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대가’ 책을 읽고 투자 방식을 따라하면 시장을 이길 수 있을까. 전설적인 펀드매니저 빌 밀러는 “투자기법은 가르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알고리즘에 입각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밀러는 어떤 탐구와 노력 때문에 놀라운 수익률의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것일까. 그는 고전을 탐독하고, 자연과학에 대해 연구하며, 미래과학 세미나에 참석하면서 항상 최고의 아이디어를 찾으려고 노력한다. ‘성동격서(聲東擊西)’라, 성과 있는 투자를 원한다면 동서의 고전들을 두루 둘러보는 것은 어떨까.
[이달의 책] 투자 대가들의 인생, 그리고 투자비법
기술주 투자의 선구자 빌 밀러의 디지털 투자법

펀드매니저의 95%는 시장수익률을 이길 수 없다고 한다. 20세기 최고의 펀드매니저 가운데 한 사람으로 손꼽히는 피터 린치는 S&P500지수를 8년 연속 이기면서 월가를 놀라게 했다.

그러나 빌 밀러(Bill Miller)는 피터 린치의 기록보다 2배 정도 긴 15년 동안 S&P500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겼다.

<빌 밀러의 기술주 투자>(재닛 로 지음·흐름출판)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 초반 정보기술(IT) 거품이 붕괴될 때까지 디지털 경제로 전환되는 시기에 기술주 투자로 명성을 날린 밀러의 투자 방식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밀러는 자신을 가치투자자로 분류한다. 하지만 그의 투자 방식은 여러 측면에서 전통적인 가치투자와 다르다. 밀러는 기존의 경제학 이론에 물리학, 생물학 등 자연과학 이론을 접목해 디지털 경제를 분석하는 자신만의 투자 패러다임을 만들었다.

그렇다면 밀러의 기술주 투자비법은 무엇일까. 그의 ‘다면적 가치평가 분석’ 모델에서 숫자지표도 중요한 변수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정성적인 부분도 심도 있게 분석한다.

신기술 산업은 경쟁에서 이긴 기술이 ‘잠금 효과’를 통해 시간이 갈수록 더욱 공고한 입지를 차지한다. 이 책에서는 ‘잠금 효과’의 조건, 초기 조건의 중요성 등 밀러의 분석모델에서 중요한 항목들을 사례와 함께 소개한다.

밀러식 투자의 또 다른 특징은 선택과 집중이다. 그가 운용한 밸루트러스트 펀드는 약 15~50개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전체 종목에 균형 있게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금의 절반 정도는 상위 10대 보유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밀러는 수많은 종목을 분석하고 예측하면서 종목 간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것은 수익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그는 분기 내내 단 한 종목도 변경하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

이 같은 소수종목에 대한 집중투자 방식은 가치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과 일맥상통한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버핏은 10대 상위 투자종목에 자산의 85%를 집중하고 있다고 한다.

1장에서는 기술주로 성공한 가치투자자 밀러의 인생과 투자이력을 살펴보고, 2장은 1990년대 초 그의 독특한 투자관을 형성한 디지털 경제의 속성과 원리를 정리한다.

3장은 가치기반에서 시야를 넓혀 다면적 가치평가의 ‘현금흐름 할인모형’을 설명하고, 4장에서는 소수종목에 집중해주는 그의 포트폴리오 관리법을, 5장에서는 디지털 경제의 포지티브 경제 속성과 아마존·AOL 등 실제 기술주 투자를 설명하며, 6장에서는 저작권·특허권 그리고 반독점을 비롯한 정부 규제에 대한 밀러의 기준을, 7장에서는 코닥·토이저러스 등 그가 좋아했던 구 경제 주식 투자를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8장에서는 밀러의 투자 원칙을 요약해 결론으로 정리한다.

30년 역발상 투자가 앤서니 볼튼의 고수익 비밀

전문 투자가 중에서 진정으로 위대한 인물로 꼽을 사람은 많지 않다. 신문과 투자 전문지를 보면 기사나 광고 모두 높은 수익률을 약속하는 공언을 남발하고 있다.

지난 30년 동안 누적된 연구결과를 보면 수많은 투자자들이 경험을 통해 깨달은 사실을 예외 없이 증명하는 진리가 있다. 아무리 뛰어난 전문 펀드매니저라도 주식시장의 대표 지수보다 좋은 수익률을 꾸준히 올리기란 대단히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년간에 걸쳐 주식시장의 대표 지수보다 높은 수익을 꾸준히 올리는 사람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수백만 명의 개인투자자들에게 일상처럼 익숙해진 펀드의 세계에서 최고의 펀드매니저가 여러 가지 매혹적인 선택들을 마다하고, 한 자산운용사에 계속 머물러 있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한 자산운용사에 계속 머물러 있는 펀드매니저 가운데 일관성 있게 탁월한 투자 실적으로 모든 사람의 존경을 받는 사람이 있다. 그는 앤서니 볼턴(Anthony Bolton)으로 전문 투자자들이 선정하는 ‘가장 존경받는 펀드매니저’에 자주 이름을 올린다.

<위대한 펀드매니저 앤서니 볼턴의 투자전략과 성공법칙>(앤서니 볼턴·조나단 데이비스 공저, 김영사)은 28년간 누적수익률 1만4000%, 연평균 수익률 19.5%의 경이로운 성과로 인해 글로벌 투자의 구루로 불리며, 지속성과 성실성을 모두 거머쥔 볼턴의 지지 않는 승자의 전략을 전해준다.

피델리티 특수상황펀드는 25년 이상 연평균 20% 이상의 복리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미국에서 가장 탁월한 투자자로 존경받는 워런 버핏, 피터 린치, 존 템플턴의 수익률과 맞먹는 수준이다.

더욱 감탄스러운 사실은 펀드 규모가 급격하게 늘어났는데도 볼턴이 운용하는 전체 기간 동안 일관되게 높은 수익률을 유지했다는 점이다. 그만큼 영국과 유럽 대륙의 주식시장에서 동시에 꾸준하게 주목할 만한 투자 성과를 거둔 사람은 없다.

1장은 볼턴이 피델리티 특수상황펀드를 운용하던 시절의 이야기다. 그가 특수상황펀드를 어떻게 시작하게 됐고 투자성과를 올리기 위해 어떤 방법을 사용했는지, 또한 그가 전문 투자기법들을 정복해 나가면서 어떤 교훈들을 배웠는지 자세히 소개한다.

2장은 볼턴이라는 인물 소개의 확장판이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그가 탁월한 주식 투자가로서 명성을 얻을 수 있었던 방법도 더욱 자세히 들려준다.

3장에서는 피델리티 특수상황펀드가 27년간 얼마나 일관적으로 좋은 수익률을 기록했는지 자세히 살펴본다. 4장은 이 책을 관통하는 여러 가지 주제들을 하나로 엮었다.

볼턴이 펀드매니저로 일하면서 배운 교훈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과 펀드투자자들이 어떻게 볼턴과 같은 훌륭한 펀드매니저를 찾을 수 있는지에 대한 조언을 전해준다.


<돈을 다시 생각한다>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민음사)
역사와 고전 속에서 새롭게 발견한 돈의 본질
[이달의 책] 투자 대가들의 인생, 그리고 투자비법
마거릿 애트우드는 캐나다의 저명한 소설가이자 시인이다. 이 책은 애트우드가 2008년 11월 매시 강연회(Massey Lectures)에서 행한 강연 내용을 책으로 구성한 것이다. 매시 강연회는 정치, 문화, 철학 등 각 분야 저명인사를 초청해 일주일에 걸쳐 강연을 하는 캐나다의 중요한 연례행사다.

이 자리에서 그는 영국의 19세기 빅토리아 시대의 소설에 관심이 있었고 그래서 강연 주제로 빚을 택했다고 말했다.

이 책은 전 세계가 아직도 헤어나지 못한 금융위기 속 채권자와 채무자의 상호관계를 조명한다. 그리고 현재 위기가 누구의 잘못인가 하는 질문을 던지며 이에 대한 답을 구하고자 한다.

이 책은 기독교 성경, 고대 그리스 로마 신화, 에밀 졸라의 <제르미날>, 존 밀턴의 <실낙원>, 조지 오웰의 <1984> 등 다양한 문학작품들을 인용하며 돈과 인간의 본성, 차용과 대출, 채무자와 채권자 사이의 관계를 밝힌다.

1장은 인간의 상상력으로 생긴 빚이 어디에서 유래했는지 더듬어 본다. 2장은 기독교 성경에 나타나는 빚과 죄의 관계를 알아본다. 3장에서는 빚이라는 주제가 지니는 오락적인 가치를 살피며, 찰스 디킨슨의 소설을 중심으로 빚의 문학적 계보를 따져본다.

4장은 빚을 갚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파헤치고, 빚에서 비롯하는 복수를 생각해 본다. 5장은 빚의 변제에 대해 이야기한다. 마지막으로 애트우드는 우리에게 또 다른 빚이 있다고 강조한다. 이것은 바로 자연에 지는 빚이다.


<투자, 음모를 읽어라>
(정철진 지음·해냄)
경제 음모에서 살아남는 투자의 로드맵
[이달의 책] 투자 대가들의 인생, 그리고 투자비법
훌륭한 투자자는 세상을 잘 읽거나, 잘 읽어내려고 부단히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를 10년 이상 해본 사람들은 대부분 ‘감’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때 ‘감’은 통찰을 가리킨다.

그런데 이런 통찰력을 키우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복병과 맞닥뜨리게 된다. 그것이 바로 세력이다. 이때 말하는 세력은 주식 작전세력, 부동산 투기세력, 세계 금융시장을 떠도는 핫머니 등에 국한되지 않고, 우리가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깊고 폭넓게 분포한다.

진정한 투자란 차트 숫자 뒤에 담긴 세상과 경제의 흐름에 대한 근본적인 통찰에서 시작되는데, 최근 금융 산업, 정치역학, 기술 발전 등 여러 상황들이 고도화되면서, 막대한 금력과 권력을 바탕으로 경제와 사회를 움직이는 음모 세력 때문에 개인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리스크가 증가되고 있다. 저자는 투자에 대한 안전판으로서, 이런 배후 세력과 그 수법에 대해 통찰력을 가지고 잘 파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베스트셀러 <대한민국 20대, 재테크에 미쳐라> 등을 통해 개인투자자들을 위한 올바른 자산 관리법을 설파해 온 저자는 이 책에서 좀 더 깊숙이 시야를 확대해 경제 음모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 통찰과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국제금융 음모론의 실체와 목표, 음모론 투자를 위한 5가지 통찰 코드, 2012년 최악의 시나리오인 울트라 버블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 경제 음모에서 살아남는 투자의 로드맵, 울트라 버블 및 슈퍼 공황의 가능성 속의 생존을 위한 테마 투자법’에 대해 소개한다.

강경태 한국CEO연구소 소장 ktkang21@han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