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분양이 속출했던 송도국제도시 아파트 분양 시장은 올 들어 ‘삼성전자 투자’ 호재로 미분양 물량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반면 상업·업무용 건물 및 상가 시장은 여전히 기지개를 켜지 못하고 있다는 게 현지 부동산중개업소들의 얘기다.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2003년부터 신도시 조성이 본격 시작된 송도국제도시에는 45개 단지에 2만1284세대가 분양되고 32개 단지에 1만3216세대가 입주해 있다. 그러나 이들 수요자들을 충족시켜줄 만한 ‘이렇다’ 할 쇼핑센터나 할인마트 하나 없는 실정이다.

송도 주민들은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이나 자가용을 이용해 차량으로 15분 거리에 있는 연수구청 일대 마트나 쇼핑센터에서 원정 쇼핑을 하는 실정이다. 아파트와 주상복합단지 내 상가 역시 대부분 아파트 입주가 1∼3년이 넘었는데도 상가 분양은 물론 임대도 제대로 안 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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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 세일 중인 오피스텔과 아파트 주변 상가

인천 시내에서 송도2교를 지나 대로변의 해양경찰청을 사이에 두고 있는 송도 1공구의 오피스텔 및 주상복합 상가 거리. 금년 초를 전후해 현대 힐스테이트, 대우 월드마트 등 오피스텔과 주상복합이 줄지어 입주했다.

하지만 주상복합 상가와 스트리트 상가는 음식점과 부동산중개업소만 드문드문 눈에 띌 뿐 텅텅 비어 있고 지나다니는 사람들도 거의 보이질 않을 정도로 인적이 드물다. 센트럴파크Ⅰ, 자이 하버뷰 등 최근에 입주한 주상복합 및 아파트 상가 역시 대부분 임대가 되지 않아 비어 있는 상태다. 

현재 송도국제도시에서 최상의 주거단지로 꼽히는 정보산업단 지역 주변의 대단위 아파트 단지인 웰카운티 단지(2500세대) 내 상가도 수년째 미분양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980세대가 입주해 있는 웰카운티 1단지는 35개 점포 중 8개 점포가, 465세대의 4단지 상가는 6개 점포 중 5개 점포가, 2·3단지도 21개 점포 중 6개 점포가 미분양 상태다.

이들 미분양 상가는 지난해 6월 분양 가격의 49%를 파격 인하해 분양했지만 팔리지 않은 점포들이다. 인천도시개발공사는 또다시 이들 상가를 49% 인하한 가격에서 5%를 더 할인해 분양 중이다. 시장에 나온 이들 상가의 분양 가격은 현재 위치와 층수에 따라 1450만 원에서 2100만 원 선이다.
송도 오피스 건물은 공실률이 매우 높고 미분양이 즐비하다.
송도 오피스 건물은 공실률이 매우 높고 미분양이 즐비하다.
금년에 상업용 건물 건축 신청 전무

인천경제청은 2003년부터 상업용 건축물에 대한 건축허가를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1만 ㎡ 이상 상업용 건축물 건축허가 건수를 보면 모두 55건에 달한다. 컨벤션센터를 비롯해 더 프라우 오피스텔, 포스코사옥, 산업기술문화컴플렉스, 힐스테이트 주상복합, 대우월드마트 주상복합, 송도E4호텔, 커낼워크 스트리트형 상가, 잭니클라우스 골프장, 포스코 R&D센터, 테크노파크 정보기술(IT), 테크노파크 바이오기술(BT), 연세대 송도캠퍼스, 메카트로닉스, 사이언스빌리지, 비알씨연구소, 인터내셔널 프라자, 애니파크 빌딩 등이다.

그러나 송도국제도시는 상업 건물의 공실률이 매우 높고 미분양 상가가 즐비해 올 들어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건축허가가 신청된 상업시설은 전무하다시피 하다.

유럽풍 대형 쇼핑몰 커낼워크, 유령 상가로 전락

송도 국제업무단지 개발시행사인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 포스코건설과 미국 게일 합작)가 국제업무단지에 야심작으로 심혈을 기울여 건립한 유럽풍 스트리트형 커낼워크 상업시설도 완공된 지 1년이 넘도록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미분양이 많고 분양된 상가도 임대가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인공수로(폭 5m·길이 540m) 양편에 800m로 조성된 커낼워크는 지상 1, 2층에 점포 353실로 구성돼 있다. 지난 2009년 상반기 분양을 시작했지만 미분양이 속출하고 분양한 곳도 해약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커낼워크 내 오피스텔(445실)이 평균 160 대 1의 청약 경쟁을 보인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커낼워크 분양 가격은 상가 1층을 기준으로 할 때 3.3㎡당 2100만 원에서 2900만 원 선이다.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는 미분양이 많아지자 임차인도 모집해봤지만 수요자들은 “아직 시기상조이고 분양 가격이 높다”며 냉담한 반응이다. 이에 지난해 6월 커낼워크 상권 활성화 차원에서 로체월드아이몰 및 NDN과 명품 아울렛을 조성한다는 약정서를 체결하고 금년 초 개장키로 했지만 요원한 상태다.

커낼워크 분양담당자는 “아직 커낼워크 일대에 유동인구가 없고 국제업무단지 내 아파트 및 오피스텔 입주가 끝나지 않은 상황이어서 분양 임대가 제대로 안됐다”며 “주변에 GS하버뷰와 센트럴파크Ⅱ 등의 입주가 완료되면 미분양과 미임대가 해소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요즘 삼성전자의 투자로 임대문의가 가끔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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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 시장가격 형성 안 돼

대표적인 중대형 주상복합단지로 입주 2년이 넘는 포스코건설의 ‘더샵 포스트월드’의 상가 거리 역시 상가 매매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부동산중개업소만 즐비하고 제과점, 약국, 음식점, 학원 등 근린생활시설 수준의 점포만 있을 뿐 업종이 다양하게 입주해 있지 않은 상태다.

“아파트와 달리 상가 매매는 아직도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고 현지 부동산중개업소들은 전하고 있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상가가 팔려야 매매 가격이 형성되는데 상가가 팔리지 않고 임대 거래만 이뤄지니 상가 시세를 가늠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연세대·인천대 “학생 호프집 하나 없다”

인천대가 2009년 캠퍼스를 송도로 이전했고 연세대 송도캠퍼스도 올 3월 초 약대, IT학부 등 6개 학부과정을 개설하고 첫 학사 일정을 시작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이구동성으로 “주변에 상가도 없고 호프 한 잔 할 곳이 없다”고 푸념하고 있다.

이강헌 대화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 공인중개사는 “연세대와 인천대 주변은 물론 송도에는 아파트 단지 내 상가 외에는 상업 건물이 거의 없어 호프집 하나 들어서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상가가 밀집해 있는 곳이라고는 10년 전 송도국제도시에서 첫 분양한 풍림아파트 1·2단지(해양경찰청 뒤) 앞 드림시티와 아크리아 두 곳뿐으로 이곳 역시 대부분 음식점이다.

또한 송도의 대형 유통시설은 지난해 6월 포스코건설이 국제업무단지 내 더 샵 퍼스트월드 상업시설에 처음으로 ‘GS 슈퍼마켓’을 연 것이 고작이다. 이 슈퍼는 3922㎡ 매장에 식품을 비롯해 베이커리, 커피, 화장품, 의류, 액세서리 코너 등을 갖추고 221대의 주차장 시설을 갖추고 있다.

소형 오피스텔 없어 하숙대란 이어져

송도에는 또 지난해에 이어 하숙대란이 일어나고 있다. 상업지가 별로 없고 주로 건립된 오피스텔이 대형이라 소형 오피스텔은 전무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송도는 앞으로 인천대, 연세대, 가톨릭대에 이어 인하대, 고려대, 홍익대, 그리고 글로벌 대학 캠퍼스에 뉴욕주립대, 미주리대 등이 속속 들어설 예정이어서 학생들의 자취방이나 하숙, 원룸 등 소형 주택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상업지의 부족으로 공급이 제한돼 있어 하숙대란은 불 보듯 뻔하다는 게 현지 부동산업계의 얘기다.

최근 인천대역과 정보산업단지역 근처 도로변과 주변 건물에는 원룸텔 임대와 오피스텔 분양 홍보 플래카드가 곳곳에 나붙어 있지만 임대료가 비싸 수요가 많지 않다는 것이 주변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들의 말이다.

지난해 분양했던 오피스텔 중 그나마 소형 오피스텔의 경우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 60만~70만 원 선이고 여기에 별도의 관리비가 공과금을 포함해 20만~30만 원 정도 나오기 때문에 학생들은 물론 직장인들조차 선뜻 구입하지 못하는 형편이다.
[송도 상업용 부동산] 커낼워크 유령 상가로, 롯데 쇼핑몰 건립에 기대감
롯데 복합쇼핑몰 건립에 상권 기대

송도국제도시 부동산업계와 유통업계는 롯데그룹이 송도 중심상업지역에 투자키로 한 롯데 복합쇼핑몰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외부 인구 유입을 몰고 와 지역 상권과 상가가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외자 5000만 달러 등 7500억 원을 투자, 송도 8만4500㎡에 롯데쇼핑타운을 건립하기로 인천시와 합의한 상태다. 이곳에는 백화점과 대형 마트, 멀티플렉스 영화관, 아이스링크 등의 시설이 내년에 착공된다.

이 쇼핑몰이 들어서면 송도 동북아무역센터와 컨벤션센터, 쉐라톤호텔 등과 연계돼 서울의 코엑스단지와 유사한 복합상업단지가 조성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송영길 인천광역시장은 “롯데그룹이 송도에 대규모 쇼핑타운을 건설하는 것은 인천경제자유구역(IFEZ)의 활성화는 물론 인천의 경제 발전에도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또한 송도 7공구 사이언스 빌리지에도 백화점, 스트리트형 쇼핑몰을 오는 2014년까지 개발할 예정이다.

송도 노른자위 땅 공개 매각

롯데가 투자키로 한 국제업무단지 내 롯데쇼핑타운 바로 옆 노른자위 땅인 상업·업무용지(10만㎡·51필지)가 이달 중 공개 매각된다. 이 땅에는 슈퍼, 식당, 골프연습장, 서점, 학원, 숙박시설, 병원 등을 건축할 수 있다. 내년 상반기 착공이 예정된 롯데쇼핑타운이 계획대로 2014년에 부분 개장되면 이 지역은 송도 최고의 상권으로 부상될 것으로 현지 부동산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인천지하철 1호선 인천대입구역과 가깝고 걸어서 5~10분 거리에 송도 웰카운티 아파트 1~4단지(2758세대), 쉐라톤 인천호텔, 송도브릿지호텔, 송도파크호텔, 인천대, 지식정보산업단지 등 입주기업이 풍부하고 다양한 배후 시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이번 용지 매각은 송도 11공구 매립 2단계 사업이 준공되는 2015년 12월 이전에 민간 투자자가 참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하고 있다. 11공구가 준공되기 전까지는 민간을 대상으로 하는 송도국제도시 토지 매각이 없기 때문이다.

인천경제청은 지난 2008년 10월 이 땅을 매각하려 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인한 부동산 경기침체로 매각을 하지 못했다. 인천경제청은 이번에 분양 활성화를 위해 2008년 매각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분양 가격을 책정했다.

3.3㎡당 분양 가격은 935만∼1605만 원이다. 필지당 공급면적은 883∼1만2412㎡이며 매각 예정가격은 28억4700만∼557억 원으로 총 3716억9700만 원이다. 필지에 따라 용적률은 300∼350%, 건폐율은 50%다. 계약금은 10%를 내고 2년간 무이자로 매각대금을 내면 된다.

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