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달준 창아치과 원장

대한치과임플란트학회 부회장인 유달준 창아치과 원장은 트럼펫과 색소폰을 부는 치과의사로 유명하다. 서울 신사동 그의 진료실 한켠에는 색소폰과 타악기인 봉고와 콩가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 옆에는 산악자전거(mountain bike·MTB)가 세워져 있어 그의 건강관리법을 짐작하게 했다.
[Health Care] “트럼펫으로 스트레스 풀고 유산소 운동으로 활력을 찾습니다”
유달준 창아치과 원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임플란트계의 권위자다. 임플란트를 체계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마흔다섯 살에 잘나가던 치과를 접은 그는 미국 유학길에 올라 늦깎이 유학생이 됐다. 뉴욕치과대 임플란트과를 수료한 그는 같은 대학에서 임상교수를 지낸 후 귀국해 전문적인 임플란트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임플란트와 함께 그는 트럼펫 연주자로 유명하다. 고등학교 때 밴드부 활동을 한 그는 서울대 치대를 다닐 때도 오케스트라에서 트럼펫을 연주했다. 요즘은 클래식보다는 재즈와 팝을 연주하거나 색소폰을 분다.

신경이 많이 쓰이는 임플란트 수술을 마친 날 저녁이면 그는 어김없이 트럼펫과 색소폰을 잡는다. 가끔은 봉고, 콩가 등 타악기를 두드리기도 하고,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그만의 스트레스 관리법이다.

육체의 건강을 위해서는 자전거를 타거나 걷는다. 환자를 돌보는 틈틈이 그는 MTB로 한강변을 달리거나 걷는다. 추운 겨울에도 적어도 하루 1시간은 걷거나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다.

인터뷰를 위해 치과를 찾았을 때 그는 환자를 치료하는 중이었다. 대기실에서 진료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대기실 벽에는 그가 협연하기로 한 오케스트라의 공연 포스터와 함께 거스 히딩크 전 축구 국가대표 감독과 촬영한 사진이 걸려있었다. 진료를 마친 그에게 그 사진을 찍게 된 연유를 물었다.

[Health Care] “트럼펫으로 스트레스 풀고 유산소 운동으로 활력을 찾습니다”
히딩크 감독도 여기서 치료를 받았나 봅니다.
“어떻게 인연이 닿아 제게 치료를 받았습니다.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치과전문의를 찾다 저한테 온 거죠. 히딩크 감독이 음악을 좋아하고, 저는 축구를 좋아해 얘기도 잘 통했어요. 나중에는 여자 친구인 엘리자베스를 데려오기도 했습니다.”

뒤늦게 유학을 떠났던 배경이 궁금합니다.

“서울대 치대를 졸업한 후 처음에는 잠실에서 개원을 했습니다. 15년간 정말 잘 됐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임플란트에 대해 좀 더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남의 환자 중에는 외국에서 생활한 분들이 많아 신기술에 대해 묻는데 대답하기가 쉽지 않더군요. 그때만 해도 임플란트 초기여서 국내에 체계적으로 배울 데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미국 유학을 결심하게 된 겁니다.”

유학생활이 쉽지만은 않았겠습니다.

“컬럼비아대에서 1년 있다 뉴욕치과대 임플란트과에서 2년을 공부했습니다. 뒤늦게 공부한다는 게 참 어렵더군요. 유학 초기에는 좀 수월하게 하려 했는데 미국 대학이란 게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더라고요. 이왕 하는 거 열심히 해보자고 마음을 다 잡았죠. 그 덕에 대학을 마치고 패컬티(임상교수)로 채용돼 4년을 더 미국에서 생활했습니다.”

1999년에 귀국하셨는데 당시 국내 임플란트 수준은 어느 정도였습니까.

“조금 나아지기는 했지만 유학 전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습니다. 해외에서 정식으로 배운 사람이 손에 꼽을 정도였으니까요. 귀국하면서 뉴욕대 출신들을 중심으로 국내 치과의사들에게 임플란트를 체계적으로 전수하는 일을 벌였죠.”

현재 국내 임플란트는 어느 정도 수준입니까.

“2000년대 중반까지가 기능적인 부분에서 진일보했다면, 지금은 심리적인 효과까지 가미했다고 보면 됩니다. 그만큼 발전한 거죠. 국내 임플란트 회사만 80여 개에 달하니까요. 기술적으로 아주 우수합니다.”

환자들을 상대하며 스트레스도 많이 받으실 듯합니다.

“임플란트는 특히 예민한 수술이기 때문에 신경이 많이 쓰입니다. 그런 날은 혼자 남아서 트럼펫을 불거나 노래를 부르죠. 그런 절 보고 아내가 가끔 혼자 정말 잘 논다고 놀리곤 합니다.”

진료실에서 악기를 연주하면 옆 상가에서 불평하지 않나요.

“보시다시피 여기가 지하 1층에 있잖아요. 상가를 분양받을 때부터 연주할 것을 염두에 뒀습니다. 방음 시설도 철저하게 했고요.”

좋은 취미를 가지셨습니다.

“음악이 절 지켜주는 셈이죠. 의사에게는 환자 스트레스가 제일 크거든요. 스트레스 해소에 음악이 최고죠. 금관악기를 불면 복식호흡도 되고, 봉고와 콩가를 두드리면 손가락을 자극해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따로 운동은 안 하십니까. 진료실에 들어오다 보니까 MTB가 보이던데요.

“날씨가 허락하면 거의 매일 점심시간에 한강변에서 자전거를 탑니다. 지금처럼 추운 겨울에는 헬스클럽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요. 하루에 적어도 1시간 정도는 걷거나 웨이트 트레이닝을 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관심인 것 같아요. 관심을 갖고 노력해야죠. 그 다음 정기검진을 빠뜨리지 말고 혹시 문제가 생기면 전문의를 찾아가는 거죠. 치아 건강도 마찬가집니다.”

원장님은 그 연세에도 충치 하나 없다고 들었습니다. 특별한 치아 관리법이 있습니까.

“저는 하루 세 번 스케일링을 합니다. 치아 건강의 기본은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인 치태를 없애는 겁니다. 이와 잇몸 사이에 홈이 있죠. 그걸 합하면 6m에 달합니다. 10대들은 침만으로도 치태가 제거됩니다. 나이가 들어 자연치유력이 떨어지면 양치질 등을 통해 치태를 없애야죠.”

글 신규섭·사진 이승재 기자 wa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