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가까워지면서 각종 정책 이슈를 등에 업고 코스닥 중소형주들이 증시 상승 랠리에 동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봄은 왔는데 봄 같지 않구나(春來不似春).’코스피지수가 1900선까지 올라간 요즘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이 느끼는 감정이다. 전반적인 시장은 좋아졌다고 하는데 갖고 있는 종목은 좀처럼 오르지 않아 나오는 이야기다.

이같이 시장과 개인투자자가 느끼는 온도차는 역시 중소형주의 부진에 따른 것이다. 기관과 외국인들이 대형주를 중심으로 매수하면서 전체적인 지수는 올라갔지만 개인들이 주로 매입하는 중소형주까지는 아직 온기가 전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0월 들어 모처럼 코스닥지수가 500을 넘는 모습을 보였지만 1900선까지 뚫은 코스피지수와 비교하면 초라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Market Issue] 베스트 애널리스트들이 추천하는 코스닥 중소형 가치주
하지만 이 같은 중소형주 투자자들의 소외감이 보상 받을 날도 멀지 않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코스피지수 상승 과정에서 매수세가 집중된 일부 대형 종목은 지나치게 오른 만큼 조정받을 수밖에 없다”며 “조만간 주가 상승에서 소외된 중소형 가치주들이 주목받을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봉원길 대신증권 스몰캡팀장은 “코스닥에서 정보기술(IT)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45%에 이르다 보니 IT 종목들이 약세를 띠기 시작한 2분기 이후로는 중소형주들도 힘을 못 쓰고 있다”며 “하지만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쏟아져 나올 각종 정책 이슈를 등에 업고 중소형주도 증시 상승 랠리에 동참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의 이같은 전망이 들어맞는다면 투자자들로서는 유망한 중소형주를 선정하는 것이 최대의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실적에 비해 주가가 낮게 형성돼 있는 종목을 골라내는 것이 관건이다.

올 연말과 내년 상반기까지 바라봤을 때 주가 상승 가능성이 높으면서 저평가돼 있는 중소형주는 어떤 것이 있을까.

한국경제신문의 자매지 한경비즈니스의 ‘2010년 상반기 베스트 애널리스트’시상식에서 스몰캡 분야 상위 5위 안에 든 증권사 스몰캡팀(대신, 대우, 동부, 유진투자, 한화)을 대상으로 향후 6개월간 유망 중소형주를 물었다. 각 증권사마다 3개 종목 추천을 요청한 결과 중복 추천을 포함, 13개 종목이 선정됐다.

유비벨록스, 이엔에프테크놀로지 복수 추천
[Market Issue] 베스트 애널리스트들이 추천하는 코스닥 중소형 가치주
각 증권사별로 2개씩 추천받은 유망 중소형주 중에서 유비벨록스와 이엔에프테크놀로지가 증권사 두 곳으로부터 추천을 받았다. 휴대전화로 각종 결제 및 금융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스마트카드를 생산하는 유비벨록스는 스마트폰 보급 확대와 관련된 성장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스몰캡팀장은 “유비벨록스는 스마트카드를 비롯한 모바일 솔루션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풍부한 경험에 적극적으로 연구·개발(M&A)도 하고 있어 앞으로도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현대자동차 차량에 탑재될 모바일 연동 플랫폼 주관업체로 선정된 것도 추천 이유다. 유비벨록스가 개발할 차량용 모바일 연동 플랫폼에는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 내비게이션, 차량 상태관리 및 파손 방지 시스템 등이 포함돼 있다.

이엔에프테크놀로지는 내년부터 2차전지 재료사업에 신규 진출할 계획이다. 액정표시장치(LCD) 생산에 꼭 필요한 신너를 생산해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는 이엔에프테크놀로지는 2차전지 재료 생산을 통해 매출 및 영업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김평진 대우증권 투자분석파트장은 “이엔에프테크놀로지가 국내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컬러필터용 컬러페이스트 등 신제품이 호조를 보이는 상황에서 LG화학과의 제휴를 통해 2차전지용 전구체 비즈니스도 성공적으로 시작했다”며 “올해는 작년보다 33% 늘어난 1263억 원의 매출에 142억 원의 순이익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IT에서는 스마트폰 수혜주

이오테크닉스, 디지텍시스템, 리노공업 등은 IT 유망주로 추천됐다. 반도체 후공정업체인 이오테크닉스는 스마트폰 생산량 증가에 따른 그래픽용 비메모리 반도체 관련 수주가 늘어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태양광, 발광다이오드(LED) 등의 레이저 장비 시장에도 진출해 매출이 다변화되고 있다.

디지텍시스템은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터치스크린을 생산한다. 삼성전자에서 출시할 예정인 갤럭시탭에도 7인치 터치 패널을 공급하기로 해 내년부터 본격적인 성장세가 나타날 전망이다. 반도체 검사기기를 제작하는 리노공업도 최근 스마트폰용 비메모리 반도체의 수요 증가를 업고 실적이 증가하고 있다.

태양광에서는 신성홀딩스 주목

태양광발전 분야에서는 신성홀딩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태양전지를 생산하는 신성홀딩스는 최근 품질 개선을 통해 원가율은 떨어지면서 판매량은 늘어나고 있다. 봉 원길 팀장은 이 회사에 대해 “현재 공장 가동률이 100%인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시설 증설을 하고 있다”며 “증설 효과로 내년부터 출하량이 늘어나면서 매출과 수익도 급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태양전지에 들어가는 전극재료를 만드는 대주전자재료도 태양광 이외의 신사업 추진에 따른 실적 증가가 기대된다. 이 회사는 정부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가 적극적인 국산화 의지를 보이고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관련 재료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영풍정밀도 수주 늘어날 듯

영풍정밀은 펌프 및 밸브 부문에서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4대강사업을 비롯해 펌프장, 배수장 등의 건설 확대로 수주 모멘텀에 따른 실적 개선이 나타날 전망이다. 영풍정밀이 지분을 갖고 있는 고려아연과 영풍으로부터의 수주도 기대되는 데다 지분법 평가이익에 따른 순이익 증가도 뒤따를 가능성이 크다.

같은 기계주의 일진에너지는 매출 비중이 수익성 낮은 화공플랜트 부문에서 신재생에너지 부문으로 이전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여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외에 한솔케미칼은 과산화수소 공급 부족에 따른 수혜를, 베이직하우스는 중국 내 자회사의 지점망 확대로 고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분석됐다.

오주식 한화증권 책임연구원은 “반도체 생산 및 LCD 공정에 들어가는 과산화수소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한솔케미칼의 실적도 덩달아 올라갈 것”이라며 “베이직하우스는 중장기적으로 위안화 절상에 따른 수혜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동부증권은 TV 셋톱박스를 생산하는 휴맥스와 가온미디어가 HD 방송 및 스마트TV의 보급 확대로 나란히 실적 성장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노경목 한국경제신문 증권부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