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는 모차르트와 뮤지컬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The Sound of Music)으로 유명한 곳이다. 그만큼 잘츠부르크는 오랜 기간 유럽의 예술과 낭만의 교차로였다. 중세 건축물이 많아 ‘북쪽의 로마’로도 불리는 잘츠부르크로 당신을 초대한다.

죽은 모차르트가 먹여 살리는 도시

잘츠부르크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모차르트의 얼굴이다. 진짜 모차르트의 얼굴은 아니지만 모차르트의 얼굴을 상표로 만든 초콜릿의 광고판을 부착한 버스가 하루 종일 도심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언제나 관광객들로 넘쳐 나는 도시 곳곳의 상점에서도 모차르트 얼굴을 상표로 삼은 갖가지 향수며 초콜릿 등의 물건들을 언제든지 만날 수 있다. 그만큼 모차르트는 잘츠부르크의 상징이자 자랑거리다.

모차르트는 1756년 이곳, 잘츠부르크 게트라이데가세 9번지에서 태어났다. 그러니 잘츠부르크에 왔다면 무엇보다 이곳, 모차르트의 생가를 찾게 된다. 찾아 가는 길? 그건 문제도 아니다. 이 도시를 방문하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모차르트의 생가를 찾기 때문에 어느 누구를 붙잡고 물어 봐도 쉽게 가르쳐 준다.

중세시대처럼 독특한 모양의 간판들이 즐비한 것으로 유명한 구시가지의 게트라이데가세 거리를 지나가다 보면 7층 높이의 노란색 건물 외벽에 ‘모차르트 생가(Mozarts Geburtshaus)’라고 큼직하게 씌어 있다.

그 앞은 세기를 관통하는 음악 천재의 생가를 구경하려는 이들로 늘 북적거린다. 멀리서 딱 봐도‘저곳이 모차르트의 생가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1년에 약 42만 명이 몰려든다는 이곳에는 모차르트의 다양한 유품들이 전시돼 있다.

가족들의 초상화부터 그가 연주하던 바이올린, 악보, 편지 심지어는 그의 머리카락까지 잘 보존돼 있어 살아 있는 모차르트를 만나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다. 이 외에도 도심 곳곳에서 만나게 되는 모차르트의 동상과 그의 흔적들. 이곳은 진정 모차르트의 도시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The Explorer] 모차르트와 <사운드 오브 뮤직>을 만나는 소금의 성 잘츠부르크 Salzburg
[The Explorer] 모차르트와 <사운드 오브 뮤직>을 만나는 소금의 성 잘츠부르크 Salzburg
[The Explorer] 모차르트와 <사운드 오브 뮤직>을 만나는 소금의 성 잘츠부르크 Salzburg
[The Explorer] 모차르트와 <사운드 오브 뮤직>을 만나는 소금의 성 잘츠부르크 Salzburg
[The Explorer] 모차르트와 <사운드 오브 뮤직>을 만나는 소금의 성 잘츠부르크 Salzburg
숨은 뒷얘기가 재밌는 <사운드 오브 뮤직> 투어

모차르트와의 조우가 끝났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사운드 오브 뮤직>을 찾아 떠나 보자. 잘츠부르크를 잘츠부르크답게 만드는 이유 중 첫째가 모차르트였다면 둘째는 바로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이다.

아름다운 선율의 노래와 그림 같은 알프스 전경, 그리고 드라마틱한 이야기 전개 등이 어우러져 만들어 낸 웰메이드(Well-made) 영화다. 이 <사운드 오브 뮤직>의 촬영지이자 이야기의 주인공인 폰 트랩 대령 가문이 살았던 곳이 바로 잘츠부르크다.

전체 줄거리는 대략 이렇다. 수녀 수업을 받던 마리아는 지역 유지이자 오스트리아 해군 대령 출신인 폰 트랩 대령을 만나 사랑을 하게 되고 그의 자녀들을 교육시키게 된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오스트리아가 나치의 점령 아래 있었기 때문에 폰 트랩 대령은 나치의 군 복무 명령을 받게 되고 이를 피해 전 가족이 알프스를 넘어 도망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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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드 오브 뮤직>은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아직도 잘츠부르크 곳곳에는 영화 촬영 장소와 더불어 폰 트랩 가족이 머물렀던, 혹은 결혼식을 올렸던 장소가 고스란히 남아 있어 관광객들에게 좋은 볼거리를 선사한다.

물론 영화는 실제와 다른 부분도 있다. 영화의 마지막은 폰 트랩 가족이 나치를 피해 알프스를 넘어 스위스로 망명하는 장면이다. 폰 트랩 가족이 알프스를 힘겹게 넘어 스위스로 가는 것이 영화의 끝 장면이지만 실제로 지도를 보면 잘츠부르크는 독일과 바로 붙은 인접도시다.

그러니 영화 속 장면처럼 높은 산을 넘어 가면 스위스가 아니라 독일이 나오게 된다. 나치를 피해 독일로 간 셈인 것이다. 현실에서는 가족 전체가 기차를 타고 이탈리아로 넘어가 그곳에서 다시 스위스로, 그리고 미국으로 망명했다고 한다.

또 하나 재미있는 사실 중 하나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대표적인 노래인 ‘에델바이스’에 관한 것. 영화 속에서는 폰 트랩 가족이 이 노래를 부르면서 오스트리아 사람들을 하나로 단결시키는 듯한 분위기를 풍기는데 실제 촬영 당시에는 이 노래를 아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았다고 한다.

대부분의 잘츠부르크 사람들이 이 영화에 엑스트라로 참여했는데 이 장면을 찍을 때 ‘에델바이스’라는 노래를 몰라 따라 불러야 하는 장면에서 멍청히 서있기만 했다고 한다.

이 외에도 실제 주인공인 폰 트랩 가족은 미국으로 망명 후 영화 속처럼 가족 합창단을 만들어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면서 노래를 불러 생활했고, 지금도 가족 중 일부는 순회공연을 하며 살아간다는 이야기며, 폰 트랩 가문이 보유하고 있던 잘츠부르크 내 재산을 모두 수녀원에 기증하고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가족을 잃은 사람들을 위한 구호사업을 펼쳐 주기를 수녀원에 요구했다는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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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 투어 상품에 나오는 볼거리로는 레오폴스크론(Leopoldskron) 성이 있는데 이 성은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폰 트랩 대령과 아이들이 살던 저택으로 사용되면서 유명해졌다. 1736년에 착공해 1744년에 완공된 성으로 레오폴스크론 호수와 어우러진 풍경과 전망이 일품이다.

궁전 내부는 일반인에게 공개되고 있지 않아 영화 속에서 나왔던 계단이며 마리아가 홀로 춤을 추던 무도장, 아이들의 방 등을 직접 볼 수는 없지만 호수를 따라 걸으며 멋진 풍경을 감상하는 것은 가능하다.

특히 영화 속 장면을 보면 이 호수에서 아이들이 배를 타고 노래를 부르다 물에 빠지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장면은 실제 장면이었다고 한다. 실제 영화 촬영 도중 여자 아이가 물에 빠졌는데 수영을 할 줄 몰라 거의 죽을 뻔 했던 것을 영화 촬영 스텝 중 한 명이 구조했다. 그래서 그런지 영화 속 장면에서 물에 빠진 아이가 정말 겁에 질려 있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성은 잘츠부르크 지방의 사회·문화적 중심지이기도 했던 성으로 지난 50년간 잘츠부르크 세미나 장소로 사용됐고 현재에도 회의나 세미나, 리셉션 등 각종 이벤트 장소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잘츠부르크 축제와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에는 아름다운 장식과 따뜻한 분위기로 많은 관광객들이 모여든다.

숙박도 가능하며 침실과 회의실, 연회장 등의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다. 또 다른 곳으로는 미라벨 궁전(Mirabell Palace)이 있는데 1606년에 지어진 이 궁전은 모차르트의 콘서트를 비롯해 옛날부터 지금까지 많은 유명인들과 관계된 행사들이 열리는 곳으로 정원이 특히 아름다워서 결혼식장으로도 사용되곤 한다.

특히 미라벨 궁전 앞에 펼쳐져 있는 미라벨 정원(Mirabell Gardens)은 바로크 양식의 전형을 보여주는 정원으로 아름다운 분수와 연못, 대리석 조각물, 꽃 등으로 장식돼 있으며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도레미 송’을 부른 장소로 더욱 유명해진 곳이다. 이 외에도 영화 속에서 마리아와 폰 트랩 대령이 결혼했던 성당이나 대령의 큰딸이 우체부와 사랑의 노래를 불렀던 장소 등을 둘러 볼 수 있다.
[The Explorer] 모차르트와 <사운드 오브 뮤직>을 만나는 소금의 성 잘츠부르크 Salzburg
[The Explorer] 모차르트와 <사운드 오브 뮤직>을 만나는 소금의 성 잘츠부르크 Salzburg
[The Explorer] 모차르트와 <사운드 오브 뮤직>을 만나는 소금의 성 잘츠부르크 Salzburg
중세의 분위기를 찾아서

잘츠부르크가 모차르트와 <사운드 오브 뮤직>으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지만 그 외에도 중세 시절 엄청난 부를 간직한 도시였던 만큼 다양한 문화유적지를 간직하고 있다. 그중 꼭 한번 들려 봐야 하는 곳이 호헨베르펜(Hohenwerfen) 요새다.

호헨베르펜은 유럽 중부지역에서 가장 잘 보존된 요새로 손꼽히는데 중세시대에는 이 지역을 다스리던 주교의 거처로, 그 후에는 감옥, 군부대 등으로 이용되기도 했다. 현재 이곳을 방문하면 성 안에 대주교의 거실과 각종 무기류, 고문기구, 성이 지어졌을 당시에 있었던 가구, 수공예품 등을 전시하고 있는 박물관(Rainer Regiment Museum), 조그만 기념품들을 판매하는 선물가게가 자리하고 있어 관광객들에게 아기자기한 맛을 전해 준다.

특히 시가지가 내려다보이는 높은 언덕에 자리 잡고 있는 호헨잘츠버그 성의 벨 타워(Bell Tower)에서는 강이 휘감아 돌아 나가는 잘츠부르크의 아름다운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The Explorer] 모차르트와 <사운드 오브 뮤직>을 만나는 소금의 성 잘츠부르크 Salzburg
[The Explorer] 모차르트와 <사운드 오브 뮤직>을 만나는 소금의 성 잘츠부르크 Salzburg
또 다른 방문지로는 레지덴츠(Residenz)를 꼽을 수 있다. 구시가의 중심 광장인 레지덴츠 광장 중앙에는 1656~61년에 만들어진 바로크 양식의 분수가 서 있는데 그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건물이 레지덴츠다. 대사교의 궁전 내부에는 사교의 방과 레지덴츠 갤러리가 있다.

사교의 방에는 침실과 대사교의 방, 도서관 등이 있고, 레지덴츠 갤러리에는 16세기에서 19세기에 이르는 유럽 화가들의 그림이 전시돼 있다. 대사교의 궁전 반대편에는 시계가 있는 종탑이 있고, 이 탑 꼭대기에는 35개의 종이 있는데, 이 종으로 매일 세 번씩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조반니(Don Giovanni)’에 나오는 미뉴에트 등이 연주된다. 무려 6세기에 걸쳐 지어진 건물이다.
[The Explorer] 모차르트와 <사운드 오브 뮤직>을 만나는 소금의 성 잘츠부르크 Salzburg
[The Explorer] 모차르트와 <사운드 오브 뮤직>을 만나는 소금의 성 잘츠부르크 Salzburg
[Travel Tip]

교통

한국에서 잘츠부르크를 바로 연결하는 항공편은 없다. 유럽 내륙에 위치한 소도시이기에 이곳을 방문하려면 오스트리아 비엔나나 인근 대도시에서 렌터카를 이용해 가는 편이 좋다. 유럽에서 렌터카를 이용한 여행 시 특히 주의해야 할 사항은 차를 빌린 나라와 반납한 나라가 다를 경우 리턴 차지가 엄청나게 차이날 수 있다는 점이다.

바로 인접한 도시이지만 나라가 다를 경우 서로 다른 렌터카 규정에 따라 요금을 부과하기 때문에 사전에 어디에서 빌려 어디로 반납할 것인가를 충분히 비교해보고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관광
다른 도시에서는 모르겠지만 잘츠부르크에서는 개별 여행을 하는 것보다는 지역 여행사에서 운영하는 가이드 투어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워낙 역사가 깊고 숨겨진 이야기가 많은 도시인지라 홀로 찾아다니면서 그냥 겉모습만 보는 것보다는 투어 그룹과 함께 다니면서 듣게 되는 이야기가 훨씬 많고 알차다. 가이드 투어는 시내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관광 안내소에서 예약이 가능하다. 매일 출발하니 하루 전에 예약하면 된다.

글·사진 한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