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산관리회사 GAM 투자부문 폴 맥나마라 대표

글로벌 자산관리회사 갬(GAM)은 전 세계 10개국에 오피스를 두고, 총 500억 달러를 운용하고 있다. GAM의 채권과 외환 투자부문을 맡고 있는 폴 맥나마라 대표가 이끄는 팀은 25년 이상 이머징마켓의 채권과 외환 투자 전략을 수립하고 운용해왔다. 맥나마라 대표에게 GAM이 이머징마켓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는 이유를 들었다.
[Special Interview] “한국 채권 시장은 중국보다도 매력적”
먼저 GAM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GAM은 1983년 설립된 자산관리회사로 ‘고객의 절대 수익’을 목적으로 합니다. 전통적인 투자 수단과 함께 헤지펀드 등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영국 등 전 세계 10개의 오피스를 두고 있으며 아시아에는 도쿄와 홍콩에 오피스가 있습니다. 일본은 도쿄에서 주관하며 이외에 아시아 지역은 홍콩 오피스에서 관할하고 있습니다.”

자산운용 규모는 어느 정도입니까.

“전체 자산 규모는 500억 달러 정도입니다. 기관투자가에서 민간은행까지 GAM의 고객 스펙트럼은 다양한 편입니다. 초기부터 외환 등에 특화된 투자와 인수·합병(M&A)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내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GAM은 투자자에게 보다 다양한 옵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제가 GAM에 합류한 것도 지난해 M&A를 통해서입니다.”

맥나마라 대표가 이끄는 팀에 대해 보다 자세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제가 이끄는 팀은 25년 이상 이머징마켓의 채권과 외환 투자 전략을 수립하고 운용해왔습니다. 2010년 6월 30일 기준으로 관리 자산 규모는 36억 달러가 조금 넘습니다. 우리 팀은 격동하는 경제위기와 회복 흐름을 다루면서 다진 폭넓은 경험과, 시장 변화에 관여하면서 쌓아온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도를 통해 투자 방향을 결정하고 있습니다. 투자 방식은 주요 경제지표와 구조적,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시장 내 흐름을 통해 결정됩니다.”

GAM이 한국 시장에 진출한 것은 언제입니까.

“홍콩 지사에서 한국을 관할하고 있습니다. 2004년 한국 시장에 처음 진출했고, 이후 역외펀드 등에 포트폴리오를 제공해왔습니다. 홍콩 지사에서는 전담반을 두고 한국 시장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있습니다.”

[Special Interview] “한국 채권 시장은 중국보다도 매력적”
많은 글로벌 투자가들이 한국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듯합니다. 맥나마라 대표께서는 한국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시는지요.


“한국이 매력적이라는 데 저도 동의합니다. 한국은 아시아 금융시장 중 자산 확보가 아주 잘 된 곳 중 하나입니다. 2008년 전 세계가 금융위기로 어려움에 처했을 때도, 한국은 민간부분 등에서 견고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최근에는 유럽 국가들에서는 볼 수 없는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맥나마라 대표의 팀은 채권과 외환 투자가 전문이라고 들었습니다. 기업에 대한 투자는 하지 않습니까.

“네, 저희는 채권과 외환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한국 채권 시장은 어떻습니까.

“GAM은 이머징 국가 중에서 중국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채권에 관한 한 그런 중국보다 한국이 훨씬 매력적이라고 봅니다. 한국 채권 시장은 리스크가 낮으면서도 성장성이 뛰어난 몇 안 되는 투자처 중 하나입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환율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한국도 정부를 비롯해 민간에서 환율 변화에 주목하고 있는데요.

“저도 매우 흥미롭게 보고 있습니다. 아시아를 비롯한 전 세계 이머징 국가의 통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한국도 비슷한 상황인 듯한데, 결국은 미국과 중국이 칼자루를 쥐고 있다고 봅니다. 미국과 중국이 어떤 식으로든 타결을 볼 거라고 봅니다. 그렇지 않다면 국가 간에 다른 형태의 제재가 가해질 수도 있으니까요.”

올 들어 중국이 위안화 절상에 대한 의지를 조금씩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 미국과 중국의 협상이 어떤 식으로 타결을 볼 거라고 예상하십니까.

“미국뿐 아니라 최근에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중국과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월 1% 정도의 인상이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이는 중국이 시장경제를 받아들이던 초기 수준입니다. 이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GAM은 오랫동안 이머징마켓에 투자를 해왔습니다. 이머징마켓에 대한 남다른 투자 노하우가 있을 듯합니다.

“GAM은 오래전부터 이머징마켓에 투자하면서 여러 번 어려움에 직면했습니다. 1994년에는 멕시코, 1997년에는 아시아, 1998년에는 러시아 위기를 경험했습니다. 이런 위기를 겪으면서 우리 나름의 노하우를 쌓게 됐고, 실제 그런 위험에 대응하는 시스템을 마련하게 됐습니다.”

지금은 이머징마켓보다 그리스와 스페인 같은 유럽 국가들의 위험이 더 큰 듯한데요.

“사실입니다. 흥미로운 건 현재 그리스의 상황이 금리 등에서 2002년 아르헨티나의 상황과 유사하다는 점입니다. 아일랜드와 스페인은 과거 태국과 한국의 상황과 유사합니다. 은행의 해외 차입금 비중이 크고 금리도 문제가 있거든요. 차이점이라면 태국과 한국은 평가절하를 통해 위기를 극복한 반면 아일랜드와 스페인은 위기를 극복할 묘안이 딱히 없다는 점이죠.”
동유럽과 선진 시장의 현재 경제 상황을 볼 때 이머징마켓으로의 유동성 이동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향후 가장 주목할 곳으로 폴 맥나마라 대표는 중국을 꼽았다.
동유럽과 선진 시장의 현재 경제 상황을 볼 때 이머징마켓으로의 유동성 이동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향후 가장 주목할 곳으로 폴 맥나마라 대표는 중국을 꼽았다.
이머징마켓 투자를 통해 위험에 대응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하셨는데, 어떤 것인지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경제위기의 주기를 이해하고 예측하는 것인데, ‘위기주기 필터링 전략’이라고 부릅니다. 펀드매니저가 신흥국 시장 경제가 변화의 변곡점에 위치해 있는지를 나름대로 파악하는 지표를 활용하는 투자 전략입니다.

GAM 고유의 ‘위기 주기(Crisis Cycle)’ 필터를 통해 투자대상국가가 단기간에 경제회복기를 겪을지, 극도의 통화가치 절하나 채무불이행 등을 겪을지 여부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어떤 성과를 냈습니까.

“10년 이상 검증과 개발을 진행해온 GAM의 ‘위기 주기’ 필터는 공공·민간 분야 부채 위기, 인플레이션 사례나 정책 관리 등과 같은 복잡한 부문 분석을 통해 필터링을 합니다. 역사적으로 ‘위기 주기’ 필터는 2003년 터키, 2004년 우루과이, 2009년 러시아같이 국가 회복 시점의 조기 투자를 통해 수익을 올리는 데 큰 기여를 했습니다. 또한 2006년 헝가리, 2008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통화 붕괴를 예측함으로써 수익성 높은 포트폴리오 구성에 도움을 줬습니다.”

이머징마켓의 경제 전망과 투자에도 남다르다고 들었습니다.

“GAM의 펀드매니저들은 이머징마켓의 역학 관계를 파악할 때 훨씬 포괄적이고 거시경제적 접근 방식을 취합니다. 때문에 GAM의 펀드매니저들은 채권 및 외환 시장 지식을 총망라해 11명의 다른 채권 투자 전문가 네트워크를 구축해 톱다운 방식의 글로벌 차원에서 거시경제 전망을 내놓습니다.

이를 활용해 펀드매니저들은 높은 확신 접근 방식을 바탕으로, 약 8~12개 투자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한 30~40개 포지션의 펀드를 조성합니다.

또한 과반수의 펀드를 상당 규모의 중·단기, 구조적인 부채, 그리고 통화 포지션으로 투자하고, 펀더멘털 중심으로 수개월 내 성과를 얻는 계획으로 투자합니다.

이 펀드들은 주 단위로 단기적, 전략적 기회를 파악하고, 기회에 대해 구체적인 모멘텀이나 기술적 요인들이 있는지 파악해 투자 기회를 보완하고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합니다.”

GAM이 한국에서는 세계 최대 펀드오브헤지펀드의 운용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헤지펀드들이 이머징마켓에 어떤 접근 전략을 갖고 있습니까.

“대부분의 자금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유를 하고, 극히 일부 자금만 절대 수익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중국 등 이머징마켓은 전망이 밝기 때문에 보유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현재 이머징마켓의 매력 중 하나는 풍부한 유동성일 것입니다. 언제까지 지금의 유동성이 유지될 걸로 보십니까.

“유동자금이 은행의 차입금이 과다한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동유럽과 선진 시장으로 가기에는 현재로서는 한계가 있다고 보입니다. 따라서 향후 5년간은 유동성이 아시아로 몰려들 것으로 봅니다.”

글 신규섭·사진 이승재 기자 wa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