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onoswiss

[Brand Story] 기계식 시계에 매료된 시계 장인의 열정
창립부터 지금까지 기계식 시계만을 고집스럽게 제작하는 시계 브랜드가 있다. 1981년 독일 태생의 마스터 워치메이커 게르트 랑(Gerd-R. Lang)이 설립한 크로노스위스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이야기다.

크로노스위스(Chronoswiss)는 유독 열성 수집가가 많은 시계 브랜드다. 30년이 채 안 되는 역사지만 다른 시계 브랜드들이 100년에 걸쳐 이뤄낸 성과들을 짧은 시간 안에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게르트 랑은 어린 시절 독일에서 시계 견습공으로 시계 제작을 배우기 시작했다. 이후 그는 스위스에 있는 크로노그래프 생산 업체 호이어(Heuer)에서 품질 책임자로 15년간 근무한 후, 전문 시계 장인이 되고자 독일에서 시계학 석사를 받기도 했다. 그는 같은 해 기계식 시계만 전문으로 생산하는 크로노스위스를 설립했다.
[Brand Story] 기계식 시계에 매료된 시계 장인의 열정
당시는 전자식 쿼츠 무브먼트 시계가 전 세계 시계 산업을 장악하던 때로, 랑의 기계식 시계 사업 아이디어는 모두의 비웃음거리를 샀다. 기계식 시계를 생산하던 공장들이 줄줄이 문을 닫는 시절, 그는 값싼 전자식 무브먼트 시계가 아닌 클래식한 기계식 시계의 매력을 좇는 시계 수집자들이 많아질 것을 예견한 것. 그는 수십 년에 걸쳐 칼리버 기술을 적용한 기계식 시계들을 개발하는 동시에 크로노스위스만의 뚜렷한 아이덴티티를 담아 순식간에 수집가들의 리스트 1위에 올랐다.

전통성과 현대미 결합한 독창적인 시계 연이어 출시
[Brand Story] 기계식 시계에 매료된 시계 장인의 열정
1996년 랑은 오푸스 스켈레톤(OPUS Skeleton) 시계로 기계식 시계 전문가들로부터 찬사를 받으며, 독일의 액세서리 및 수집가들을 위한 잡지 암밴드 우렌(Armband Uhren)에서 선정하는 올해의 시계상을 받기도 했다. 랑은 오푸스를 선보인 후 꾸준히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며 오푸스 라인을 이어나갔고, 1999년 시계 명장 타이틀도 얻어냈다.

1998년에는 독창적이면서도 현대적인 기능인 점핑 아워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시계를 선보이며 시계 마니아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자동차에도 관심이 많았던 그는 자동차와 오토바이의 메커니즘을 담은 시계를 만들기 위해 오랫동안 노력했고, 그 결과 1999년 자동차와 오토바이 경주를 위한 전문가용 시계 타임마스터(Timemaster)를 만들 수 있었다.
[Brand Story] 기계식 시계에 매료된 시계 장인의 열정
랑은 2000년에 들어서면서부터 전통성과 현대적인 미학을 함께 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 과거 클래식 시계의 전통을 담은 클래식 크로노그래프(Klassik Chronograph)는 기계식 시계의 고전성을 담고자 한 의지가 잘 표현된 시계다. 2003년에는 레귤레이터 다이얼에 크로노그래프 기능을 탑재한 크로노스코프(Chronoscope)를 선보였으며, 2005년에는 크로노스위스의 기술력을 총동원해 오토매틱 리피터 손목시계인 레피티션 어 콰츠(Repetition A Quarts)를 만들었다.

단 하나만 제작된 레피티션 어 콰츠는 맑은 소리를 내는 두 개의 휠 공으로 구성돼 있으며, 심플하고 고급스런 외관에서 울리는 맑고 청명한 어쿠스틱 음향은 듣는 이의 귀를 사로잡는다.

2006년에는 1990년대 제작됐던 크로노스위스의 제품들이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당시 선보인 그랜드 레귤레이터 크로노미터(Grand Regulateur Chronometre)는 1994년 제작됐던 매뉴팩처 미네르바(Manufacture Minerva)를 새롭게 제작한 시계다. 2007년에는 뮌헨 사옥을 오픈하면서 창립자인 게르트 랑의 시그니처가 들어간 크로노스코프 리미티드(Chronoscope Limited) 컬렉션을 제작, 크로노스위스 브랜드를 각인시키기도 했다.

2008년 크로노스위스는 그 어떤 해보다 예술적인 면에서 다양한 시도를 했다. 총 다섯 개의 테마로 각각 33개씩만 생산된 자이트자이헨(Zeitzeichen) 컬렉션은 출시되자마자 예술가들의 강인함과 섬세함이 잘 표현된 시계라는 찬사를 받았다. 2009년에는 바젤 페어(Basel Fair)를 통해 크로노스위스의 첫 번째 인하우스 무브먼트를 탑재한 소테렐(Sauterelle) 컬렉션을 선보이며, 독일 매뉴팩처 시계 브랜드로 자리 잡게 됐다.
[Brand Story] 기계식 시계에 매료된 시계 장인의 열정
[Brand Story] 기계식 시계에 매료된 시계 장인의 열정
[Brand Story] 기계식 시계에 매료된 시계 장인의 열정
[Brand Story] 기계식 시계에 매료된 시계 장인의 열정
가족 경영으로 보다 젊고 감성 담은 시계 제작해

2010년 크로노스위스는 종전의 클래식한 이미지를 좀 더 모던하게 풀어 젊은 이미지를 강화시킨 시리우스(Sirius), 기계식 시계에 첨단 기술력을 담은 오푸스 DLC(Opus Diamond Like Carbon), 타임마스터 GMT(Timemaster GMT)를 선보였다.

시리우스는 대중을 공략하기 위한 크로노스위스의 전략적인 시계로, 크로노스위스의 전통이 담긴 무브먼트를 사용한 동시에, 모던한 베젤과 아라비아 숫자로 시간을 표시하면서 40mm와 44mm의 오버사이즈 케이스로 젊은 느낌을 가미했다.

함께 선보인 오푸스 DLC는 종전 크로노스위스의 대표 모델인 오푸스에 모던한 블랙 DLC 코팅 방식으로 제작했으며, 시리우스 컬렉션과 마찬가지로 오버사이즈다. 스포티하면서 실용적인 타임마스터 GMT에도 DLC 코팅을 채용해 강인한 느낌을 가미했다.

앞으로 크로노스위스는 창립자의 딸인 나탈리 랑(Natalie Lang)의 열정을 더해, 젊고 독특한 감성을 담은 시계 브랜드로서 행보를 이어갈 계획이다.

김가희 기자 hol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