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체사레 파조티

할리우드와 우리나라 여배우들 사이에서 ‘하이힐’로 유명한 슈즈 브랜드 ‘체사레 파조티(CESARE PACIOTTI)’의 디자이너인 체사레 파조티가 한국을 찾았다. 애초에 남성 슈즈로 출발했던 브랜드는, 여성 슈즈 부문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인 데 이어 60여 년이 지난 현재 세컨드 라인인 ‘파조티 포러스(PACIOTTI 4US)’를 비롯해 의류와 주얼리, 아이웨어, 란제리, 워치 컬렉션으로까지 성장했다.

톱스타 장동건이 결혼식 때 선택한 턱시도 슈즈와 SBS TV 드라마 <스타일>에서 김혜수의 아찔한 하이힐로 선택됐던 그린색 슈즈가 바로 ‘체사레 파조티’다.
[Spot Interview] “유니크한 디자인으로 한국 소비자 ‘자존심’도 높일 터”
패리스 힐튼, 린제이 로한, 비욘세 놀스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선호한다고 들었다. 체사레 파조티의 단골 스타들에겐 특별한 할인 혜택이 있나.

“(웃음) 그렇지 않다. 비욘세는 오랜 단골이고 영화 <라스트 나이트>로 알려진 에바 멘데스 등 스타들이 많은데, 그들도 일반 고객들처럼 숍에 와서 돈을 내고 구입한다.”

회사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체사레 파조티는 1948년 부모님께서 이탈리아 밀란의 작은 숍으로 출발한 브랜드다. 60년이 지난 현재는 파리, 런던, 뉴욕, 로스앤젤레스, 도쿄, 서울, 두바이 등 전 세계에 5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할 정도로 성장했다.

유럽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미국은 최근 들어 급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최근 집중하는 시장은 아시아다. 일본에서는 신진 디자이너와 함께 협업을 하는 등 브랜드 구축에 힘쓰고 있다. SPA(생산, 소매, 유통 일체를 직영) 부문 매출 규모는 1억5000만 유로 정도 된다.”

한국 시장과 소비자에 대한 평가는.

“한국은 1994년에 진출했는데 매우 매력적이며 중요한 시장이라 상당한 열정을 갖고 있다. 흔히 미국이 시장 규모가 크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보수적인 시장이며 ‘길거리 패션’이 주를 이루는 곳이다. 반면에 한국 사람들은 패션에 대한 관심도가 매우 높다. 또한 패션에 대한 기호(taste)도 고상한 편이며, 중산층 이상만 돼도 명품 소비율이 높은 편이다.”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 시장과 비교하면 어떤가.

“중국의 패션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패션에 ‘돈을 쓴다’는 것과 패션을 ‘느끼는(feel)’ 것은 별개의 문제다. 그런 관점에서 중국은 아직 영(young) 마켓이랄 수 있다. 특정한 기호를 발견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일본 시장과 소비자는 유럽 시장만큼 성숙하다. 한국 시장은 중국 보다는 일본과 비슷하다고 본다.”

여성 슈즈에 아찔한 하이힐이 많이 보인다. 슈즈의 미려한 디자인이 편안함을 앞서야 한다고 보는가.

“체사레 파조티도 낮은 굽 슈즈를 생산하고 있다.(웃음) 하지만 슈즈의 편안함이 낮은 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하이힐이라고 해서 편안함을 무시할 순 없다는 얘기다.

체사레 파조티의 하이힐은 섹시하고 파워풀한 여성미를 강조하는데, 여성의 자존심과 자존감을 살려주는 디자인이 특징이다. 그래서 체사레 파조티는 어느 장소에서든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유니크하다.”

가격대와 제작 기간은.

“퍼스트 라인인 ‘체사레 파조티’의 경우 디자인과 소재에 따라 90만~300만 원 선이며, 세컨드 라인인 ‘파조티 포러스’의 경우 40만~80만 원 선이다. 100% 주문 제작의 경우 한국에서 주문해서 이탈리아 본사에서 생산한 완제품을 받기까지 약 4개월 정도 소요된다.”

글 장헌주·사진 이승재 기자 c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