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연기’로 존재감을 다지고 있는 연기자 조성하의 입에서는‘처음, 신인의 마음, 감사’라는 단어들이 봄비 내리듯 쏟아졌다. 우아함을 잃지 않은 중년 남자의 속살은 어떤 모습일까. 컬러가 더해진 캐주얼 슈트로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뿜어내고 있는 인간 조성하를 만났다.
라이트 베이지의 크리미한 컬러가 돋보이는 더블 버튼 슈트는 클래식함과 부드러운 이미지를 함께 연출해 준다. 전통적인 슈트의 품격을 더해주는 더블 버튼 디자인에 도트 프린트의 블랙 타이가 무게감을 더했다. 모두 Galaxy 제품. 시계는 Breitling의 ‘몽블리앙 올림푸스(Montbrillant Olympus)’, 안경은 Loewe 제품. 브라운 슈즈는 Misope.
라이트 베이지의 크리미한 컬러가 돋보이는 더블 버튼 슈트는 클래식함과 부드러운 이미지를 함께 연출해 준다. 전통적인 슈트의 품격을 더해주는 더블 버튼 디자인에 도트 프린트의 블랙 타이가 무게감을 더했다. 모두 Galaxy 제품. 시계는 Breitling의 ‘몽블리앙 올림푸스(Montbrillant Olympus)’, 안경은 Loewe 제품. 브라운 슈즈는 Misope.
40대 남자 배우에겐 ‘기적’ 같은 말, “어, 저 사람 누구지?”

영화에서는 바닥인생을 사는 비루한 남자, 드라마에서는 일국의 왕과 사랑에 빠진 재력가로 살며 인생의 다양한 궤를 살았던 이 남자. 방송 경력은 5년에 불과하지만 정극 연기 인생의 첫 막은 서라벌고 연극반에서 올려 서울예대 연극과, 연극판에서 잔뼈가 굵은 ‘중고 신인’이다.
광택이 도는 딥 네이비 컬러의 슈트, 셔츠, 화려한 원색의 플로럴 패턴 타이, 행거치프 모두 Cambridge 제품.
광택이 도는 딥 네이비 컬러의 슈트, 셔츠, 화려한 원색의 플로럴 패턴 타이, 행거치프 모두 Cambridge 제품.
가난한 연극인 시절을 거쳐 얼마 전 종영한 TV 드라마 <욕망의 불꽃>을 통해 ‘중년돌’,‘따도남’,‘꿀성대(목소리가 좋다는 의미)’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지금까지,

그는 과거와 현재에 있어 ‘일이기 때문에’ 달라진 건 전연 없다고 딱 잘라 말한다. 그저 연기자로 폭 넓은 인생을 살 수 있겠다 생각할 뿐.
스카이 블루 체크 패턴 셔츠는 Daks shirts. 안경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스카이 블루 체크 패턴 셔츠는 Daks shirts. 안경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내 안에 긍정의 동그라미가 가득하다”

무명의 그늘이 발목을 질척이게 했던 지루한 시간들이 있었다. ‘햄릿형 인간’ 역할을 도맡아온 필모그래피와는 달리 밝은 기운이 가득한 그의 천성은 그 시간을 버티게 해준 버팀목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래서 배우 ‘조성하’는 더 많은 이들을 만나고 자신을 끊임없이 확인하고 싶어 했다. 그래서 지난 시간에 후회도 없다. 그때그때 주어진 ‘숙제’에 최선을 다했기에 남들보다 늦게 던진 출사표가 그리 늦은 것만은 아니라고 위로한다. 이 ‘긍정의 아우라’는 인간 조성하를 믿음과 희망이라는 이름으로 뿌리내려 어느새 고목이 되게 해주었다.
경쾌한 바이올렛 컬러의 체크 패턴 재킷과 팬츠, 이너 모두 Galaxy. 벨트는 S.T.dupont. 페도라는 Nyxon, 슈즈는 Misope, 트렌디한 화이트 빅 백은 Bally, 착용한 시계는 TAG Heuer 링크 크로노그래프(Link Chronograph).
경쾌한 바이올렛 컬러의 체크 패턴 재킷과 팬츠, 이너 모두 Galaxy. 벨트는 S.T.dupont. 페도라는 Nyxon, 슈즈는 Misope, 트렌디한 화이트 빅 백은 Bally, 착용한 시계는 TAG Heuer 링크 크로노그래프(Link Chronograph).
“삶의 그래프가 주는 인생의 선물을 알게 될 나이”

연기라는 업을 중년이 될 때까지 이렇게 길게 끌고 올지 몰랐다는 그에게 회한이나 뒤돌아봄의 향수와는 다른 감정이 묻어났다. 동경으로 시작한 한 소년의 ‘연기 인생’은 어느새 삶이라는 동그라미와 교차하는 공통분모와 엇비슷해질 만큼 커졌다. 지금 중년의 가장이 된 그에게 일이란 이전에는 해볼 수 없는 것을 할 수 있어 ‘그저 좋고 감사한’ 선물이다.
의상 모두 Cerruti 1881 제품. 슈즈는 Cesare Paciotti, 착용한 시계는 Harry Winston의 프리미어 퍼페추얼 캘린더(Premier Perpetual Calendar).
의상 모두 Cerruti 1881 제품. 슈즈는 Cesare Paciotti, 착용한 시계는 Harry Winston의 프리미어 퍼페추얼 캘린더(Premier Perpetual Calendar).
“한 가지 색깔로 연기 인생을 아우르는 배우, 아직은 아니다”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욕망의 불꽃>에서는 불륜마저 지고지순한 사랑으로 승화시킨 재력가, 영화 <파수꾼>에서는 아들의 미로 같은 죽음을 추적하는 아버지, 많은 영화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황해>의 택시회사 사장 ‘태원’역까지.

그의 이름은 다양한 영역을 넘나드는 필모그래피를 묵묵히 지키고 있다. 하지만 정작 그는 “한 우물을 파는 연기자의 미덕은 자신에게 찾아보기 힘들다”고 했다. 너무 겸손하지 않나 싶다. 하지만 스펀지처럼 모든 걸 ‘내 것’으로 체화해 낼 수 있다는 반증이 아닐지.
의상은 모두 Cerruti 1881, 화이트 캔버스 소재 보스턴백은 Tumi 제품.
의상은 모두 Cerruti 1881, 화이트 캔버스 소재 보스턴백은 Tumi 제품.
“배우로 사는 남자의 삶, 요즘은 꽤나 좋다”

이름을 알리기 전에는 누군가와 내 것을 나누기도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자신의 길이, 하루하루가‘이게 맞나’싶은 불확실성에 던져진 것이 힘들었다. 지금의 그가 있기까지 차츰 주위에서 인정해주는 믿음들이 모여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근간이 됐다. 말은 때로 자신 안에 있던 오해를 넘어 바깥세상의 이해를 가져오고, 한 남자가 또 다른 세계로 나가게 할 물리적 힘이 되기도 한다.
의상 모두 S.T.dupont 제품. 벨트는 Brioni. 슈즈는 Camper 제품.
의상 모두 S.T.dupont 제품. 벨트는 Brioni. 슈즈는 Camper 제품.
“집에서는 그저 슬랩스틱 코미디언이다”

유희는 조성하라는 인간의 뼈 속 깊숙이 박힌 유전자라도 되는 걸까. 섣부른 추측이다. 집 밖에서의 힘든 일을 집 안으로 절대 끌어들이지 않는다. 어눌한 코미디언으로 사는 것이 즐겁다. 고뇌와 번민이 많아 보이는 겉모습과는 상충되지만, 흔히 말하는 ‘허당’기질도 없다.

어째 크고 작은 풍파를 거친 뒤 모든 것을 아우를 만한 배포가 느껴진다. 고요한 수면 아래 깊은 에너지가 머무르고 있는 그의 인간적인 면모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그린톤 블레이저와 화이트 셔츠 모두 Brioni 제품. 보타이 Galaxy, 베스트와 팬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그린톤 블레이저와 화이트 셔츠 모두 Brioni 제품. 보타이 Galaxy, 베스트와 팬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아무도 수심(水深)을 일러주지 않았기에 흰나비는 바다가 두렵지 않다”

시대가 변하고 연기 ‘토양’도 바뀌었지만 그만의 비밀 병기는 ‘진정성’일 것이다. 롤러코스터를 타듯 상승과 하강의 그래프를 넘나드는 게 인생이라지만 그는 어떤 ‘수위’에도 변한 것은 없다고 특유의 나지막한 목소리로 단언할 인물이다. 시작을 위해 ‘바다’에 나갈 때마다‘정신을 차려야지’하고 다짐한다는 그는 그저 그것이면 된다고 했다.
모두 Cambridge 제품. 차분한 톤의 재킷과 독특한 패턴의 셔츠, 타이가 조화롭다. 행커치프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모두 Cambridge 제품. 차분한 톤의 재킷과 독특한 패턴의 셔츠, 타이가 조화롭다. 행커치프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내 인생의 모래시계는 한 알씩 떨어진다”

40대 남자의 속살은 누구보다 여리고 상처받기 쉽지만 그에게서는 그 연약함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힘을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조금은 돌아가는 탓에 무규칙 방송가와 아이돌 스타들 사이에서 얹어진 ‘고명’처럼 보일지라도 연기혼을 관통하는 인생수업에서 ‘낙제’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담담히 귀띔한다. 내 인생의 모래시계는 한 알씩 떨어진다고.


Editor 이지혜, 장헌주 Photographer 김유철(Fiesta Studio) Stylist 김소영 Hair & Makeup 김영순 Location IMPERIAL PALACE HOTEL(02-3440-8059) Cooperation | BALLY(02-3467-8313), BREITLING(02-3448-1230), BRIONI(02-3274-6483), CAMBRIDGE(02-3677-8270), CAMPER·MISOPE(02-542-0385), CESARE PACIOTTI(02-3444-1708), CERRUTI 1881(02-3218-5932), DAKS SHIRTS(02-2191-4542), GALAXY(02-2076-6411), HARRY WINSTON(02-540-1356), LUXOTTICA(02-546-7107), NYXON(02-3398-5090), S.T.DUPONT(02-2106-3592), TOD’S(02-3438-6008), TUMI(02-546-88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