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11월 10일 현재 일반 주식형 펀드는 연초 이후 14.3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글로벌 주식형 펀드 역시 8.29%의 수익을 올렸으며 투자자들이 몰렸던 중국 펀드는 11.62%, 글로벌 신흥국 주식 펀드는 9.87%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반면 일반 채권 펀드의 수익률은 4.75%, 머니마켓펀드(MMF)는 2.17%로 나타났다. 국내 주식형 펀드 중에는 중소형 주식 펀드가 21.56%의 높은 수익률을 올렸으며 해외 국가 펀드 중에는 인도 펀드가 25.14%의 수익을 냈다.

이렇게 우수한 성과에도 주식형 펀드는 지난해 연말 대비 무려 22조1370억 원이나 감소했다. 반면 혼합형은 2조1080억 원, 채권형은 6조9916억 원 늘었으며 투자 대기성 자금이랄 수 있는 MMF가 8조6122억 원 증가했다.

주가 상승으로 수익률이 회복된 투자자들이 일단 주식형 펀드에서 빠져나왔지만 일부 채권형으로 옮겼을 뿐 대부분은 마땅히 갈 곳을 찾지 못해 부동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2011년은 금융위기 이후 3년이 경과하는 해로 펀드 시장은 점차 그 후유증에서 서서히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Market Insight] 2011년 펀드 투자 4대전략 중국 등 이머징국가 소비에 주목
결국 금융위기의 트라우마에 대해 가장 좋은 치유 방법은 ‘시간’이다. 투자자들이 그동안의 극심한 손실에 따른 충격에서 벗어나면 주식형 펀드로 다시 발길을 돌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소비자물가의 상승에 따라 예금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진입함에 따라 더 이상 은행 예·적금 및 MMF의 투자 메리트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 채권형 펀드 역시 낮은 기대수익률과 금리 상승에 따른 수익률 하락 등으로 자금을 맡기기에 부담이 높아졌다. 경기 회복을 위한 각국 정부의 노력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이에 따른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면서 결국 주식형 펀드로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이다.

그렇다면 2011년에는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 최근과 같이 풍부한 유동성에 따른 주가 상승이 지속될 수 있을까. 여간 궁금한 문제가 아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정확하게 예측하면서 가장 주목받는 경제학자로 떠오른 누리엘 루비니(Nouriel Roubini) 미국 뉴욕대 교수는 그의 저서 <위기의 경제학>에서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세계 경제가 다시 반등한다 하더라도 여전한 위험과 취약성이 앞으로 또 다른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며 “막대한 재정 적자로 인해 몇몇 국가에서 자국 채무에 대한 지급 정지를 선언하거나 채무를 해결하기 위해 화폐를 발행하려다 고(高)인플레이션을 불러올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주가가 오를수록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2011년 펀드 투자 전략의 핵심을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자신의 투자 목표와 기간, 투자 성향 등을 감안해 전체 자산을 놓고 균형 있는 분산투자가 시급하다. 분산투자가 필요한 것은 우리가 미래를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분산투자를 하면 갑작스런 변화에도 자산을 전부 잃는 위험을 피할 수 있다.

투자와 관련된 의사 결정은 자산 배분과 종목 선택, 마켓 타이밍이 있다. 이 중 자신에게 맞는 자산 배분 결정이 장기적인 운용 성과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즉 종목을 선택하거나 시장 상황에 따라 주식 투자 비중을 조정하는 것은 자칫 엇갈려 더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자산 배분과 관련된 결정에서 주식과 채권 자산으로 적절하게 나누는 것이 가장 중요한 주제다. 그리고 스타일이나 국내외 등도 빠질 수 없는 기준이다.

둘째, 이제라도 ‘라이프 사이클(Life Cycle)’과 관련된 투자 목표를 명확히 해야 한다. 상당수 투자자들이 투자를 중단할 것인지 혹은 계속할 것인지, 아니면 지금이라도 들어가야 하는지 여간 고민스럽지 않다. 이런 고민의 근본적인 원인은 투자 목표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투자 목표 없이 막연한 시장 예측에 매달려 의사 결정을 하려고 한다. 투자나 환매 여부에 대한 결정은 시장 상황이 아닌 자신의 투자 목표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 단기적인 시장 예측에 의존한 투자 결정은 큰 손실로 이어지기 쉽다. 결국 시장 상황만 좇다 보면 자칫 자녀 교육비나 노후 자금이 부족할 수도 있다.
[Market Insight] 2011년 펀드 투자 4대전략 중국 등 이머징국가 소비에 주목
투자 목표를 명확히 하면 투자 기간이 정해지기 때문에 시장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지속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 이렇듯 투자 목표는 급변하는 시장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적응하기 위한 핵심 열쇠라고 할 수 있다.

투자 목표는 동기를 부여하고 시장 변화에 견딜 수 있는 에너지를 심어준다. 주가나 금리가 오르내리는 데 따른 각종 스트레스나 심적 갈등을 극복할 수 있는 탄력성을 제공한다. 지나간 투자를 되돌아보며 만족스런 성과를 올렸는지 아닌지 평가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결혼을 해서 자녀를 낳아 기르고 은퇴를 한 후 노후를 보내는 등 비슷한 라이프 사이클을 갖는다. 이혼을 했다거나 장애우 자녀가 있는 등 특수한 상황도 예측할 수 있다.

따라서 구체적인 투자를 집행하기 전에 이 같은 라이프 사이클에 따른 기간별 재무 목표를 분류하고 그에 따른 투자 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기준으로 기존의 투자를 다시 정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셋째, 주식형 펀드를 중심으로 자산관리를 한다. 어떤 형태로든 이미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인플레이션 상황이 되면 가장 우선적으로 관심을 모으는 자산이 바로 금이다. 최근 금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역사적으로 금값이 많이 오르는 때는 두 가지 경우인데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할 때와 불황에 가까운 상황이 벌어지고 예금조차 믿고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을 때다. 2008년 상반기에 인플레이션 공포가 확산되면서 금값이 급격하게 상승한 바 있다.

또 같은 해에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자 금의 안정성이 주목받은 바 있다. 하지만 이러한 위협이 사라지면 금값은 급격히 떨어지기도 한다. 금 가격 추이를 보면 변동성이 매우 심한데 이는 비상식적인 믿음이나 거품에 의해 좌우된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따라서 무조건적으로 인플레이션에 대비해 금으로 달려가는 것은 위험한 투자라고 할 수 있다. 인플레이션에 대처하는 가장 좋은 투자는 오히려 주식이다. 이는 기업의 수익이 인플레이션에 대해 내재적으로 보호돼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라면회사의 경우 밀가루 값이 올랐다면 원재료 값이 오른 만큼 라면 값을 올릴 것이다. 결국 인플레이션은 회사의 매출과 비용을 증폭시키는 데 불과할 뿐이며 순이익은 늘어날 것이다. 세계적인 투자석학인 제러미 시겔(Jeremy Siegel)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장기적으로 주식이 물가 상승에 대해 매우 좋은 헤지 수단이 될 수 있다”며 “급격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가지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주식은 최고의 투자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넷째, 중국 등 이머징 국가의 경제와 소비에 주목해야 한다.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 과정에서 이머징 국가들이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빠르게 부상했다. 이들은 누가 뭐라고 해도 세계 경제를 견인하고 있다.

비록 위험요인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거대한 내수 소비 시장과 도시화의 진전, 풍부한 재정 흑자와 달러 보유 등은 결코 한두 해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따라서 효율적인 자산운용을 위해서는 중국 등 이머징 국가들의 햇볕이 비추는 곳에 투자를 일정 비중 이상 반드시 가져가야 한다.

민주영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투자지혜연구소장 jymin@asset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