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비싼 쇼핑 지역은?

지난 1년간 세계적으로 리테일 상권이 회복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라틴 아메리카와 아시아태평양 등 신흥 시장의 약진이 거세다. 전 세계 상권의 흐름을 짚어본다. 전 세계 주요 리테일 상권이 지난 12개월 동안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라틴 아메리카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리테일 임대가가 가장 큰 상승을 나타낸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종합부동산컨설팅 업체인 쿠시먼 앤드 웨이크필드(Cushman & Wakefield)의 리테일 연례 보고서인 ‘세계의 주요 번화가(Main Streets Across the World 2010)’에 따르면 올 6월까지 1년 동안 조사 대상 전 세계 59개 국가 중 3분의 2 이상 지역에서 임대가가 상승하거나 현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쿠시먼 앤드 웨이크필드의 본 연례 보고서는 59개국, 269개 지역의 유명 리테일 시장 상황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로, 글로벌 랭킹은 각 조사대상 국가 내 가장 비싼 쇼핑 지역 한 곳씩만 선정해 작성됐다.
뉴욕 5번가와 홍콩의 코즈웨이 베이가 세계에서 임대료가 가장 비싼 지역으로 조사됐다. 신흥 시장의 성장도 눈에 띄는데, 이는 관광 산업 활성화와 글로벌 리테일러들의 수요 증가에 기인한 바 크다.
뉴욕 5번가와 홍콩의 코즈웨이 베이가 세계에서 임대료가 가장 비싼 지역으로 조사됐다. 신흥 시장의 성장도 눈에 띄는데, 이는 관광 산업 활성화와 글로벌 리테일러들의 수요 증가에 기인한 바 크다.
뉴욕 5번가, 홍콩 코즈웨이 베이 나란히 임대가 1, 2위

임대료가 가장 비싼 곳은 역시 미국 뉴욕 5번가였다. 뉴욕 5번가의 임대료는 지난 1년간 8.8% 상승하며 9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비싼 쇼핑 지역의 자리를 지켰고 홍콩의 코즈웨이 베이가 2위를 기록했다.

영국 런던의 뉴 본드 스트리트(New Bond Street)는 2단계 상승하면서 임대료가 9.5% 하락한 파리 샹젤리제 거리를 따라잡으며 유럽 내에서 가장 비싼 쇼핑 지역으로 전체 3위에 올랐다.

신흥 시장들은 관광사업 활성화와 글로벌 리테일러들의 수요 증가로 인해 호조를 나타냈다. 브라질 상파울로의 하독 로보 스트리트(Haddock Lobo Street)는 임대료가 92% 상승하며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 일본 도쿄 긴자 거리는 전체 순위 5위에서 3위로, 서울 명동은 11위에서 8위로 3단계 상승했다.

유럽 내 조사 지역 중에서 뉴 본드 스트리트는 19.4%로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인도 뭄바이 링킹 로드(Lin king Road) 지역이 33%로 가장 큰 상승 폭을 나타냈다. 전체적으로 가장 크게 임대료가 하락한 곳은 불가리아 알렉산더 베탄베그와 알렉산드로브스카 지역으로 50% 하락했다.

유럽은 전체적으로 임대료가 4.5% 하락했다. 아일랜드 더블린의 그래프턴 스트리트(Grafton Street)는 25.7% 하락하며 전체 순위 8위에서 13위로, 그리스 아테네 에르무(Ermou)는 15.4% 하락하며 전체 순위에서 7단계가 하락했다.

명동은 월 평균 ㎡당 60만4226원의 임대료로 전년 대비 17.8%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세계에서 8번째로 비싼 쇼핑 지역으로 조사됐다. 강남역도 49만6426원의 임대료로 전년 대비 17.7%의 상승을 보였으며, 압구정 상권은 12만2759원으로 전년 대비 2.2%의 상승을 나타냈다.

소비 증가에 따라 국내 리테일 시장 안정적 성장

황점상 쿠시먼 앤드 웨이크필드 한국지사 대표는 “그동안 경제회복 속도에 비해 소비자들의 소비지출 회복은 다소 느렸지만, 외식 및 의류, 신발 품목에 대한 지출이 모두 증가세를 보여주고 있어, 국내 리테일 시장의 안정적인 성장의 근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서울의 대표 상권인 명동과 강남역의 지속적인 임대료 상승은 H&M, 자라(ZARA) 등 해외 패션 브랜드들의 주요 가두 상권의 직접 진출 공세 가운데 국내 패션 기업들을 비롯한 리테일러들의 물건 확보 경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특히 명동은 관광객들 사이에서 국내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들의 인기가 지속되면서 프라임 지역을 중심으로 점포 수요가 계속적으로 늘고 있어, 임대료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압구정을 제외한 이들 두 핵심 상권 내의 프라임 지역 임대료 증가세가 평균 증가세를 앞지르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Market Issue] 명동 세계서 8번째 비싼 상가 강남역 임대료도 상승세
서울은 명동과 강남 지역의 임대료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특히 명동은 H&M, 자라 등 해외 브랜드들의 진출과 관광객 유입으로 임대료가 전년 대비 17.8% 증가했다.">
[Market Issue] 명동 세계서 8번째 비싼 상가 강남역 임대료도 상승세
프라임 지역과 제2지역 간 격차 심화 예상

올해 조사 결과는 전 세계적으로 프라임 지역과 제2지역 간 분명한 격차를 드러내고 있다. 제2지역의 경우 리테일러들이 사업성이 없는 매장을 철수하고 신규 확장을 자제하는 움직임으로 인한 급격한 수요 감소가 임대료 하락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존 스트라찬 쿠시먼 앤드 웨이크필드 글로벌 리테일 본부장은 “리테일 시장이 여전히 세계 경기 불황의 여파를 겪고 있고 경기 회복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선진국에서는 임차인들이 조심스럽게 시장을 관망하며 입지 선택에 신중을 기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런던, 뉴욕, 밀라노 같은 세계 유명 쇼핑 지역은 글로벌 브랜드들이 임대료 상승을 주도하는 가운데 이미 수요가 공급을 넘어섰다. 신흥 시장들은 리테일 분야가 눈에 띄는 성장을 경험하기 시작하면서 프라임 상권 내 좋은 물건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가장 성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앤시아 투 쿠시먼 앤드 웨이크필드 리테일 애널리스트는 “2011년을 앞두고, 글로벌 경기 전망이 불확실한 가운데 회복이 정체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며 “미래 조건에 대한 불확실성이 몇몇 리테일러들의 발목을 잡고 있고 강한 회복세도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내년 성장이 당초 예상된 수준보다 훨씬 낮을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지만 발 빠른 리테일러들은 시장의 저점 수준에서 임대인으로부터 좋은 가격에 임차 공간을 얻기 위해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그리고 이 같은 움직임이 리테일 상가의 전망을 밝게 해주는 요인이 되고 있다.

글 신규섭 기자 wawoo@hankyung.com 사진 제공 쿠시먼 앤드 웨이크필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