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브웨, 빅토리아 폭포

Victoria Falls, Zim babwe
[The Explorer] 신이 허락한 레인보 축복, 아프리카 그곳에서 지친 영혼을 적신다
퇴근 후 피로에 지친 몸을 샤워기의 따스한 물줄기에 맡길 때의 감촉을 기억하는가. 그 휴식 같은 물줄기, 피로를 잊게 하는 치유의 물세례를 생각하자 아프리카의 레인보 축복, 빅토리아(Victoria)가 떠올랐다. 거침없는 물줄기에 지친 육신을 맡기고 싶다.

일상에 지친 천근 같은 영혼을 축제 같은 물보라에 적셔보자. 그 야성의 아프리카는 지친 나의 영혼을 구원할 것이며, 빅토리아 폭포는 지친 일상에 축복처럼 쏟아지는 카타르시스의 수원이 될 것이다.

자, 이제 그곳으로 떠나자. 그리하여 신이 내리는 레인보의 축복을 만끽해보자. 빅폴 공항에 비행기가 안착하기도 전에 이미 영혼은 춤추기 시작할 것이다.

잠베지 강의 화려한 변신, 빅토리아 폭포

저 멀리 무지개가 보이더니 이내 하얀 포말의 물보라가 하늘을 뒤덮는다. 메인 폭포에 다가가는 순간 온몸은 축복의 폭포수에 젖어 거부할 수 없는 거대한 자연의 품 안에 안긴다. 잠베지(Zambezi)의 강물이 계곡으로 떨어지며 탄생시킨 물들의 축제, 빅토리아 폭포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자연유산 중 하나다.
1. 유람선으로 잠베지 강의 선셋 크루즈를 나선다. 한가롭고 조용히 이동하며 악어나 하마들의 자연스런 모습을 보게 된다.
1. 유람선으로 잠베지 강의 선셋 크루즈를 나선다. 한가롭고 조용히 이동하며 악어나 하마들의 자연스런 모습을 보게 된다.
잠베지는 ‘큰 수로’, ‘위대한 강’이란 뜻이며, 아프리카 대륙에서 인도양으로 흘러드는 아프리카 남부 최대의 강이다. 잠베지 강은 유유한 흐름으로 보츠와나(Botswana) 국경을 지난 후 짐바브웨(Zimbabwe)에 이르러 칼로 벤 듯 갈라져 대지 아래로 뚝 떨어진다. 이곳이 바로 빅토리아 폭포다.

나이아가라(Niagara), 이과수(Iguazu)와 함께 세계 3대 폭포인 빅토리아 폭포는 짐바브웨와 잠비아공화국(Republic of Zambia) 국경에 위치하고 있다. 아프리카 여행객 중 가장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곳으로 ‘데블스(악마) 폭포’, ‘메인 폭포’, ‘호스슈 폭포’, ‘레인보(무지개) 폭포’, ‘이스턴 폭포’ 등 5개의 폭포로 이루어져 장관을 이루고 있다.

아프리카 원주민들이 “천둥소리가 나는 연기”라고 부르던 이곳에 1855년 변화와 도전의 대가인 영국의 탐험가 데이비드 리빙스턴(David Livingstone)이 첫발을 디뎠다. 그 축복의 물을 만난 감동에 겨워 그는 영국 여왕의 이름을 따서 빅토리아 폭포라고 이름 지었다.
2. 잠베지 강에서 흘러내린 강물이 거대한 낙차가 돼 빅토리아 폭포를 탄생시킨다. 3. 잠베지 강을 유유히 흘러가는 선셋 크루즈는 영원히 잊지 못할 추억이다. 4. 축복처럼 쏟아지는 카타르시스의 수원, 빅토리아 폭포 절경이다.
2. 잠베지 강에서 흘러내린 강물이 거대한 낙차가 돼 빅토리아 폭포를 탄생시킨다. 3. 잠베지 강을 유유히 흘러가는 선셋 크루즈는 영원히 잊지 못할 추억이다. 4. 축복처럼 쏟아지는 카타르시스의 수원, 빅토리아 폭포 절경이다.
폭포가 걸린 협곡 맞은편 절벽으로 폭포를 감상할 수 있는 1.5km의 산책로가 있다. 폭포가 잘 보이는 지점마다 특징을 살려 ‘무지개 폭포’, ‘메인 폭포’, ‘악마 폭포’ 등의 이름을 붙여놓았다. 그 이름값을 하는 악마에게 다가가자 삼킬 듯 물을 뿜는다.

짐바브웨 쪽 마지막 전망대인 ‘데인저 포인트’에서는 최대 절경인 이스턴 폭포를 바라볼 수 있다. 하지만 주변이 늘 물기로 젖어 있어 난간조차 없는 이끼 낀 바닥은 미끄럽기 그지없다. 두어 발치 앞은 천지를 삼켜버릴 듯 요동치는 폭포수가 쏟아져 내리는 곳. 가슴 졸이며 조심스럽게 다가가 내려다보면 폭포수와 협곡 아래는 아찔하기만 하다.
5. 선셋 크루즈를 시작하기 전 아프리카 원주민이 여행객을 환영한다.
5. 선셋 크루즈를 시작하기 전 아프리카 원주민이 여행객을 환영한다.
빅폴 마을은 관광산업 목적으로 세워져, 지금은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장소로 개발됐다. 하지만 이 스타급 관광지는 다행히도 마을이 만들어낸 진짜 정글 덕에 안전하게 보호돼 있었다.

골짜기 옆, 물안개가 이는 열대우림 숲으로 난 오솔길을 홀로 걸었다. 기분 좋을 만큼 흠뻑 젖게 만드는 엄청난 폭포 외에는 다른 어떤 존재도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고요하다.

빅폴 마을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폭포의 굉음은 들려온다. 게다가 하늘에는 이미 관광용 헬기의 프로펠러 소리가 온 마을을 진동시킨다. 폭포수의 굉음과 헬기의 프로펠러 소리가 마치 한편의 진군가 같다.

전율이 몰려오며, 궁금증이 증폭되는 순간이다. 다큐멘터리, 혹은 TV 광고를 통해 익히 보아온 빅토리아 폭포를 직접 만나는 순간은 긴장감과 설렘이 교차하기에 충분하다.

영내로 들어서면 이미 물보라의 세례로 온몸에 이슬이 맺힌다. 그냥 폭포수에 나를 맡겨보자. 차라리 물보라의 세례를 온몸으로 마주해 보자. 하늘이 허락하는 물세례, 그 자연의 축복에 나의 육신을 맡긴다.

굉음을 따라 처음 마주하는 데블스 폭포와의 마주침은 말 그대로 물의 축복, 아름다운 무지개의 출현으로 시작된다. 쌍무지개를 바라보는 그 순간의 놀라움, 경이로움이다. 펄쩍 펄쩍 뛰고 싶어진다. 이미 자연과 하나 돼 몸과 영혼은 하얗게 젖어 든다.

사자의 포효 같은 묘한 여운의 굉음이 물안개로 뒤덮인 수풀의 지축을 흔들어 댄다. 밀림에 드리워진 물보라의 베일을 헤치고 열대우림 속에 느닷없이 펼쳐지는 천 길 낭떠러지, 거침없이 쏟아져 내리는 거대한 물줄기를 마주한다. 숨 막히는 순간을 추스를 길 없다.
빅 트리(Big Tree), 폭포 상류, 잠베지 드라이브를 따라 커다란 바오밥 나무 몇 그루 서있다. 이 나무는 수령 200년이 넘었다.
빅 트리(Big Tree), 폭포 상류, 잠베지 드라이브를 따라 커다란 바오밥 나무 몇 그루 서있다. 이 나무는 수령 200년이 넘었다.
하늘에서 만나는 빅토리아 폭포와 잠베지 강, 그리고 지그재그로 뻗어나가는 협곡은 지상에서와는 다른 경이로운 세상을 탄생시켰다. 야생 동물이 뛰어다니는 숲을 날아오르며 유유히 흐르는 잠베지 강 상류의 짙푸른 물줄기를 바라보며 상념에 잠긴다.

축복의 물보라, 빅토리아 폭포. 바로 내가 그토록 꿈꾸어 오던 아프리카! 초자연과 야성, 그리고 검은 얼굴들. 낯설고 두려웠지만 그들은 하얀 얼굴의 우리보다 더욱 순수했다. 그 순수가 아프리카에 여전히 살아 있다. 삶의 무게를 털고 과감하게 이 아프리카 대자연의 품에 안긴 걸 감사하게 될 것이다.

아프리카 대자연의 물보라 유혹, 내 영혼에 희망을 건네준 그 물은 어디에서 시작됐는지 어떤 형체인지 알 수 없지만 난 아프리카의 축복, 빅토리아 폭포수 앞에 서서, 그 생명수를 만난 기쁨에 거침없이 울고 웃을 것이다. 세계 3대 폭포 빅토리아가 아니라 내 삶의 빅토리를 만난 그 짜릿한 감동 때문에.
[The Explorer] 신이 허락한 레인보 축복, 아프리카 그곳에서 지친 영혼을 적신다
[The Explorer] 신이 허락한 레인보 축복, 아프리카 그곳에서 지친 영혼을 적신다
글·사진 함길수 자동차 탐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