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 우리들병원 이사장의 3S 건강법

[Health Care] “유연하게 생각하고, 항상 웃고, 경건하게 삽시다”
우리들병원은 올 초 미국 의료관광평가협의회가 발표한 ‘의료관광객을 위한 세계 10대 병원’에 선정됐다. 세계적인 명성에 걸맞게 이상호 이사장은 1년에 반 이상을 외국에서 보낸다. 환갑이 가까운 나이에도 40대 못지않은 건강을 유지하는 그의 3S(soft, smile, sacred) 건강법을 소개한다.

“30년 넘게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올바른 생활습관만으로도 대부분의 척추질환이 예방 가능하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서울 청담동 우리들병원 이사장실에서 만난 이상호 이사장은 자리에 앉자마자 올바른 자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세계적인 척추전문 병원의 수장다웠다. 올바른 자세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 이사장은 이사장실 한편에 놓인 ‘우리들체어’를 가리켰다.

가슴 지지대에 초점을 맞춘 기능성 의자 출시

‘우리들체어’는 우리들병원이 그간의 임상 경험과 예방의학 노하우를 접목해 올 4월 내놓은 기능성 의자다. 대부분의 의자가 등받이, 팔받침 등에 주안점을 둔 반면, ‘우리들체어’는 가슴 지지대에 초점을 맞춰 개발됐다.

‘우리들체어’는 외과 의사들이 수술에 사용하는 의자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외과 의사들이 다루는 뇌와 척수는 작은 실수가 큰 의료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굉장히 정밀한 수술이다. 수술 시간도 대부분 길다.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이런 수술에 사용되는 의자는 보통 의자와 달리 가슴 지지대와 팔꿈치 받침이 있다. 그러나 일반인들이 쓰기에는 너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오랜 연구 끝에 출시된 ‘우리들체어’는 기능은 외과수술용 의자에 버금가지만 가격은 확 내렸다.

“요즘 10대, 20대 젊은 층에도 척추 디스크 환자가 늘고 있습니다. 장시간 책상에 앉아 책을 읽다 보니 척추에 무리가 간 거죠. 앉는 자세만 교정해도 디스크는 예방할 수 있는데, 이런 환자들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더 중요한 건 35세 이상 중장년층입니다. 척추는 35세부터 늙기 시작하는데, 이때부터 관리를 잘해야 합니다. 35세 이후에는 올바른 자세를 갖는 게 정말 중요합니다.”

올바른 자세의 중요성을 알아서인지 인터뷰 내내 이 이사장의 자세가 꼿꼿했다. 얼굴도 쉰넷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였는데, 특히 맑은 피부가 인상적이었다. 건강관리법을 묻자 특별한 것이 없다며 겸연쩍어했다. 하지만 별 거 없다며 털어놓은 이야기는 건강관리의 모든 것을 담고 있었다.

무리하지 않는 운동, 유기농 와인을 곁들인 식사

그는 많은 의사들처럼 식생활을 중요하게 여긴다. ‘음식이 보약’이라고 말하는 그는 고기보다는 채소나 과일을 즐겨 먹고, 육류보다는 생선류를 좋아한다.

그는 소식이 장수의 비결이라는 의견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환자들 중에도 소식하는 이들이 있는데, 이들은 대체로 뼈가 약했다. 수술 환자들을 보더라도 잘 먹는 이들이 회복이 빠르다.

“소식을 장수의 비결인 것처럼 받아들이던 때가 있었습니다. 장수하는 이들의 생활습관에서 장수의 비결을 찾다 보니 소식하는 습관이 있더라는 것인데, 의학적으로는 근거 없는 이야깁니다. 소식을 주창하던 미국의 과학자가 일찍 죽으면서, 이런 주장이 설득력을 잃었죠.

소식을 주장하는 이들은 하루 1500kcal 정도를 섭취하라는데, 그 정도는 제 한 끼 식사에도 못 미치는 양입니다. 최근에는 소식을 하면 남성의 경우 성적 에너지가 떨어진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특별히 음식을 가리지 않는 그의 식탁에 빠지지 않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유기농 와인이다. 1980년대 프랑스 유학 시절, 프랑스인들의 식습관에서 터득한 것이 와인의 효과다. 프랑스인들은 크림이나 버터 등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을 즐겨 먹는데도, 심장질환이 적다.

이 이사장은 그 이유를 와인에서 찾는다. 실제로 레드 와인은 혈액순환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항암제 역할도 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와인을 마시는 습관은 그때부터 생겼다. 지금도 그는 저녁식사 때 석 잔 정도의 레드 와인을 마신다. 레드 와인 중에서도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의 유기농 와인을 그는 추천했다.

운동에 있어서도 나름의 소신이 있다. 지나친 운동은 오히려 건강에 해롭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마라톤이나 매일 하는 운동은 신체에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에 운동도 적당한 게 좋다. 실제 매일 운동을 하는 스포츠맨들의 평균 수명이 정상인보다 짧다고 한다.

그는 일주일에 두 번, 1회 1시간 정도의 운동이면 건강에 이롭고, 노화를 방지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운동량이 그 정도이지 활동량으로 따지면 그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옆에 있던 비서가 “워낙 많은 스케줄을 소화하기 때문에 진료 이외의 다른 스케줄을 잡을 수 없다”고 거들었다.

이상호 이사장이 부부싸움을 하지 않는 이유
“웃음이 보약”이라며 인터뷰 내내 미소를 잃지 않던 이상호 이사장.그는 힘들수록 더 웃으려고 노력한다.
“웃음이 보약”이라며 인터뷰 내내 미소를 잃지 않던 이상호 이사장.그는 힘들수록 더 웃으려고 노력한다.
우리들병원이 연매출 3000억 원 이상의 의료그룹으로 성장한 지금도 이 이사장은 여전히 환자를 진료하고 수술을 한다. 그가 하는 외과수술은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기 때문에 많은 외과 의사들이 스트레스를 호소한다.

그러나 그는 수술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거나 중압감을 가져본 적이 별로 없다고 했다. 오히려 수술을 통해 보람과 기쁨을 느낀다고 했다.

“제 자랑 같지만 수술 성공률이 99.9%입니다. 어제도 2명을 수술했는데, 모두 성공적이었습니다. 척추수술이란 게 일반적인 수술과 달리 금방 효과가 나타납니다.

제대로 걷지도 못하던 환자들이 수술 후 바로 걷게 되니까 놀라지 않을 수 없죠. 척추수술이 위험하다고 통증을 안고 살던 분들이 저희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정상적인 생활을 하게 되니 좋을 수밖에요. 저 또한 그런 분들에게 건강을 줄 수 있어 행복합니다.”

사실 그의 진짜 건강 비결은 생활 태도에서 비롯된다. 그는 이를 3S 건강법이라 불렀다. 3S란 유연하게 생각하고(soft), 늘 웃고(smile), 경건하게(sacred) 사는 것을 뜻한다.

3S 중에서도 그는 웃음을 특히 강조한다.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라고 하지 않던가. 그는 “웃음이 약이다”라고 단언한다. 우리들병원이 웃음치료사를 불러 환자들을 대상으로 스트레스와 통증을 완화시키는 클리닉을 연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웃으면 좋은 호르몬이 나옵니다. 가짜로 웃어도 좋은 호르몬이 나온다고 하잖아요. 저는 힘들수록 더 웃으려고 노력합니다. 우스갯소리입니다만, 그래서 제가 부부싸움을 모릅니다. 집사람이 뭐라고 불평을 해도 전 그냥 웃어넘깁니다. 그러니 싸움이 될 리가 있나요. 집사람도 허탈해서 그냥 웃고 맙니다.”

그러고 보니 인터뷰 내내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사진 촬영을 하며 그는 척추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어 정말 행복하다고 했다. 전공을 정말 잘 선택한 것 같다는 말도 했다. 그의 말에서 의사로서의 진정성이 느껴졌다.

이상호

우리들병원 이사장
세계 최소침습척추치료 및 수술학회장
국제 근골격레이저학회장
북미 척추학회 정회원
신경외과 전문의
연세대 의대 대학원 박사

글 신규섭·사진 이승재 기자 wa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