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에게 소개되는 돈을 버는 기술을 살펴보면 수긍이 가는 부분도 있지만 반드시 리스크를 동반한다. 장점은 크게 부각되고 리스크는 적게 소개되는 경우 소비자가 낭패를 보기도 한다.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 중 하나는 세상 돌아가는 것을 제대로 살펴보는 ‘관찰의 힘’에 있다.

영화 <컨스피러시>에서는 일상의 관찰에서 거대한 음모를 포착했지만, 우리는 관찰의 힘으로 이익을 만들 수 있다. 이번 호에서는 돈을 만드는 경제 실험을 다룬 책과, 중국이 진원지인 짝퉁 경제의 명암을 다룬 도서를 소개한다.

돈을 움직이는 경제 메커니즘

[이달의 책] 돈 버는 기술에 대한 교과서
일상을 세밀하게 관찰하는 노력과 실천으로 한번에 항공 마일리지 125만 마일을 얻은 실제 이야기가 있다. 125만 마일은 지구에서 달까지 거리의 다섯 배에 이른다. 이 이야기는 영화 <펀치 드렁크 러브>의 모티브가 됐다.

1999년 5월 초, 두 아이의 아버지인 데이비드 필립스는 우연히 냉동식품 포장지에 있는 판촉광고를 발견했다. 그 광고는 ‘그해 말까지 헬시 초이스(healthy choice)의 바코드를 보내주면 10개당 500마일을 제공한다’는 것이었다.

필립스는 보상 수치를 두 배로 받을 수 있는 기회를 포착했다. 5월 31일까지 바코드를 보내면, 10개당 1000마일을 준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스프나 시리얼 같은 식료품을 사들였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횡재를 만났다. 한 할인매장에서 헬시 초이스의 컵 푸딩을 단돈 25센트에 판매했던 것이다.

컵 하나에 하나씩의 바코드가 있었고, 각각 모두 판촉 대상이었다. 컵 푸딩에 투자하면 1000마일을 얻을 수 있었다. 굳이 수학자가 아니더라도 이 비율이 얼마나 유리한지 짐작할 수 있다. 2만5000마일이면 웬만한 미국 국내선 항공권을 살 수 있고 5만 마일이면 해외 항공권을 살 수 있기 때문에, 단돈 125달러(약 15만 원)면 세계 대부분의 도시를 다녀올 수 있는 셈이다.

사재기의 이유는 충분했다. 필립스는 캘리포니아의 자기 집 반경 300km 내에 있는 모든 식료품 할인 매장을 싹쓸이했다. 필립스를 도와 장모는 할인 매장의 푸딩 선반을 완전히 비워내고 여러 차례 방문한 끝에, 마침내 1만2500개의 컵 푸딩을 사들였다.

필립스가 관찰한 결과 할인 매장에서 팔리는 컵 푸딩을 예외로 하거나 마일리지로 교환해줄 바코드 수량의 상한선을 두는 등 별도의 규정은 없었다. 평상시 경영자들이 환경 허가를 잘 준수하는지 감시하는 일을 하던 필립스는 그런 세밀한 항목을 관찰하고 분석하는 일에 능숙했다.

5월 31일 마감이 임박하자, 푸딩 바코드 라벨을 벗기는 데 일손이 필요했다. 가족만으로는 감당이 안 됐다. 필립스는 구세군에 찾아가 바코드 라벨을 벗겨 돌려주는 조건으로 푸딩을 전부 기부했다.

덕분에 세금 공제까지 받아 2352달러를 돌려받았다. 이런 노력으로 필립스는 125만 마일을 얻었다. 총 지출비용 3140달러에다, 80시간을 투자한 결과였다. 그는 시스템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었다. 우선 참가에 드는 비용과 수익을 계산했고, 이후에는 분쟁에 대비해 바코드를 일일이 복사하고, 구매 과정을 비디오로 녹화해 기록을 남겼다.

실제 나중에 회사와의 분쟁이 생겼을 때 이들 자료는 매우 유용하게 쓰였다. 모든 사람들이 데이비드처럼 빈틈없고 조직적이지는 않다. 그러나 충분한 인센티브가 주어진다면 누구나 게임의 허점을 찾아내고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규칙을 전복시킬 수 있다.

<머니랩>(케이윳 첸 외 지음·타임비즈)은 돈(Money)과 실험실(Laboratory)을 합쳐 만든 용어로 제목 그대로 돈에 대한 다양한 실험을 보여준다. 저자는 세계 최초이자 포춘 500대 기업 최초로 휴렛팩커드의 사내 실험경제학 연구소인 HP(Hewlett-Packard) 연구소 대표다.

이 책을 통해 남들이 예측하지 못한 것을 예측하고, 측정하지 못한 결과를 실측하며, 적용하지 못한 결과를 적용할 수 있게 된다. 무엇보다 인간의 경제활동에 대한 우리의 시야를 근시안적이고 단선적인 것에서 좀 더 입체적인 것으로 향상시켜 준다.

짝퉁을 알면 경제가 보인다

중국을 통칭하는 별명은 다양하다. 요즘 중국에서는 ‘산자이(山寨)’이라는 말이 유행이다. 통째로 베끼거나 표절한다는 뜻과 짝퉁, 모조품, 복제품, 유사품 등의 의미로 광범위하게 쓰이는 산자이라는 말이 오늘의 중국을 상징하는 문화코드로 정착된 것이다.

<짝퉁전쟁>(홍순도 지음·올림)은 ‘짝퉁천국’이라고 불리는 중국의 겉과 속을 자세히 다루고 있다. 중국 최고의 짝퉁 제품으로 꼽히는 ‘하이폰(Hi-Phone)’에서부터 아이패드(iPad)보다 먼저 출시된 짝퉁 ‘아이페드(iPed)’까지, 상상을 초월하는 중국의 산자이 문화의 실상을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전 세계 구석구석까지 상당한 파급력을 미치고 있는 짝퉁전쟁으로 인한 사회적인 문제를 살펴보고, 이에 대한 한국 기업들의 전략과 대비책도 제시한다.

‘세계의 공장’ 중국의 짝퉁이 전 세계 구석구석까지 상당한 파급력을 행사하고 있다. 특히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 일본, 동남아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중국에서 수입한 짝퉁 제품이나 불량식품이 심심치 않게 신문 지면을 장식하는 것은 물론이고, 중국산 짝퉁 브랜드의 범람으로 인한 피해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짝퉁 때문에 생존이 위태로워진 기업도 있다. S보드를 생산하는 한국 기업 슬로비는 중국산 짝퉁에 밀려 2006년 100억 원에 이르던 매출이 2010년 1억 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직접적인 동기는 “특단의 조치가 없는 한 한국 사회가 중국의 산자이 문화에 휘말려 들어가 울며 겨자 먹기 식 피해를 되풀이할 개연성이 다분하다”는 것이다.

현지 상황을 정확히 판단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전략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성과를 거둔 LG전자, 삼성물산, 한국 울시 등의 사례는 많은 한국 기업들에 필요한 교훈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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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로 바라본 한국 경제의 실체

<환율 지식이 돈이다>(송기균 지음·21세기북스)
[이달의 책] 돈 버는 기술에 대한 교과서
환율은 시장에서 결정된다. 수요와 공급의 경제 원리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의 환율은 그렇지 않았다. 2008년 3월부터 2009년 말까지 달러의 공급이 수요를 166억 달러 초과했다. 그러나 환율은 치솟았다. 정부가 인위적으로 개입해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깨면서 고환율정책을 시행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글로벌 금융위기의 와중에 유독 우리나라가 고환율을 기록하며 외환위기에 시달려야 했다. 고환율로 기업이익이 증가하면 경제가 살아날까. 생산의 증가가 아니라 환율 효과의 불로소득으로 이익이 증가하면 경제의 활력과 생산성이 향상되지 않는다.

자산버블을 기반으로 한 한국의 가계부채 증가 속도는 심각한 지경이다. 한국판 서브프라임 사태의 경고등이 켜진 것이다. 만약 거품이 잔뜩 낀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이 책은 수출 위주의 한국 경제에서 고환율은 청신호이며 그렇기 때문에 기업이익이 늘어나면 경제가 좋아진다는 기존의 인식에 문제를 제기한다. 이제 거품을 걷어내고 실질적인 성장의 길로 가야 한다고 말하며, 부채를 줄이고 가계소득을 늘리기 위해서는 고환율정책을 시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고환율 정책에 대한 분석을 통해 정책당국과 국민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경제 현상의 본질을 파헤치고, 보다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투자의 고수가 되는 아이폰 활용법

<아이폰으로 투자하라>(최현준 지음·한빛비즈)
[이달의 책] 돈 버는 기술에 대한 교과서
현대인에게 컴퓨터와 인터넷은 이미 생활필수품이 됐다. 각 가정과 사무실에 컴퓨터가 보급되고, 초고속 인터넷은 거미줄처럼 시골까지 깔렸다. 컴퓨터와 인터넷이 우리 생활에 큰 변화를 준 것처럼 투자 생활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의 보급은 큰 혁명이었다. 증권사 객장에서 일부 투자자들에 의해 이루어지던 투자 활동이 컴퓨터와 인터넷의 보급으로 대중들에게 확산된 것이다.

지금 다시 한번 큰 변화의 기로에 서있다. 아이폰으로 대표되는 모바일 인터넷의 보급으로 투자 환경이 또다시 변화하고 있다. 아이폰과 모바일 인터넷이 과거 컴퓨터와 인터넷의 보급만큼 투자 환경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 두고 볼 일이지만, 분명 투자 환경이 변화하고 이에 따른 격차가 생길 것은 분명하다.

이 책은 투자 활동에서의 아이폰 활용법을 전해준다. 투자자에게 미치는 아이폰의 가치와 영향을 설명하면서, 투자 행위에서 실행 가능한 다양한 방법을 소개한다. 투자 정보는 물론, 경제 신문과 경제 방송 등을 아이폰으로 쉽고 빠르게 찾아보는 방법을 알려준다.

투자 활동에 도움이 되는 앱스토어 활용법도 얻을 수 있다. 아이폰에서 앱스토어 계정을 만든 다음, 투자 활동에 필요한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받도록 돕는다. 이 책은 아이폰을 투자 환경에 맞춰 더욱 스마트하게 사용하는 노하우를 전달한다.

강경태 한국CEO연구소 소장 ktkang21@han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