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펀드는 크게 두 가지인데 ‘품절남, 품절녀’인 중국 본토 펀드와 ‘한도 제한이 없는’ 홍콩 펀드가 있다. 이 가운데 어떤 것이 좋은지 궁금해하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 우선 중국의 증권거래소 구조부터 알아야 한다.

중국 증권거래소는 상해 A와 B, 심천 A와 B, 중소기업판, 차스닥 등이 있다. A시장은 중국 국내 투자자와 일정한 자격을 갖춘 적격외국인기관투자가(QFII)가, B시장은 외국인투자자나 외환을 보유한 내국인 투자자가 거래하는 시장이다. 중국 본토 펀드는 이들 상해와 심천 증권거래소의 A주에 주로 투자한다.

홍콩 펀드가 주로 투자하는 홍콩 주식시장은 크게 메인보드시장과 GEM시장으로 나뉘는데 GEM시장은 우리나라의 코스닥시장과 같다. 메인보드시장은 H주와 레드칩(red chip)이 거래되는데 H주는 중국 본토에 설립된 국영기업이 홍콩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이고 레드칩은 중국 본토 이외의 지역에서 설립돼 홍콩에 상장된 기업이다.

외국인투자자에게 본토 주식시장은 제한적으로 개방돼 있기 때문에 외국인들은 주로 홍콩에 상장된 중국 기업과 미국 등 해외 주식시장에 상장된 중국 기업 등에 투자한다. 홍콩 펀드 역시 외국인투자자와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어떤 펀드가 유리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중국 본토 펀드와 홍콩 펀드는 각각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어느 것이 더 유리하다고 말할 순 없다. 따라서 두 개의 펀드를 적절하게 혼합하는 전략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 본토 펀드와 홍콩 펀드를 단순 비교하자면 투자처의 경우 본토 펀드는 상해와 심천 A주인 데 반해 홍콩 펀드는 홍콩시장과 나스닥시장 등이다. 이에 따라서 중국 본토 펀드의 비교지수는 상해A지수나 CSI300지수 등인데 비해 홍콩 펀드의 비교지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차이나(MSCI CHINA)인 경우가 많다. 이들이 투자하는 시장규모는 비슷하다. 2010년 12월 14일 현재 시가총액은 본토 펀드의 경우 3576조 원이며 홍콩 펀드는 3240조 원이다.

본토 펀드를 마케팅하는 담당자들은 소비재 등 내수진작책의 수혜를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이 주로 중국 본토 주식에 상장돼 있다며 본토 펀드를 택하는 게 유리하다고 주장한다.

업종별로 보면 두 펀드 간에 차이가 있다. 그 시장에만 있는 대표 기업을 따져보면 중국 본토 펀드의 경우 상해자동차 등 자동차 업체, 보산철강 등 철강 업체, 귀주모태 등 백주(술) 업체, 해통증권 등 증권 업체 등에 투자할 수 있다.

반면 홍콩 펀드의 경우 시누크·차이나모바일 등 레드칩 업체와 강사부·왕왕 등 음식료 업체, 바이두·텐센트 등 정보기술(IT) 업체에 투자할 수 있다. 본토 펀드가 일부 소비재나 증권업 투자에 유리한 반면 통신이나 IT, 에너지 종목 투자에는 불리하다.

반면 홍콩 펀드는 금융,에너지,통신 업종의 투자 비중이 높고 특히 본토에 비해 IT 종목 투자에 유리하다. 다만 홍콩 펀드라도 중국 본토 상장지수펀드(ETF)를 편입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해 본토 투자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MARKET INSIGHT] 중국 투자, 본토 펀드와 홍콩 펀드 중 어느 것이 유리할까?
적절한 비중으로 나눠 투자하는 지혜 필요

최근까지의 성과로 보자면 자금흐름과는 달린 홍콩 펀드가 중국 본토 펀드보다 훨씬 좋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10년 12월 9일 현재 홍콩 펀드는 연초 대비 5.63%의 수익률을 달성한 데 반해 중국 본토 펀드는 -2.03%에 머물렀다.

이는 본토 A주식시장이 홍콩 시장에 반해 폐쇄적인 시장이어서 글로벌 유동성의 혜택이 적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금리나 인플레이션 등 정부대책에 대해서는 본토 시장이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한편, 향후 위안화 절상에 따른 환율효과를 기대하고 본토 펀드에 투자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위안화가 큰 폭으로 절상되면 수출 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주식시장이 힘을 잃을 수도 있다.

결국 환율효과로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을 주가 하락이 상쇄시킬 수도 있는 것이다. 환율 변동은 주가만큼이나 예측이 불가능하다. 단기적으로 환율을 예상해 투자하는 것은 주가를 예측해서 주식을 사거나 파는 것과 마찬가지로 무모한 투자라고 할 수 있다.

한 국가의 화폐가치는 그 나라의 경제 성장과 같이 한다는 장기적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밖에도 본토 시장은 정책 리스크가 크고 신흥국 특성상 주가의 출렁임이 심하다는 특징이 있다. 또 과거 주가 상승을 번번이 좌절시켰던 비유통주 문제나 지나친 기업공개(IPO) 등의 위험요소도 많다.

반면 홍콩 시장은 국제화 정도가 높고 본토의 정치나 경제 상황에서 한발 물러서 있어 차이나 리스크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는다. 이런 특성들로 인해 국제 시장의 상황에 따라서도 두 시장이 달리 반응하는 특징이 있다.

즉 세계 주식시장이 강세일 경우 국제 투자자금의 신흥시장 유입으로 홍콩시장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다. 반면 세계 주식시장이 불안정할 경우엔 국제 투자자금의 영향이 적은 본토 펀드가 유리할 수 있다.

최근 가격 수준만 놓고 본다면 중국 본토 펀드보다는 홍콩 펀드가 유리하다. 저평가 정도를 나타내는 주가수익비율(PER·2010년 12월 14일 현재)을 기준으로 볼 때 중국 본토는 19.3배, 홍콩은 14.8배다.

PER이 낮을수록 가치 대비 저평가돼 있다고 할 수 있는 만큼 본토보다는 홍콩이 유리한 셈이다. 이외에도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은 환매와 관련된 유동성 차이다. 홍콩 펀드는 언제든지 환매 신청이 가능하며 신청 후 5~6일 정도면 대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반면 중국 본토 펀드는 환매가 자유롭지 않아 환매 대금을 받기까지 최장 40일을 기다릴 수도 있다. 매월 14일까지 환매를 신청하면 같은 달 25일에, 15일 이후에 신청하면 다음 달 25일에나 돌려받을 수 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외국 자본의 입출을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중국 본토 펀드와 홍콩 펀드 사이에 장단점이 각각 차이가 있다. 따라서 어떤 한 가지 점만 놓고 일방적으로 한쪽이 더 유리하다고 얘기하기가 어렵다.

우리가 중국 주식에 투자하는 이유는 중국 기업의 장기적 성장 과실을 얻기 위한 목적이라는 점에서 좋은 기업에 투자한다면 두 시장의 성과 차이는 결코 크지 않을 것이다. 결국 한쪽에 일방적으로 투자하기보다는 적절한 비중으로 나눠 투자하는 것이 지혜로운 투자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민주영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투자지혜연구소장 jymin@asset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