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주택 경매 시장은 낙찰가율의 하락이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앞으로 나오는 경매물건의 감정평가는 시세가 떨어진 것을 반영해서 나올 것이기 때문에 그간 감정 후 짧은 기간의 가격 조정에 따른 감정가와 시세의 격차로 인해 발생한 낙찰가율 하락도 둔화될 전망이다.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제2금융권까지 확대 시행된 작년 10월부터 하락세로 돌아선 아파트 낙찰가가 연속 8개월째 줄곧 낮아지고 있다. 급기야 5월에는 낙찰가율 80% 선이 무너지며 78%를 기록했다.

최근 몇 년 사이 수도권의 아파트 낙찰가가 80%를 밑돈 적은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하반기 몇 달이 전부여서 부진한 부동산 경기를 여실히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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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경매 시장은 풍부한 경매물건을 기반으로 큰 등락 없는 저가 낙찰이 계속되면서 실수요자들에게는 다시 한 번 기회의 시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매 시장에 새로 유입되는 물건을 의미하는 신건(新件) 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1월 7824건, 2월 6787건이던 것이 3월부터 부쩍 늘기 시작해 1만 건을 넘어서더니 4월에는 1만231건을 기록 연초 대비 30~40%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신건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데다 경매 진행 중인 물건마저 낙찰보다는 유찰되는 양이 많아 누적되는 물건 수가 합쳐져 전체적인 경매물건이 많은 큰 장이 예상된다.

경매 진행건수 대비 낙찰되는 건수를 의미하는 낙찰률을 살펴보면 1월 44.3%를 시작으로 43.6%, 39.3%, 34%에 이어 5월 32%로 하락했다. 쉽게 말해 올해 초에는 10건 가운데 절반가량이 낙찰되고 나머지는 유찰됐다면 지금은 3건대로 낮아진 것이다.

경매물건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또 하나의 이유는 739조 원에 달하는 가계부채에 있다. 올 1분기에 5조4000억 원이 늘어나면서 가계 빚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증가 폭은 둔화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가계의 소득 대비 부채비율이 높아 금리가 인상될 경우 가계에 타격을 줄 수 있어 대출 상환에 문제가 야기되고 담보로 설정된 부동산이 경매로 내몰릴 가능성이 있다.

주택 경매 시장은 낙찰가율의 하락이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시 2~3번 유찰된 저가 물건이 많아지면서 한동안 빠졌던 응찰자 수가 저가 물건을 중심으로 붙기 시작했다.

또한 앞으로 나오는 경매물건의 감정평가는 시세가 떨어진 것을 반영해서 나올 것이기 때문에 그간 감정 후 짧은 기간의 가격 조정에 따른 감정가와 시세의 격차로 인해 발생한 낙찰가율 하락도 둔화될 전망이다.

신 경매물건의 증가세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것이 주거시설이다. 경매물건의 신건 중에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주택은 올 초 대비 50~60%가량의 증가를 보이고 있다. 임대가 원활한 역세권 주변이나 대학가 주변은 주거시설이지만 수익형으로 접근하는 투자 수요가 많아 상반기에도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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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차인이 많아 권리분석이 복잡하지만 투자에 성공하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다가구주택은 낙찰가율이 80% 수준이다. 서울·수도권 외곽 지역 다가구주택 낙찰가율은 70% 선이지만 도심·역세권 일대는 낙찰가율이 감정가를 훨씬 웃돈다.

‘원룸’으로 이루어진 임대용 다가구주택이나 리모델링 등으로 개조가 가능한 역세권·대학가 주변의 다가구주택은 경매 시장에 나오기가 무섭게 팔려나간다.

이러한 경매물건은 은행이자보다 평균 2~3배 높은 임대 수입을 기대할 수 있어 노후를 대비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몰리기 때문이다. 하반기에도 투자금이 적고 임대 또는 매각이 수월한 소형 주택은 꾸준한 응찰자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고가 주택은 완만한 보합세를 보이는 가운데 대출 규제가 풀리지 않는 한 낮은 경쟁으로 저가 매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주택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자금력이 뒷받침되는 투자자들은 고점 대비 20%가량 하락한 인기 아파트를 매입해 두었다가 회복기에 팔게 되면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앞으로 반년 남은 다주택자의 중과세 유예기간을 이용해 일반 세율로 양도할 수 있는 이점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택 시장 침체로 수익형 부동산은 풍선 효과를 누려 하반기에도 계속 훈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금리가 2%대에 머물면서 노후에 더 이상 이자만으로 생활하기 힘들어짐에 따라 수익형 부동산 인기는 앞으로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낙찰가율은 수도권의 경우 갈수록 떨어져 가고 있는 반면 상업시설의 낙찰가율은 올해 들어 계속 낙찰가율이 상승하면서 60%를 넘어섰다. 특히 임대 수익률이 좋은 고시원의 경우 경매 시장에 물건은 많지 않지만 한번 나오면 감정가를 넘겨 낙찰되기도 한다. 또한 전·월세값 급등으로 역세권이나 대학가 주변의 오피스텔도 인기몰이를 할 것으로 보인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 ekang@gg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