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 또는 고수가 말하는 핵심은 언제나 간결하다. 조화와 균형이란 단어의 어감이 유려하듯이 그들이 전하는 핵심가치도 균형 잡힌 사고와 행동이다. 또한 고도의 지적체계를 요구하지 않고 상식적인 바탕과 견해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번에 소개하는 투자의 대가들도 ‘기본적인 상식, 건전한 판단, 목표에 대한 인내’ 등 보편적인 행동이 투자의 성과를 가져다준다고 언급한다. 꽃잎 흩날리는 봄에 독자 여러분의 투자 성과도 훈풍이 되길 기대한다.
월가 대가들의 투자 철학
세계 최대 인덱스 펀드인 뱅가드 펀드 설립자 존 보글의 투자 철학

세계 최대의 인덱스 펀드인 뱅가드 펀드의 설립자 존 보글(John Bogle)은 “현명한 투자자란 새로운 이론과 기법으로 무장한 사람이 아니라, 기본적인 상식에 건전한 판단력을 더한 정도면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보글은 자신의 이러한 투자 철학을 뱅가드 펀드 운용에 적용했으며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뮤추얼 펀드로 성장시켰다.

보글은 투자자들의 지적 수준이나 주식시장에 대한 경험과 관계없이 모든 투자자들에게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는 문제해결 방안을 제시한다. 그에 따르면 투자자들의 전체 수익률이 주식시장 전체의 수익률보다 높아지는 것은 수학적으로 불가능하며, 시장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이 얻는 실질수익은 총 시장수익에서 비용을 차감한 것이다.

따라서 투자에 있어서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법은 바로 투자 비용의 절감에 있으며 이런 단순성이야말로 투자의 원칙이자 기본 상식이며, 나아가서는 현명한 투자 전략이라는 것이다.

또한 그가 제시하는 투자 전략은 장기 투자의 원칙을 고수하라는 것이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 펀더멘털 수익률과 실현 수익률 차이는 주가수익비율(PER)로 설명할 수 있다. PER은 투자자들이 주식에 부여하는 가치평가의 변화로 설명할 수 있다.

시대의 흐름이나 경기의 부침에 따라 주식에 부여하는 가치는 달라지며, 이는 일시적으로 주가를 상승시키거나 하락시키는 투기적 요인이 된다. 그러나 투기적 요인이 단기적으로는 시장변동성을 확대시키지만 계속 유지되거나 반복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장기 투자를 통해서만 일시적인 변동성을 제거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장기 투자의 태도를 유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뉴스나 정보, 전문가들의 견해는 끊임없이 투자자들을 유혹해 무엇인가 사거나 팔도록 유도한다. 그는 투자자들은 시장의 단기적인 움직임에 흔들려서는 안 되고, 현명한 펀드를 찾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한다. 그의 이런 원칙에 잘 부합하는 것이 바로 비용이 저렴한 ‘인덱스 펀드’에 장기 투자를 하는 것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인덱스 펀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승자의 게임>(존 보글 지음, 연암사)은 20세기의 위대한 투자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보글의 투자 철학을 담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투자의 단순화, 운용비용의 최소화, 장기 투자, 분산 투자’라는 네 가지 원칙을 바탕으로 시장수익률을 극대화하는 투자 전략을 제시한다. 주식, 채권, 펀드에서부터 글로벌 투자 및 인덱스 펀드까지 폭넓게 다루면서 자산 축적에 대한 노하우를 알려준다.

월스트리트 역사상 가장 탁월한 애널리스트 찰스 다우의 투자 철학

찰스 다우(Charles Dow)는 몰라도 ‘다우지수’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미국 주식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살펴보려면 가장 먼저 다우존스 평균주가를 알아야 한다. 다우의 가장 큰 업적은 바로 이 평균주가를 창안한 것이다. 이전에는 주가지수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다.

주식시장을 전체적으로 가늠할 지표가 없었다는 얘기다. 다우는 이 평균주가를 근거로 해석했고 미래를 전망했다. 1902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주가의 흐름(The Price Movement)’에 관한 칼럼을 썼다.

그는 칼럼을 통해 ‘주가의 흐름은 일단 방향을 정하면 주식시장 자체가 모멘텀을 잃고 방향을 바꾸기 전까지 꾸준히 그 방향을 지속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과거의 주가 흐름을 잘 분석하면 주가 변화의 추세를 발견할 수 있다는 말이다. 다우가 의도했던 것은 아니지만 많은 주식 투자자가 그의 칼럼을 기초로 미래의 주가를 예측하고자 했다. 이로써 최초의 현장 투자이론이라고 할 수 있는 ‘다우이론’이 등장한 것이다.

다우가 창업한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연재했던 ‘주가의 흐름’ 칼럼은 다우 사후 윌리엄 피터 해밀턴이 이어받아 1903년부터 1929년까지 썼다. 해밀턴은 다우의 생각을 정리해 ‘다우이론’이라고 정식으로 이름 붙였고, 평균주가를 토대로 주식시장은 물론 경제 전반까지 예측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금은 누구나 주식시장이 경제를 예측하는 중요한 선행지표라고 여긴다.

<주가의 흐름>(찰스 다우 외 지음, 굿모닝북스)은 120여 년 전 주가지수를 고안하면서까지 주식시장에 대해 고민했던 찰스 다우의 생각을 그대로 전달하고 있다. 효과적인 전달 방법을 찾다보니 발췌 형식을 취하게 됐다. 다우는 따로 저서를 남기지 않았고, WSJ에 남긴 칼럼이 전부다. 다행히 해밀턴의 글에서 다우의 투자 철학을 읽을 수 있는 에센스를 추릴 수 있었다.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면 지난 100년간 수많은 투자자가 반복했던 실수들을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다.


Investment

환율이 경기의 향방을 가른다

환율전쟁
(최용식 지음, 새빛에듀넷)
월가 대가들의 투자 철학
최근 국내 경기가 롤러코스터처럼 빠르게 하락했다가 빠르게 상승하는 데에는 환율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008년에는 환율이 급등하면서 국내 경기를 추락시켰고, 2009년에는 환율이 점진적으로 하락하면서 경기를 빠르게 상승시켰던 것이다.

환율의 역할은 이 정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국가 경제의 흥망성쇠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다. 환율에 대한 대응이 적절할 때에는 장기간 번영을 누리지만, 부적절할 때에는 장기간 침체를 벗어나기 어렵다.

이런 사실은 일본 등 세계 여러 나라의 역사가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환율에 대한 정책 대응은 환율 변동에 대한 대응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국제 경쟁력과 성장 잠재력에 대한 대응까지 포함한다.

국제 경쟁력과 성장 잠재력이 국제수지를 결정하고, 국제수지가 환율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환율전쟁은 최종적으로 국제 경쟁력, 성장 잠재력과의 전쟁인 셈이다.

이 책은 이론적인 접근보다는 실전 사례를 중심으로 환율 변동의 메커니즘과 흥망성쇠를 설명하고 있다. 외환시장을 더 깊게 이해하고, 환율 변동에 대한 예측력도 높일 수 있다. 더불어 외환시장에서 손실을 보지 않고 성과를 높일 수 있다.

초원의 전략가들에게 배우는 비즈니스 생존 전략

세렝게티 전략(스티븐 베리 지음, 서돌)
월가 대가들의 투자 철학
TV 다큐멘터리 <동물의 왕국>에 나오는 장면들만 본 사람들은 세렝게티가 사자나 표범, 하이에나와 같은 맹수들의 천국이라고 오해하기 쉽다. 이곳에는 수천만 년 전부터 내려오는 진실이 있다.

그것은 맹수라고 해서 마냥 좋은 것도 아니고, 초식동물이라고 평생 불안에 떠는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사자는 태어나 1년 이상 살아남는 경우가 50%도 되지 않는다. 태반은 굶어죽고, 경쟁자에 의해 사라진다.

이 책에는 오랫동안 각각의 동물들이 나름대로 개발해온 생존 전략의 진수들이 담겨 있다. 수백만 년, 멀게는 수천만 년 동안 세렝게티에서 살아온 생명체들의 검증된 생존 전략이 비즈니스 생태계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얼룩말은 투쟁, 도주, 군집 등의 생존 전략을 활용해 오고 있다. 심리학자들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얼룩말의 생존 전략은 인간이 위협을 직면했을 때 보이는 반응과 같다.

이 책에 등장하는 다양하고 실제적인 비즈니스 사례는 초원의 생명체들이 살아가는 모습처럼 역동적이다. 실전기법도 풍부하다. SWOT(강점, 약점, 기회, 위험요소) 같은 경영분석 기법도 얼룩말의 생존 전략에 대입해 보면 흥미진진함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야생의 경영 전문가들로부터 가장 절실한 생존의 지혜를 얻을 수 있다.

강경태 한국CEO연구소 소장 ktkang21@han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