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5월 이후 유럽 재정위기가 이슈화되면서 주가가 주춤하기는 하지만 하반기에도 역시 IT·자동차 부품주가 스몰 캡 시장을 주도할 거라는 관측이 대세다.

하반기 증권 투자를 생각할 때 ‘스몰 캡(small cap)’으로 불리는 중소형주에 대한 투자도 빼놓을 수 없다. 소형가치주로도 불리는 스몰 캡은 주로 시가총액이 작은 코스닥 상장사를 뜻하는 말로 대형 블루칩에 비해 안정성은 떨어지지만 수익성은 높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주당 가격이 상대적으로 싼 만큼 매수세가 조금만 유입돼도 주가가 크게 뛸 수 있기 때문이다. 주식형 펀드에서 대형주 펀드가 연초 대비 7.5%의 수익률을 기록하는 동안 중소형주 펀드 수익률은 12.23%에 이른 것이 단적인 예다.

하지만 무턱대고 투자했다가는 종잣돈을 날릴 수도 있다. 주가가 떨어지는 것은 둘째 치더라도 작전이나 배임 및 횡령으로 해당 종목이 상장 폐지되고 주식이 휴지조각이 될 수 있어서다.

그렇다면 하반기 주식 투자에서 노려볼만한 스몰 캡 종목은 어떤 것이 있을까. 시중 증권사의 하반기 전망을 중심으로 알아봤다.
[How to Invest in 2nd half of 2010] 녹색·IT 중소형주 대세 플랜트 관련 업종도 유망
상반기에 삼성전자 등 정보기술(IT)주와 현대, 기아차 등 자동차주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동안 스몰 캡에서는 관련 부품주도 높은 주가 상승률을 나타냈다.

5월 이후 유럽 재정위기가 이슈화되면서 주가가 주춤하기는 하지만 하반기에도 역시 IT·자동차 부품주가 스몰 캡 시장을 주도할 거라는 관측이 대세다.

이상윤 동양종금증권 선임연구원은 “하반기에도 원화 약세를 배경으로 수출주가 꾸준한 실적 개선을 보이며 주가에서도 강세를 이어나갈 것”이라며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장비주, 자동차 부품주들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중에도 주성엔지니어링, 아바코 등 액정표시장치(LCD) 장비주가 눈을 끈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모두 내년 상반기 양산을 목표로 8세대 LCD 생산시설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5월 말부터 수주가 이어지면서 3, 4분기에는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어느 정도 오른 수출 관련 종목 투자가 부담스럽다면 녹색성장 산업 역시 주목해볼 만한 테마다. 우리 정부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관련 산업에 대한 투자가 중장기적으로 늘어날 예정인 만큼 업종 주도주에 돈을 묻어두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태양광발전은 반도체 및 LCD, 풍력발전은 조선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 녹색성장 외에도 관련 업황에 따라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종목이 많다.

6월 8일 동시에 론칭한 갤럭시S와 아이폰4 등 스마트폰 관련 종목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판매량에 따라 관련 부품 공급업체 역시 실적이 개선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다만 스마트폰 보급이 기존 휴대전화의 교체와 연결되면서 휴대전화 시장 전체의 규모를 키우는 것은 아닌 만큼 관련 기업의 수혜가 제한적일 거라는 전망도 있다.

그렇다면 국내 굴지의 증권사들은 어떤 기업을 하반기 유망 종목으로 꼽을까. 우선 대신증권과 삼성증권은 ‘소재산업’에서 유망 종목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제조업 강국이지만 가공·조립 분야에 비해 부품·소재는 해외 의존도가 높아 상대적으로 발전 여지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이남룡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반도체나 LCD도 핵심 부품·소재는 수입에 의존하는 비중이 아직 높다”며 “정부나 완성품 업체가 국산화를 서두르는 만큼 기술력이 높은 소재 업체들의 성장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대신증권은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의 소재인 동원판(FCCL)과 회로보호용 접착필름(커버레이) 등을 만드는 이녹스를 추천했다. 봉원길 대신증권 종목전략팀장은 “이녹스는 일본 수입에 의존하던 이 부품들을 2003년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며 “IT 기기들이 점점 얇아지며 FPCB 수요도 늘어나고 있어 이 회사 실적도 급격히 좋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우증권은 하반기에 세계적인 플랜트 설비 증설이 있을 것으로 보고 파이프 업체인 스틸플라워와 펌프 업체인 영풍정밀을 추천했다. 김평진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올 하반기부터 2013년까지 석유·가스 플랜트 시장이 지속적인 호황을 보일 것”이라며 “스틸플라워는 후육강관, 영풍정밀은 내부식성 특수펌프에서 각각 독보적인 기술을 갖고 있어 국내 대형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가 늘수록 수혜가 커진다”고 진단했다.

한화증권은 유망 중소형주 선별 기준으로 첫째, 신제품 매출 확대 둘째, 거래처 다변화 셋째, 시장점유율 상승 등 세 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삼성전자에 발광다이오드(LED) TV용 필름을 공급하는 신화인터텍,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물론 소니 등 해외 업체에도 전기회로 접속장치(커넥터)를 공급하는 우주일렉트로 등을 추천 종목에 올렸다.

노경목 한국경제신문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