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영양학자 제프리 블룸버그 미국 터프츠대 교수

[Health Advice] “50세 이상, 실버세대에 더 중요한 비타민 건강학”
인터뷰 내내 제프리 블룸버그(Jeffrey Blumberg) 교수의 입에서는 멀티비타민이란 단어가 떠나지 않았다. 멀티비타민이란 종합비타민과 미네랄 보충제를 일컫는다.

학술대회 참석차 내한한 그는 인터뷰에서 “멀티비타민 복용을 통한 비타민과 미네랄의 일일 권장량 섭취가 건강관리의 첫걸음”이라고 했다. 그 자신부터가 15년 이상 멀티비타민을 복용해왔다는 블룸버그 교수에게 멀티비타민과 건강의 상관관계를 들었다.

50대 이후 건강관리를 유독 강조한 듯한데, 집중적인 건강관리는 언제부터 하는 게 맞나.

“건강관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해야 한다. 최근에는 임산부의 영양기준도 점점 강화하고 있다. 태아 때부터 건강관리를 해야 한다는 말이다. 단, 단계별 관리법이 달라야 한다. 신생아~2세, 2~11세, 11~19세, 성인, 중년, 장년 등 성장 사이클에 따라 관리가 다르다.”

의사들 사이에서도 영양분 섭취에 대해 이견이 있는 듯하다.

“과학이 발전하면서 비타민이나 미네랄의 일일 권장량은 정해진 듯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 기준을 맞추지 못한다. 이처럼 인체가 요구하는 영양소들을 섭취하지 못했을 경우에는 각 기능들이 최적으로 역할을 다하기 어렵다.

정상적인 인체기능 자체를 위해서라도 적당한 비타민, 미네랄 양을 유지해야 한다. 2005년 한국인들의 식생활에 대한 설문조사를 보면, 많은 경우 비타민과 미네랄 섭취량이 기준치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한 식습관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와 함께 영양제를 보충하는 것도 중요하다.”

한국인의 식습관은 미국인과 많이 다르다. 때문에 비타민 섭취도 달라야 하는 것 아닌가.

“중요한 것은 멀티비타민의 보충이 기본이라는 점이다. 몇 가지 비타민제를 동시에 먹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경우에도 멀티비타민을 먹고 그 외에 다른 미네랄 등을 보충하는 영양 보충제를 먹는다.

한국인의 식습관 얘기를 했는데 사실 서울에 와서 패스트푸드점이 많이 생긴 것을 보고 놀랐다. 이런 현상은 결코 반길 만한 일은 아니다. 이처럼 현대인들은 패스트푸드 등 가공식의 위험에 항상 노출돼 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예전에는 신선한 재료로 요리를 해 먹었지만, 외식 문화가 발달하면서 가공식이 늘었고 그 결과 영양 섭취가 부족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게 멀티비타민의 섭취다. 나라마다 식단 차이가 있지 않느냐고 했는데, 맞는 얘기다.

각 나라마다 부족한 영양소가 다를 수 있다. 미국을 예로 들어보자. 미국의 경우 생선 섭취가 부족하다. 덕분에 생선을 통해 섭취할 수 있는 오메가3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실제로 생선 섭취가 부족하기 때문에 오메가3 먹기를 권하는 것이다.

이에 비해 한국인은 미국인에 비해 생선 섭취량이 많다. 공통점도 있다. 미국인과 한국인은 모두 비타민D의 섭취가 낮다. 천연재료만으로 충족되지 않는 것이 비타민이다. 비타민D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 때문에 비타민D를 함유한 우유도 나와 있다.

하지만 권장량만큼 비타민D를 섭취하려면 우유 4잔 이상을 마셔야 한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한국 사람들이 그렇게 우유를 많이 마시고 있나. 그래서 영양 보충제로라도 꼭 복용을 해야 하는 것이다.”

멀티비타민 중에서도 항산화 비타민의 역할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많은 비타민 중 황산화 비타민만 중요하다곤 할 수 없지만 그 기능은 중요하다. 황산화제의 역할을 산소와 비유해 보자. 우리는 산소가 있어야만 숨을 쉴 수 있다. 그러나 산소가 정상적으로 처리되는 과정에서 독성을 지닌 소량의 유리기가 발생한다.

항산화제는 유리기의 발생을 막아준다. 유리기는 신체장애뿐 아니라 암을 유발할 수 있다. 황산화제가 중요한 이유다.”

[Health Advice] “50세 이상, 실버세대에 더 중요한 비타민 건강학”
최근 연구에 의하면 낮은 수준의 산화스트레스에 비타민B의 섭취를 늘리면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호모시스틴은 친산화 작용을 하는 물질인데 비타민B가 이 물질의 생성을 막는다. 결론을 내자면 여러 필수 비타민과 미네랄이 서로 역동적인 상호관계 속에서 조화롭게 작용하므로 모두 적절하게 필요하다.

따라서 모든 사람들이 멀티비타민 보충제를 먹을 필요가 있다. 일부 부족한 영양소를 이런 보충제가 채워줄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에 따라 부족한 영양소가 다 다르긴 하지만 모두 멀티비타민의 섭취가 필요하다.”

멀티비타민 하나만 섭취하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된다는 말인가.

“멀티비타민 한 알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하지만 미량영양소 보충의 해결책인 것만큼은 확실하다. 멀티비타민을 섭취하면 최소한 비타민이나 미네랄의 일일 권장량은 충족시킬 수 있다. 적절한 멀티비타민 섭취만으로도 암이나 당뇨 등의 수치를 낮출 수 있다.”

많은 최고경영자(CEO)들이 건강의 사각지대에 있다. 잦은 회식자리, 과도한 업무로 인해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 한국의 CEO들에게 건강관리 팁을 준다면.

“우선 CEO들도 멀티비타민을 꼭 드시길 추천한다. 여러 연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특정 비타민을 섭취하면 인지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한편 우울증은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운동 등을 통해 건강한 생활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CEO들은 업무 특성상 운동 등의 제약이 많다.

많은 CEO들이 골프를 치지만 골프는 운동 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 하지만 멀티비타민을 꾸준하게 섭취했을 때, 영양소 보충 효과는 물론 기분을 좋게 관리할 수도 있다. 멀티비타민은 또한 면역력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

CEO들도 감기에 걸려서 업무에 방해가 될까 걱정하실 텐데, 멀티비타민 복용으로 면역기능을 확실히 강화할 수 있다. 암이나 심장질환 등에 걸릴 확률이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멀티비타민 복용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제프리 블룸버그

현재 미국 보스턴 터프츠대 인간 영양 연구센터 선임 연구원 겸 디렉터
현재 미 보스턴 터프츠대 프리드먼 영양과학정책부 교수
캘거리대 박사 후 과정 수료
미국 반더빌트 의대 약리학 박사

글 신규섭·사진 서범세 기자 wa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