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뉴요커의 자존심을 무너뜨리는 ‘it’, 명품](https://img.hankyung.com/photo/202101/AD.25107772.1.jpg)
부유층이든 아니든 자신이 좋아하는 브랜드가 세일을 한다면 열광하긴 마찬가지다. 최상류층 VVIP라면 예외일지 모르겠지만, VIP 정도의 레벨이라면 합리적 쇼핑은 다다익선이다. 도도하다는 뉴요커들도 샘플 세일 때엔 긴 줄을 서야 한다. 재미난 풍경은 그처럼 긴 줄을 볼 때마다 항상 ‘이게 무슨 줄이냐’고 물어오는 행인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흥미로운 사실은 브랜드마다 샘플 세일 장소에도 레벨이 있다는 것. 예를 들어 ‘멀버리’, ‘클로에’, ‘지미추’ 급 레벨은 갤러리 같은 고급 빌딩인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파빌리온(Metropolitan Pavillion)’에서 세일을 마련한다. 반면 ‘띠어리’ 등 다음 단계 레벨의 브랜드는 보통 큰 홀을 빌려서 샘플 세일을 진행한다.

샘플 세일의 경우, 장소적인 특성상 옷을 입어 볼 공간이 충분치 않다. 때문에 도도한 뉴요커들도 샘플세일장에서는 사람들 앞에서 옷을 ‘훌러덩’ 벗고 입어야 하는 일도 감수하는 편. 잡화의 경우엔 긴 줄을 섰다가 순서대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세일 장소는 거의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마치 마라톤대회에서 스타트 라인에 선 선수들마냥 숍의 문이 열리는 순간 사람들이 숍을 향해 돌진하는 것도 뉴욕의 진풍경 가운데 하나다.
사정이 그렇다 보니 조급한 마음에 판단력이 흐려질 대로 흐려져 사이즈가 맞지 않아도, 색이 맘에 들지 않아도 일단 집어놓고 보자는 주먹구구식 소비가 일어나기가 일쑤다. 간혹 다른 사람이 자신의 사이즈에 맞는 옷을 먼저 발견했을 때 그것을 쟁취(?)하려고 다툼을 벌이는 모습을 볼 때면 뉴요커들에게 살짝 실망할 때도 있다.
![[Special] 뉴요커의 자존심을 무너뜨리는 ‘it’, 명품](https://img.hankyung.com/photo/202101/AD.25107774.1.jpg)
이러한 면에서 본다면 한국 명품 브랜드들은 세일에 관한 한 자비롭지(?) 못한 것 같다. 뉴욕을 예로 들자면, 인터넷 사이트에 등록을 하면 뉴욕 내 명품 브랜드의 샘플 세일 정보를 많은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다.
브랜드 또한 샘플 세일 공지를 자발적으로 하고 있어 많은 소비자들이 보다 쉽게 저렴한 가격으로 그 브랜드를 만날 수 있다. 반면 한국 명품 브랜드의 경우, 특별한 세일에 접근할 수 있는 부류는 한정적이다.
다음은 뉴욕에서 즐길 수 있는 명품 쇼핑 루트다. VVIP 고객을 포함해 일반 고객들도 공유할 수 있는 정보를 모았다.
‘귀한’ 명품은 ‘귀한’ 손님에게만-유명 백화점 세일
![[Special] 뉴요커의 자존심을 무너뜨리는 ‘it’, 명품](https://img.hankyung.com/photo/202101/AD.25107775.1.jpg)
그 가운데서도 삭스 피프스 애비뉴와 버그도프굿맨, 바니스 백화점의 세일은 하이 브랜드를 추구하는 뉴욕 명품족들이 가장 기다리는 세일이다. 보통 큰 세일은 여름과 겨울에 실시되는데, 아쉽게도 콧대 높은 명품 브랜드인 ‘에르메스’, ‘루이비통’, ‘고야드’ 등은 뉴욕의 빅 세일에서도 예외인 노세일 브랜드다.
하지만 실망하기는 이르다. ‘샤넬’, ‘낸시 곤잘레스’, ‘클로에’, ‘발렌시아가’, ‘지방시’, ‘구찌’, ‘페라가모’ 등의 럭셔리 브랜드가 여전히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열리는 명품 브랜드 세일의 경우 보통은 의류와 신발, 가방 등 모든 품목이 포함되는 ‘통 큰’ 세일을 말한다.
![[Special] 뉴요커의 자존심을 무너뜨리는 ‘it’, 명품](https://img.hankyung.com/photo/202101/AD.25107776.1.jpg)
물론 브랜드의 ‘가보’랄 수 있는 클래식한 디자인의 아이템은 ‘매대’에서 거의 찾아볼 순 없으나 해당 시즌의 트렌디 상품은 만날 수 있는 편이다. 따라서 이 세일을 잘 활용하면 흐뭇한 명품 쇼핑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세일의 경우, 소식이 발설(?)되는 동시에 너무 많은 사람이 몰리기 때문에 세일 소식을 공식적으로 알리진 않는다. 삭스 피프스 애비뉴와 버그도프굿맨의 경우는 우편물을 통해 세일 소식을 알리는 편이다.
물론 고객의 수는 백화점 비밀이기 때문에 몇 명이나 될지 파악할 수 없지만, 뉴욕 여성들은 소문을 듣고 찾아가든 우연히 들르든 세일 시즌 누구보다 행복한 쇼핑을 할 수 있는 ‘복’ 받은 주인공들이라 하겠다.
![[Special] 뉴요커의 자존심을 무너뜨리는 ‘it’, 명품](https://img.hankyung.com/photo/202101/AD.25107777.1.jpg)
한편 각 명품 브랜드들이 준비하는 공식 세일은 공고를 통해 실시한다. 이는 쇼윈도 디스플레이를 통해서도 알 수 있고, 뉴욕 여자들이 잘 이용하는 세일정보 제공 사이트인 ‘톱버튼(Topbutton)’이나 ‘데일리캔디(Dailycandy)’ 등을 통해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
또 다른 형태로 몇 가지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고 브랜드가 샘플 세일을 실시하는 편집매장 형태의 샘플 세일도 뉴욕만의 흥미로운 풍경이다. ‘패티 로즈(Patti Rose)’라는 곳에서는 두 달에 한 번 정도 유럽과 미국 디자이너 브랜드의 샘플 세일(75%까지 할인)을 하는데 ‘입생로랑’, ‘캐롤라이나 해레라’, ‘구찌’, ‘프라다’, ‘샤넬’, ‘클로에’ 등의 고품격 명품 브랜드들을 만날 수 있다.
글 박진아 객원기자·사진 한국경제신문·도움말 김사랑 명지대 디자인학부 전임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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