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Issue] “반갑다, 무더운 여름아” 여행·음료·홈쇼핑주 ‘인기’
계절이 봄도 없이 바로 무더운 여름으로 건너뛰면서 여름 특수주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악재에서 한발 벗어나면서 항공주는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이 기대된다.

또 한여름 최대 성수기를 앞두고 있는 여행주, 월드컵 등 빅 이벤트에 취할 주류주, 무더위에 라이벌이 없는 음료·빙과류주, 한여름 방콕족에게 최고 인기인 홈쇼핑주까지 테마주들이 여름 장사에 본격 나서고 있다.

무더위 특수로 3분기 소비 시장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전국 945개 소매유통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0년 3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 조사 결과에 따르면 3분기 소매 시장 전망치는 122로 5분기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대한상의는 “경기 회복이 본격화되고 있는 데다 무더위로 휴가용품이 많이 팔리고 야간 소비도 늘 것”이라고 분석했다.

항공·여행주들은 연초부터 뜀박질을 하고 있다. 이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고환율과 신종플루로 억눌렸던 해외여행 수요가 지난 겨울부터 급격히 늘어나면서 올 한해 최고 특수를 누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황금연휴와 수학여행 등의 특수로 이미 5월 제주도를 비롯한 국내외 여행 수요는 극에 달했으며 최대 성수기인 7~8월 비행기 표는 이미 구하기도 어려운 지경이다. 2010년 출국자는 2년간의 마이너스 성장을 끝내고 두 자릿수 이상의 높은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유가와 환율 등 매크로 변수는 항공사에 우호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월드컵을 비롯한 한·미 비자면제 프로그램 등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Market Issue] “반갑다, 무더운 여름아” 여행·음료·홈쇼핑주 ‘인기’
또 최대 성수기인 3분기가 다가오고 있어 항공운송업종의 긍정적 측면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항송운송업계는 올해 사상 최대 영업실적 달성이 예상되며 항공사별 역대 최고가 경신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8~2009년 금융위기, 신종플루 확대 등으로 최대 위기를 맞았던 여행업 역시 올해 들어 가파르게 회복 중이다.

국내 경기 회복이 보다 가속화되고 있고 관광 수요의 급격한 회복, 항공좌석 공급 부문의 개선, 대형 도매여행사의 시장 지배력 확산 등으로 여행주들의 실적 개선은 본격화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이우승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여행업은 계절적 성수기인 올해 3분기의 급격한 실적 상승을 기점으로 2006~2007년과 같은 본격적 추세적 성장 국면으로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승호 신영증권 연구원도 “원화 값이 안정세라는 점에서 올 여름 해외여행 열기는 어느 때보다 뜨거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날씨가 무더워질 때마다 남 몰래 웃는 테마주들이 음료·빙과주다. 무더위에 으레 찾게 되는 것이 음료수와 아이스크림이기 때문. 특히 본격적인 무더위를 앞두고 지난 5월 빙과·음료 값 인상을 단행한 터라 올해 특수에 거는 기대는 어느 해보다 크다.

여기다 올해는 무더위가 일찍 찾아오면서 음료·빙과 업체들이 본격적인 더위사냥에 들어갔다. 유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빙그레에 대해 “2분기와 3분기는 여름철 성수기로 외형 확대 효과가 기대된다”며 “높은 브랜드 충성도와 환율 등 외생변수에 강한 원가구조로 실적 개선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롯데칠성음료도 경기 회복의 영향으로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이경민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경기 회복에 따른 외식 수요가 증가하며 고마진 사업인 탄산음료 매출이 상승하면서 롯데칠성의 실적 턴어라운드 해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기 회복에 따른 고마진 제품 판매 증가와 원자재 가격·환율 하락에 따른 원가율 개선, 적자 사업부 등의 흑자 전환 등이 롯데칠성의 실적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이 연구원은 꼽았다.

롯데삼강 역시 빠른 경기 회복에 따른 성장성이 주목받고 있다. 조기영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롯데삼강은 성장성 매력이 중소형 업체 중 가장 두드러진다”고 분석했다.
[Market Issue] “반갑다, 무더운 여름아” 여행·음료·홈쇼핑주 ‘인기’
무더위도 무더위지만 월드컵 또한 여름 테마주에는 빠트리고 지나갈 수 없는 큰 호재다.

김승한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일 월드컵과 베이징 올림픽 때 경기가 주로 저녁시간에 열려 당시 맥주와 닭고기 소비량이 예년보다 늘었는데, 올해 남아공 월드컵 역시 주로 저녁 시간대인 8시 이후에 경기가 열리기 때문에 주류와 음식료 소비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월드컵 최대 수혜주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하이트맥주는 월드컵으로 인해 맥주 판매량이 2.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백운목 대우증권 연구원은 “2006년 독일 월드컵 기간에도 2분기 판매량이 6% 늘어났다”며 “월드컵으로 인해 맥주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하반기 맥주 판매량은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월드컵과 신제품 론칭으로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더라고 원가 하락으로 이를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한류열풍을 일으키며 소주와 맥주를 긴장시켰던 막걸리 역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KTB투자증권은 “막걸리도 여름이 성수기 시즌”이라며 “대기업들의 시장 진출에도 불구하고 성수기를 앞두고 국순당의 상승 흐름이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술에는 안주가 빠질 수 없는 법, 월드컵과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맥주 최고의 안주 닭고기 판매량도 급증할 수밖에 없다.

경기 침체로 수요가 크게 위축된 2008년을 제외하고는 닭고기 시장은 연평균 5% 수준의 성장세를 시현 중에 있다. 올해는 월드컵 특수 등 빅 이벤트로 닭고기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조기영 연구원은 “닭고기 수요가 단기적으로는 6월 월드컵, 7~8월 삼복에 증가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도 웰빙과 서구화된 식습관에 힘입어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무더울 때는 이도 저도 다 귀찮아진다. 이럴 때는 시원한 방에서 쇼핑을 즐기는 ‘온라인 쇼핑족’이 늘게 마련. 날씨가 무더워질수록 홈쇼핑주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올 여름 대형 마트, 편의점, 슈퍼마켓은 예년의 특수를 이어갈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업태별로는 홈쇼핑에 대한 전망이 129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홈쇼핑은 3분기 바캉스용품이나 히트 상품에 대한 집중 공략 등으로 7~8월 비수기를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휴가철에는 야외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 홈쇼핑 매출은 줄어드는 경향을 보여 왔지만 이번 홈쇼핑의 매출 호조 기대는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CJ오쇼핑, GS샵 등은 지난 1분기 좋은 실적을 내놓은 터라 이들 종목에 대한 연간 실적 전망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민아 대우증권 연구원은 GS샵에 대해 “소비자들은 다시 홈쇼핑으로 눈을 돌린다”며 “이익률이 높은 의류와 가정·생활용품이 견조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유통사업과 미디어사업 부문으로 기업분할을 단행한 CJ오쇼핑의 경우 분할 후 존속기업인 CJ오쇼핑의 순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