 한 것이 삼성전자의 투자 유치다. 지난 2월 삼성전자는 글로벌 기업과 합작투자(joint venture)를 통해 약 2조1000억 원 규모의 바이오시밀러 생산시설 및 연구·개발(R&D) 시설을 인천경제자유구역(IFEZ) 송도 바이오메디 파크에 건립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는 송도지구 내 바이오사업 분야 투자를 결정하게 된 배경으로 첫째, 바이오시밀러 글로벌화의 필수 인프라인 국제공항을 보유하고 있는 입지와 둘째, 셀트리온, CJ제일제당 등의 바이오연구소, 지식경제부 생물산업기술실용화 센터 등 바이오 분야의 산·학·연 네트워크가 가능한 사업 환경, 셋째, 수도권에 입지해 고급 인력 조달이 용이하다는 점 등을 제시했다.

삼성전자의 투자 결정으로 송도는 국내 바이오 메카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다. 신성장 산업인 바이오 분야는 현재 국내에는 R&D, 제조, 대학 등이 집적화돼 있는 지역이 없는 실정이다.

현재 송도는 바이오 클러스터 형성을 위한 기반이 급속히 조성되고 있다. 유타-인하 DDS 연구소, GE 헬스케어 R&D센터, 아이센스, 이길여 암·당뇨 연구원, 이원생명과학 연구원 등 다양한 연구센터가 들어서고, 셀트리온, 베르나바이오텍 코리아, 존슨앤드존슨 등 글로벌 제약회사들이 입주를 완료했거나 입주를 앞두고 있다. 이와 함께 연세대 국제병원, 송도 국제병원(가칭) 등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바이오 신약 등의 임상도 가능할 전망이다.

이 같은 기반 조성은 송도의 미래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잣대가 되고 있다. 바이오 산업은 국내외 대기업들이 향후 성장 동력으로 지목하며, 눈독을 들이는 분야다. 바이오라는 고부가가치 산업의 성장과 이를 기반으로 한 고급 인력의 거주는 부동산 시장의 질을 높이는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연세대 등 대학들의 개교와 삼성의 투자 유치가 송도 부동산 시장에 큰 호재임은 사실이지만, 부동산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최근 연세대 등 대학들의 개교와 삼성의 투자 유치가 송도 부동산 시장에 큰 호재임은 사실이지만, 부동산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송도 부동산 투자의 관건은 개발 속도

송도가 이처럼 관심을 끄는 이유는 무엇보다 입지다. 인천국제공항과 지척이고 수도권에 있어 기업 유치에 최적이라는 것이다. 이런 장점으로 인해 최근에도 대기업들이 송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송영길 인천광역시장이 이석채 KT 회장, 존 챔버스 시스코 회장과 송도에 대한 전략적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인천시는 이날 시스코와는 IFEZ의 공공성과 수익성을 담보, 안정적 운영을 유도하고 U-시티(U-City) 산업 활성화를 위한 ‘민·관협력법인’ 설립에 관한 사항을 중점적으로 논의했고, KT와는 그동안 IFEZ에 U-시티 관련 사업의 성과와 향후 IFEZ 내에서의 KT의 투자활성화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번 논의는 단기간에 성과를 도출하기보다는 거시적인 측면에서 접근, 향후 IFEZ에서 상호 윈-윈 할 수 있는 방안 모색에 주안점을 뒀으며 특히, 인천시와 KT는 투자와 관련한 공식적인 첫 만남으로 앞으로 지속적인 의견 교류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시스코는 인천시와 지난해 IFEZ에 ‘민·관협력법인 구성 및 글로벌 R&D센터 건립’에 대한 실시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송도 부동산에 힘입어 경제자유구역이 있는 연수구는 인천에서 가장 높은 부동산 시세를 보이고 있다.

2011년 2월 현재 인천 서구와 중구 아파트의 경우 3.3㎡당 가격이 각각 769만 원, 798만 원인 반면, 연수구는 928만 원 수준이다. 인천 전체 평균인 805만 원보다 약 15%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인천대, 연세대의 개교와 삼성전자 투자 유치 등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에 직접적인 변화는 없다.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는 “송도에 대한 투자는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경제자유구역으로서 송도는 충분한 성장 가능성을 지녔고, 부산이나 새만금보다 성공 가능성도 높은 것은 사실이다. 문제는 개발 속도다. 현재 세계적인 금융위기와 부동산 시장 침체의 여파로 개발 속도가 계획보다는 더디다. 따라서 개발의 진척에 따라 부동산 시장의 미래가 달린 만큼 느긋하게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특히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주택 시장은 보다 장기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내년부터는 1만 호 이상이 입주를 시작해 물량에 대한 부담 때문에 단기적으로 분양가 이하로 떨어지는 부동산도 나올 수 있다. 따라서 단순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자라면 손절매도 고려해야 한다.

김 전무는 “최근 삼성 등의 투자 유치가 송도 부동산 시장에 큰 호재임은 사실이지만, 송도 부동산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개발이 어느 정도 성숙되면 송도 부동산 시장도 살아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규섭 기자 wa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