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내 집 마련의 열기가 식은 상태에서 분양 시장도 흥행을 기대하기 힘들 전망이다. 특히 분양 시장은 3차 보금자리주택 1만6000여 가구가 11월께 사전예약을 실시할 예정이어서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발 재정위기로 인한 경기 불확실성과 금리 인상 조짐마저 보이면서 부동산 투자 수요가 급감, 부동산 시장의 상승을 이끌던 강남권 재건축은 물론이거니와 비교적 실수요층이 두터운 중소형 아파트까지도 거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부동산 시장이 ‘심리’로 움직인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상반기 기조 속에 하반기 아파트값 상승은 기대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앞으로 매수 심리를 자극할 만한 특별한 호재가 없고 정책적으로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것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큰 폭의 하락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낙폭이 큰 지역을 중심으로 2009년 회복세를 보인 것처럼 하반기에는 집값 바닥심리가 퍼져 급매물 위주의 거래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고 실물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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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주택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분양 시장의 경우도 3차 보금자리주택이나 입지가 좋은 곳, 분양가 경쟁력이 있는 사업지의 경우 흥행을 거두고 그렇지 않은 곳은 한기가 도는 양극화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의 시장을 놓고 봐서는 호재보다는 악재가 더 크게 부각되면서 ‘앞으로 더 내릴 것’이라는 심리가 팽배해 하반기 주택 시장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즉 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 시기를 미루며 다주택자 양도세 한시 감면 혜택이 올해 종료를 앞둔 상황에서 매물이 더 나올 가능성도 있다.

또 중소형보다는 중대형의 약세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공급되는 아파트의 대부분이 중대형으로 구성돼 공급이 풍부한 데 반해 수요자 입장에서는 자금 부담이 크고 시장 침체기에 리스크가 큰 중대형 아파트를 기피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전세 시장은 매매와 달리 사정이 좀 나을 듯하다. 하반기 입주 물량이 전년에 비교해서 크게 늘어나지 않는 데다가 주택 시장 침체로 인한 전세 눌러앉기, 보금자리주택 대기 수요 무주택자 유지 등의 이유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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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서울 강북권이나 경기 지역의 대단위 입주 물량이 예고돼 있는 곳은 전세 시장도 매매 시장과 마찬가지로 약보합세가 예상된다.

참고로 서울·경기·인천 지역의 하반기 입주량을 전년과 비교해 보면 서울만 1만3398가구에서 올해 1만7154가구로 물량이 늘어날 뿐 경기(5만8708가구→5만816가구)와 인천(1만751가구→1만454가구)은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 집 마련 열기가 식은 상태에서 분양 시장도 흥행을 기대하기 힘들 전망이다. 특히 분양 시장은 3차 보금자리주택 1만6000여 가구가 11월께 사전예약을 실시할 예정에 있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한다는 원칙 아래 나오는 만큼 직간접적으로 민간 건설사들의 분양 일정에 차질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6월부터는 월드컵과 여름철 비수기, 건설사들의 부도 괴담으로 하반기 분양 시장의 일정 자체가 지연될 가능성도 내제돼 있는 상태다.

이 같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분양 시장에서도 되는 곳만 되는 양극화 현상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대표적으로 입지가 뛰어나거나 분양가 경쟁력이 있는 곳이 해당된다.

지난 6월 분양한 서울 역삼동 진달래 2차 재건축 단지인 래미안 그레이튼의 경우도 전 면적에서 1순위 마감한 바 있다.

강남이라는 알짜 입지와 수요자들이 주로 찾는 중소형(전용 59~84㎡),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가(3.3㎡당 평균 2769만 원) 등 삼박자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2차 보금자리주택과 경쟁을 해야 했던 광교신도시 e편한세상과 별내지구 한화 꿈에그린 역시 각각 입지와 분양가 경쟁력을 펼쳐 1순위 마감했다.

따라서 하반기에는 분양가 경쟁력이 있거나 중소형으로 구성된 서울 재개발·재건축 단지, 경기권의 택지지구 등이 눈길을 끌 것으로 보인다.

조민이 스피드뱅크 리서치팀장 mycho@speedban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