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외국인들의 국고채 매수는 하반기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은 반면 정부의 국고채 발행 물량은 갈수록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 채권 가격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올 상반기 채권 시장은 강세 기조를 이어갔다. 이를 보여주는 단적인 지표가 채권금리다. 국고채 3년 물 금리는 올해 초에만 해도 연 4.44%였으나 꾸준히 하락해 최근 연 3.65%(6월 10일 기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바꿔 말하면 채권 가격은 그만큼 상승했다는 얘기다. 채권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이자 수익률 외에도 채권 매도에 따른 매매차익까지 챙길 수 있었다. 회사채 투자 열기도 높았다. 작년보다는 많이 줄었지만 상당수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 조달에 나섰기 때문이다.

채권 전문가들의 당초 예상은 하반기에는 채권 시장이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었다. 경기회복세가 완연해지면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이럴 경우 채권금리는 동반 상승하게 되고 반대로 채권 가격은 떨어지기 때문에 채권 투자의 매력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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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최근 주요 증권사들이 발표한 하반기 채권 시장 전망을 살펴보면 향후 채권 가격은 상반기만큼은 아니지만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첫째 근거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는 점이다.

김일구 대우증권 채권시장팀장은 “한국은행이 상반기의 높은 경제성장률에 고무돼 금리를 올 3분기나 4분기에 인상하겠다고 나서기보다는 좀 더 시간을 갖고 유럽 재정위기와 같은 해외 리스크 요인들의 움직임을 관찰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도 “유럽 재정위기 확산으로 각국이 재정지출 축소에 나섬에 따라 상대적으로 통화정책의 정상화(기준금리 인상)는 최대한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밖에 채권 시장의 수급적인 측면에서도 외국인들의 국고채 매수는 하반기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은 반면 정부의 국고채 발행 물량은 갈수록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 채권 가격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반기 채권 투자를 고민하는 투자자들이라면 5년 물 이상의 중장기 국고채를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을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3년 물 이하 단기 채권의 경우 상반기에 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중장기 물의 가격 상승 여력이 더 크다는 이유에서다.

회사채 투자는 다소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많다. 김 팀장은 “최근 정부에서 기업 구조조정을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기 때문에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에 투자하는 것은 다소 위험한 측면이 있다”며 “금리 수준이 조금 낮더라도 A등급 이상의 우량 회사채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가 2년 만에 발행을 재개하는 물가연동국고채(KTBi)도 하반기에는 눈여겨볼 상품이다. KTBi는 물가상승률만큼 원금이 불어나고, 이에 따라 이자 수입도 늘어나는 상품으로 요즘처럼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시기에 적합한 상품이다.

물가연동국채의 표면금리는 일반 국고채보다 낮다. 물가 상승으로 원금이 불어날 수 있기 때문에 대신 표면금리를 낮춰 발행한 것이다.

원금에 이자 일부를 포함한 식이므로 낮은 이자에 따라 이자소득세(15.4%)를 덜 낼 수 있어 절세 효과는 덤으로 얻을 수 있다. 류남현 삼성증권 테헤란PB센터 부장은 “최근 강남 부자 고객들을 중심으로 인플레 헤지 목적으로 KTBi를 찾는 고객들이 부쩍 많아졌다”고 전했다.

이밖에 채권 직접투자가 어렵게 느껴지는 투자자들이라면 채권혼합형 펀드에 가입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이 펀드는 채권과 주식에 분산투자하지만 채권 비중이 훨씬 높다.

즉 채권의 안정성에 주식의 수익성을 일부 가미한 상품이다. 최근 공모주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주목받고 있는 공모주 펀드 역시 채권혼합형 펀드의 일종이다.

김현수 우리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차장은 “요즘처럼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는 시기에는 채권혼합형 펀드가 가지고 있는 안정성이 큰 장점으로 부각될 수 있으므로 투자를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동윤 한국경제신문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