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준 디렉스인터내셔널 대표

[Spot Interview] “코르크 수집 책 해외 주문 쇄도”
와인 포러(Pourer)를 개발한 이는 덴마크 사람 브라이언 반 옌센이다. 옌센은 고모의 80세 생일 파티 때 병을 타고 흐른 와인 탓에 흰 식탁보가 벌겋게 물든 것에서 착안, 와인 병 끝에 돌돌 만 종이를 꽂는 포러를 개발해 엄청난 부를 쌓았다.

그가 설립한 덴마크 중소기업 시르(Schur)는 드롭스톱(Dropstop)이라는 브랜드와 특허권으로 매해 수천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박찬준 디렉스인터내셔널 대표 역시 옌센과 비교할만한 와인 비즈니스맨이다. 박 대표가 기획한 대표작은 와인 애호가들을 위한 휴대용 코르크 수집 책. 와인 애호가들이 기억에 남거나 값비싼 와인의 코르크를 보관하고자 하는 데서 아이디어를 얻어 기획한 이 상품은 현재 일본과 유럽의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서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다.

<와인스토리>라는 제목의 두꺼운 책을 열면 한 면에는 여백, 반대쪽 한 면에는 코르크 12개를 집어넣을 수 있는 공간이 펼쳐진다. 여백 면에는 와인 라벨을 부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디렉스인터내셔널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알려진 와인용품 전문회사다. 일본 최대 와인용품 회사 WAC, 독일 와인용품 유통사 ICM이 디렉스인터내셔널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또 다른 독일 회사 HCH와 오스트리아 회사 이데(Idee Exklusiv) 등과도 협의 중이다. 스파클링 와인 병마개 20개를 보관할 수 있는 ‘샴페인 스토리’ 역시 박 대표가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와인 라벨을 병에서 떼어내는 동시에 코팅되도록 하는 접착테이프도 몰려드는 선주문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만드는 히트 상품이다. 그는 작년에 와인 애호가를 위한 휴대용 수첩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다이어리와 간단한 와인 서적을 결합한 이 수첩에는 와인에 대한 기본 상식, 간단한 테이스팅 노트 등 다양한 정보가 실려 있다. 그는 조만간 이 와인 전용 수첩을 독일, 일본 등지에서 현지어로 번역해 판매할 계획이다.

지난해 출판을 검토하다 현지 사정으로 중단된 유럽 와인 전문 출판사 할박(Hallwag)과의 계약도 다시 준비 중이다.

와인용품 수출 외에도 박 대표는 최근 와인 아트와 관련된 기획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4월 30일 서울 역삼동에서 열린 ‘한국과 독일의 와인 아트(Wine art in Germany and Korea)’에는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과 한스 울리히 자이트 주한 독일대사를 비롯해 와인 애호가 수백 명이 참석했다.

이 전시회에는 샤토 마고, 샤토 무통 로트칠드, 페트뤼스, 로마네 콩티 등 최고급 와인을 소재로 사진을 찍는 독일 사진작가 귄터 크링스와 라이너 헤스, 힘 히프만 등과 조현주, 김미연 등 우리 신진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돼 화제를 모았다.

“와인 아트는 유럽, 미국에서는 하나의 미술 영역으로 자리 잡고 있는데, 한국 전시회도 예상 외로 관람 열기가 뜨거웠어요. 전시회에 참석한 독일 작가들도 상당히 놀라는 눈치였죠.

때문에 내년 4월 독일 마이쇼스에서 열리는 와인 아트 전시회에 우리 작가 3명이 초대됐습니다. 이밖에 독일 모젤와인협회와 공동으로 내년 5월 한국에서 또 다른 와인아트 행사도 추진 중입니다.”

글 송창섭·사진 김기남 기자 real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