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직한 재무 설계는 자산 증식만이 아니라 자산을 받쳐주는 위험관리에 비중을 둬야 한다. 최근 재테크의 가장 큰 관심사는 무엇일까. 1700선을 돌파한 주식시장을 보면서 그동안 손실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갖고 있던 펀드를 환매할까, 아니면 보유할까. 부동산을 지금 살까, 아니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을 팔까. 다양한 생각들을 하게 된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상담 경험을 통해 살펴보면 가장 큰 인생의 목표는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가까운 목표는 가족들과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내 집 마련과 자녀에 대한 교육이며, 멀게는 자녀의 결혼과 자신의 노후라는 목표다. 자신의 노후에 대한 생각은 누구나 관심은 있지만 지금 당장 눈앞에 닥친 일이 아니다 보니 관심사가 조금 떨어지고, 대부분 내 집 마련과 자녀 교육에 초점을 맞춰 가정의 재무적인 활동을 하게 된다.

최근에 내가 만난 30대 중반의 근로소득자인 고객도 관심사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처음엔 가정에서 혼자 벌어 생활했고, 자녀를 낳고 보니 교육비 및 생활비 지출이 많아 저축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이후 3년 전에 배우자가 개인사업을 하면서 일정 소득의 수입을 올리고 있었다.
일러스트·이경국
일러스트·이경국
고객의 재무 상황을 살펴보면 고객의 연봉이 약 5000만 원, 배우자가 2400만 원으로 월 617만 원 정도의 적지 않은 소득을 얻고 있었다. 작년에 3억 원짜리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그동안 모았던 자금과 2억 원(대출이자 5.5%)을 대출받아 지금까지 이자를 상환하고 있으며, 여유자금이 생길 때마다 대출원금을 상환할 생각을 갖고 있었다. 더불어 배우자의 사업체가 올해부터는 안정돼 매달 200만 원 정도의 소득을 가져다줄 수 있게 됐다.

이밖에 자녀 두 명에 대한 교육비 월 120만 원과 월 대출이자 상환액 월 91만 원, 생활비 200만 원, 대출을 상환하기 위해 2010년 가입한 정기적금 50만 원과 2007년부터 매월 50만 원씩 적립한 펀드가 있었다.

그래서 현재 매월 100만 원 정도의 여유자금 운영 방안과 2008년 5월에 5000만 원에 매입한 부동산에 매수자가 나타났는데 어떻게 양도하는 게 좋은지 문의해왔다. 이 고객에게 한 조언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부동산 양도차익보다는 세금을 절세하라

2008년 5월 5000만 원에 매입한 부동산은 매수자가 요즘의 주변 시세보다 높은 약 6000만 원에 매입을 하겠다고 의사를 타진한 상황이었다. 향후 보유한 부동산의 위치와 전망을 보면 요즘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을 받기 어려운 상황으로 판단돼 지금 매각하는 편이 훨씬 유리한 상황이다. 그러나 양도소득세의 경우 보유기간에 따라 세율이 달라지기 때문에 양도차익도 중요하지만 세금에 대한 절세 부분도 함께 고민하는 것이 필요했다.

고객의 토지는 지금 시점에 양도를 하게 되면 보유기간이 2년을 넘지 못하기 때문에 40%의 양도소득세를 부담하게 되지만 보유기간이 2년을 넘어가면 과세표준에 따라 6~35%의 양도소득세율을 적용받게 된다. 예를 들어 양도에 따른 과세표준이 1000만 원이라고 가정하면 2년 미만의 경우에는 400만 원(1000만 원×40%), 2년 이상일 경우 60만 원(1000만 원×6%)으로 약 340만 원의 세금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2년이 되는 시점까지 한 달이 채 남지 않았기 때문에 절세 차원에서 양도 시기를 보유기간 2년이 되는 시점까지 기다려 보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둘째, 대출이자에 대한 부담을 줄이자

주택 마련에 따른 2억 원의 대출이 있음을 감안하면, 매월 91만 원, 연간 1100만 원의 대출이자를 부담하고 있으며, 고객 가정소득의 약 15%를 대출이자로 납입하고 있었다.

당분간 금리 인상이 예정돼 있지는 않지만 2010년 하반기 정도에 금리 인상이 되면 고객의 대출금리도 함께 올라갈 수 밖에 없다. 대출금리가 1%만 상승하더라도 이자에 대한 부담감은 월 10만 원, 연간 200만 원 정도 금융 비용이 증가하므로 금리 상승 시기에 맞춰 대출의 일정부분을 상환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2007년 가입한 이후 수익이 발생하고 있는 펀드를 부분 환매해 얻을 수 있는 1000만 원과 매각이 예정돼 있는 부동산 매도자금 6000만 원을 포함해 총 7000만 원을 정기예금으로 운영하도록 권유했다. 이후 대출금리 인상 시점에 대출의 일부를 상환하게 되면 연간 385만 원(대출이자 5.5% 가정)의 대출이자를 줄일 수 있다.
재무 설계의 기초는 위험관리부터
셋째, 적금보다는 소득공제 상품을 운영하자

고객과 배우자는 모두 소득이 발생하고 있다. 고객의 소득이 향후 꾸준하게 증가될 것을 감안하면 매달 발생하고 있는 여유자금 중 25만 원은 소득공제 상품인 연금저축으로 가입해 매년 300만 원까지의 연금소득공제와 함께 은퇴 이후 노후에 대한 소득원을 확보하는 게 좋다.

넷째, 위험에 대한 준비를 하자

자산관리를 생각하면 우리는 무조건 자산을 증식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모든 계획들을 진행하지만 그런 계획들은 자신이 건강하게 경제활동을 통해 소득이 발생한다는 가정을 전제해야 한다.

고객도 안정적인 직장과 소득을 확보하고 있고 배우자도 현재 소득이 발생하고 있어 과거보다는 자산운영에 여유로움이 생겼다. 하지만 향후 자녀에 대한 교육비 증가와 가정에서 고객의 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의 중요성을 고려한다면 소득 상실 위험에 대한 준비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65세로 은퇴 시점을 정하게 된다면 위험발생 시 보장금액의 50%는 일시금으로 주고 보장금액의 1%는 매월 유가족에게 지급하는 삼성생명의 플레티넘변액유니버셜 종신보험과 같은 상품을 통해 소득 상실에 대한 위험에 대비할 수 있다.

통상 사람들은 자산을 운용하면서 자산을 증식하는 부분, 즉 이익에만 집중하게 된다. 그러나 자산을 증식하는 부분만 보지 말고 자산을 받쳐주는 위험관리에 먼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재무 설계의 기초는 위험관리부터
김두호 삼성생명 대전FP센터 팀장
dh0425.kim@sam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