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전략 _ 부동산

[Outlook on 2011 Asset Market] 대세 상승은 어려워…저평가 우량 물건 선택적 투자
2010년 부동산 시장은 9월 이후 서울·수도권 지역의 주택과 오피스,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의 거래가 증가하고, 경매 시장에서 낙찰가율이 상승하는 등 부동산 시장의 온기가 확산되는 조짐을 보였다. 물론 서울·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대도시의 주택 시장은 2008년 하반기부터 미분양이 서서히 해소되면서 주택 가격이 상승했다.

특히 전세 가격이 2009년 1월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어 세입자들의 고민은 늘어만 가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일부 부동산 전문가들은 수도권 주택 가격의 상승을 예견하고 있다. 덧붙여 글로벌 유동성의 영향으로 실물자산시장의 버블 가능성이 예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러나 긍정적 요인들 못지않게 위험요인들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미국의 경기 회복 여부, 중국의 긴축정책, 유럽의 재정위기, 인플레이션 위험 등 대외적인 변수도 만만치 않다.

고용과 소비 둔화, 추가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 과도한 가계부채의 부담, 제한적인 부동산 정책의 추가 완화 가능성, 기업 구조조정 지연 등 국내 상황도 그리 밝지만은 않다. 이쯤해서 주택 거래와 가격이 급등했던 2006년 하반기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당시 부동산 광풍에 편승해 투자에 나섰다 4년 여가 지난 지금까지 대출이자만 내고 있는 많은 투자자들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Outlook on 2011 Asset Market] 대세 상승은 어려워…저평가 우량 물건 선택적 투자
주거용 부동산 지역별·평형별 차별화 심화

우선 실물 경제를 보자. 실물경제 측면에서는 위험한 시기는 벗어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투자 심리와 투자 여력이 회복되려면 기업 구조조정이 완료되고 실물경제가 회복돼 고용 상황과 실질임금 수준의 회복이 전제돼야 한다.

금융환경 측면에서 대출금리가 계속 하락해 역사상 최저 수준인데도 중소기업과 가계의 연체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또한 주택담보대출은 계속 증가해 다른 선진국에 비해 가계부채 부담이 과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2011년에도 금리 인상이 예상돼 가계 소비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

부동산 정책 측면에서 시장에서는 획기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미 정부도 실행 가능한 완화책은 대부분 사용했다. 오히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악화된 국가와 지방정부의 재정건전성 회복을 위해 부동산 관련 세제혜택이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수급 상황도 그리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공급 측면에서 2011년, 2012년 아파트 입주예정 물량은 감소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은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본격 추진될 경우 공급 위축이 예상된다. 그러나 지방 대도시와 달리 서울·수도권 지역 특히 경기·인천 지역의 미분양 주택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주택공급 위축이 가격 상승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미분양 주택이 일정 수준 이상 해소돼야 한다. 미국은 기존 주택 거래뿐만 아니라 분양 주택 거래도 활발해진 후에야 주택 시장에 회복 조짐이 나타났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방 대도시의 경우 미분양 주택이 가장 많았던 2008년 12월 정점을 기준으로 2010년 10월 현재 미분양 주택이 약 50% 수준으로 줄었다. 건설교통부 발표 실거래건수 자료를 보더라도 2007년 이후 지방 대도시의 아파트 거래비중이 서울·수도권에 비해 점차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 결과 지방 대도시의 중·소형 평형을 중심으로 한 주택 가격이 상승세를 보였던 것이다. 서울·수도권 지역의 2010년 11월 현재 아파트 거래건수는 과거 5년간 월평균 거래건수 수준이다.

지역별 편차는 있겠지만 수치만 보면 거래가 완전히 회복됐다고 판단하기에는 다소 이른 면이 있다. 향후 서울·수도권 지역의 주택 거래 회복이 지속될지 여부를 유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수요 측면에서는 전세 가격이 2009년 1월 이후 계속 상승하고 있지만, 2010년 11월 현재 매매가 대비 전세가 수준이 서울 기준 44%로 IMF 시기인 1998년 12월 47.9%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중간연소득 대비 중간주택가격 수준을 보여주는 MPIR(Median Price Income Ratio) 지수의 경우 전국은 4배 정도로 집값이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지만 서울은 9배 정도로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따라서 서울은 고용 안정과 실질임금 회복이 이루어져야만 투자심리가 살아날 수 있다.

2011년 주택 시장은 서브프라임 사태와 같은 경제적 쇼크가 발생하지 않는 한 주택 가격이 급락하는 것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2000년 이후 나타난 대세상승이나 가격 급등의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 반면에 지역별, 평형별, 유형별로 주택 시장의 차별화와 양극화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는 저인망식 투자보다는 투자 대상을 선택적으로 낚시질하는 신중한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알짜 물건이나 역세권, 한강변 대규모 단지 등 선호도가 높은 초우량 물건을 중심으로 한 선택적 투자가 필요하다.
[Outlook on 2011 Asset Market] 대세 상승은 어려워…저평가 우량 물건 선택적 투자
명품 거리, 공원 인접 지역 등 이용가치 높은 지역 차별적 관심

2010년 수익형 부동산인 오피스 시장은 지속된 저금리와 대기업 중심의 기업실적 호전에 힘입은 주식시장 상승 등의 영향으로 하반기 이후 투자심리는 많이 회복됐다. 그러나 여전히 임대 시장은 더 이상 악화되지 않았을 뿐 본격적인 회복은 지연되고 있다.

특히 기준금리 인상 속에도 여전히 낮은 대출금리로 인해 투자자의 선호도가 높은 우량 매도물건은 많지 않다. 반면 비역세권 지역이나 외곽 지역의 매도물건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2009년 이후 오피스 시장의 매수 주도 세력인 자산가들이 선호하는 부동산은 매입 후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높은 도심 지역의 역세권이나 오피스 밀집 지역에 국한돼 있다. 특히 최근 거래됐던 사례를 보면 투자할 만한 분명한 이유가 있는 물건에 한해 제한적으로 거래가 이루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용적률 증가, 임차인 교체, 신규 역세권 형성을 통해 수익률을 개선시킬 수 있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또한 자산가 대부분이 선호하는 명품 거리, 공원 인접 지역 등 부동산의 이용 가치가 높은 지역에 국한돼 있다.

2011년 수익형 부동산 시장은 실물경기 회복에 따른 공실률 감소와 임대료 인상 등 임대 시장 개선이 가시화되는 시기와 정도를 눈여겨봐야 한다. 반면에 경기 회복은 금리 인상을 초래하게 되므로 지역별·유형별 임대 시장의 개선 정도에 따라 물건별 차별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011년 이후 서울 및 수도권 외곽 지역의 오피스 공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매매가격 상승을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경기가 급속하게 개선되지 않는 한 2010년과 비슷한 부동산 시장의 차별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선호 지역의 물건은 보유보다는 적절한 시기에 매각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반면에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높은 지역일지라도 향후 금리 인상 등을 감안한 수익성과 유동성을 고려한 신중한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

결과적으로 2011년 부동산 시장은 기회 못지않게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향후 매각할 때 유동성은 문제없을지 등을 먼저 고려할 필요가 있다. 투자할 경우에는 적어도 3년 이상 장기적인 관점에서 긴 호흡으로 투자하는 자세가 절실히 필요하다.

그러나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고수익 물건들이 일시적으로 출현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시장에 관심을 놓지 않고 준비된 투자자만이 좋은 투자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지은용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