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기업가들이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흠모한다. 기술혁신과 벤처비즈니스, 벤처캐피털 등의 복합체인 실리콘밸리는 그 자체로 미국 첨단산업의 상징이다. 필자는 서울에도 실리콘밸리와 견줄 만한 곳이 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바로 서울디지털산업단지다.

짧은 기간에 정보기술(IT) 벤처산업의 새로운 메카로 성공한 G밸리는 IT코리아의 심장으로, 앞으로도 생산액과 근로자 수가 크게 늘어나 국가 경제와 고용 증대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업의 집적도로 보면 실리콘밸리보다 더 뛰어날 수 있는 곳이 바로 서울디지털단지다. 실리콘밸리가 부럽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금 G밸리는 벤처·IT·지식산업 등 첨단 기업들이 밀집해 있어 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한 구조고도화의 열기가 어느 지역보다 높고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 또한 매우 중요한 시기에 와 있다.

G밸리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몇 가지 있다. 첫째, 교통 인프라의 구축이다. G밸리는 지하철 1·2·7호선이 지나고 남부순환도로, 서부간선도로, 시흥대로가 직접 이어져 교통이 편리한 듯하지만 옛 도로와 시가지가 그대로 있어 출퇴근 시간 때에는 상습적인 교통체증이 일어난다. 1단지와 2·3단지를 연결하는 ‘수출의 다리’로 인한 극심한 교통체증 문제는 참으로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교통문제의 해결은 시급한 현안이다.

둘째는 단지 안내시스템의 개선이다. 산업단지는 동일한 디자인의 건물이 밀집돼 있어 위치 찾기가 힘들고, 단지를 특징화할 수 있는 요소가 미흡하다. G밸리를 찾아온 바이어나 외부 손님들이 원하는 기업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첨단 안내시스템이 마련돼 이곳에 오면 서울디지털산업단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고 기업들의 생산제품과 특징을 알 수 있도록 효율적인 안내시스템을 갖춰야 할 것이다.

셋째는 강소기업들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다. 근로자 복지·문화시설 및 24시간 편의시설 확충, 컨벤션센터 건립, 산학캠퍼스촌 건립 등 교육문화 인프라 확충, 교육기관, 연구소, 생활관, 지원시설 등이 모인 집적시설을 건립해 산·학·연·관이 복합운영 체계를 통해 24시간 교육·연구 생활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IT와 지식산업이 집약된 G밸리는 창의적 사고와 상상력이 샘솟는 공간이 돼야 한다. G밸리는 미래 경쟁을 위해 가장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할 곳이며 1만 개가 넘는 지식산업 벤처기업들이 자생적으로 밀집해 있는 만큼, 단순한 제조업 단지를 넘어 다양성이 있는 새로운 성장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이에 걸맞은 지원이 필요하다. 서울디지털산업단지는 수도권뿐만 아니라 초광역경제권을 형성하는 지식기반 산업 글로벌 허브로 IT 클러스터의 중심이 돼야 할 것이다.

기업은 실리콘밸리든, G밸리든 변화하는 환경에 맞게 진화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서울디지털산업단지 경영자협의회는 급격한 시대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현안 해결을 위한 기획·총괄, 조직, 산·학·연 협력, 지식정보, 홍보·출판, 교육, 여성·사회, 문화·예술, 국제 등 분야별 11개의 분과위원회를 필요한 업무와 사업의 효율성을 고려, 구성해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회원사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노력과 더불어 G밸리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정책을 적극 발굴해서 산업단지관리공단과 구로·금천구청뿐만 아니라 중앙정부와 서울시 등에 제안하고 있다. 이에 지원기관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1만 개가 넘는 기업인의 소리에 항상 귀를 기울이는 자세로 일한다면 G밸리의 발전과 국가경제 발전을 앞당길 수 있다고 본다.

최근 실리콘밸리는 유수의 벤처캐피털 회사가 하나 둘 투자처를 다른 곳으로 옮기고 있다고 한다. 지금이 서울디지털단지가 실리콘밸리의 아성을 깰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 것이다.
[CEO 칼럼] G밸리를 대한민국 희망의 아이콘으로
이영재

서울디지털산업단지
경영자협의회장
한일월드(주)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