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티크(antique)는 문화생활품으로 왕이나 귀족들이 사용하던 가구에서부터 촛대, 그릇, 수저, 책, 램프, 거울, 자동차, 재봉틀까지 일상생활에서 사용한 삶의 흔적이 담겨있는 제품들을 말한다.

그중에서도 100년 이상이 돼야 앤티크 목록에 포함될 수 있다. 앤티크는 컬렉션의 대상일 뿐만 아니라 투자 대상으로서 가치를 지니고 있는데, 앤티크 경매의 시초는 170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매 시장에서 처음 거래된 앤티크 품목은 책이다. 런던의 서적상이었던 새뮤얼 베이커는 원활한 책의 거래 방법을 찾다가 경매 제도를 도입했다.

이후 미술품과 가구류 등이 포함됐고, 세월을 흐르며 가짓수가 늘어나 지금은 생활 전반에 걸친 다양한 물품들이 다뤄지고 있다.

앤티크의 가치는 연대, 보존 상태, 희소성, 예술성에 따라, 또는 만들어진 시대나 지역에 따라 가치가 매겨진다.
앤티크의 투자가치, 세월의 흔적에서 결정
역사적 사실 역시 앤티크 가치를 결정하는 요인이다. 앤티크는 일반 미술품과는 달리 제품에 삶의 흔적이 더해질수록 가치가 더 높게 매겨진다는 게 특징이다. 사용하던 제품을 판매하더라도 사용 연도가 얼마나 됐느냐에 따라 가격이 오르는 게 앤티크 제품이다.

기본적으로 100년 이상이 돼야 앤티크로 분류될 수 있지만 80~90년 정도 된 빈티지 제품을 구입해 소장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100년 미만의 이러한 제품들은 빈티지라고 해서 따로 분류하기도 한다. 여기서 혼동하지 말아야 할 것은 빈티지와 앤티크의 차이점이다. 빈티지는 1920~1930년대에 모던 디자인이 출현한 이후 생산된 오래된 가구를 뜻하며, 1900년 이전 태생인 클래식한 앤티크 가구와 구분된다.

빈티지 물품 중 소장가치가 있는 것은 1900년대 초반 아르누보나 아르데코 풍 제품이다. 이 제품들은 앞으로 앤티크 물품으로 분류될 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투자 대상으로 눈여겨볼 만하다.

대중성 있는 품목을 위주로 투자한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 수집가들은 평범한 것에서 희귀한 제품으로 옮겨가는 것이 좋다. 앤티크 딜러들에게 인기 있는 제품은 당대를 풍미했던 디자이너나 장인에 의해 제작된 작품들이다.

가구나 도자기가 여기에 해당한다. 각종 책자나 판화들도 앤티크 시장에서 상당한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가구 이외에 도자기와 보석류가 투자 대상으로 유망하다.

시계 또한 시장규모가 큰 품목 중 하나인데, 장식적인 기능과 함께 희소성이 높아 투자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시계는 두 종류로 나눠진다. 워치(watch)는 몸에 지니고 다니면서 사용하는 시계를 말하며 그 밖에 시계는 클록(clock)이라고 한다. 클록은 그 당시의 가구 디자인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가구 명장의 디자인이 그대로 시계 케이스에 도입되기 때문에 값비싼 앤티크 가구 못지않은 소장가치를 누릴 수 있다.

앤티크 시계를 수집할 때에는 두 가지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 시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오리지널 부품을 사용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앤티크 시계는 더 이상 부품을 생산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수리하기가 어렵고 비용도 만만치 않다.

영국을 중심으로 앤티크 시장 형성 돼

영국을 중심으로 경매 시장이 형성되는데 주요 시장으로는 앤티크 숍이 밀집돼 있는 영국의 옥스퍼드, 길퍼드, 본드 스트리트 앤티크 센터 등이 있다. 앤티크 딜러들은 주로 이곳에서 활동한다. 또한 아트 페어라고 해서 매년 큰 단위의 페어는 200개 이상, 작은 규모는 5000개 이상 열리고 있다. 이는 매년 400만 명이 넘는 컬렉터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세계 미술품 경매 시장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까지 100억 달러를 훌쩍 뛰어 넘으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왔다. 그 중심에는 세계 미술 경매 시장의 양대 산맥인 크리스티와 소더비가 있다.

크리스티는 1766년 스코틀랜드 출신의 제임스 크리스티가 런던의 폴 몰에서 첫 경매를 실시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서적류만 다루던 소더비와 달리 미술품을 포함한 다양한 물건을 경매해 큰 호응을 얻었다.
앤티크의 투자가치, 세월의 흔적에서 결정
1859년 윌리엄 맨슨과 토마스 우즈가 합류해 ‘크리스티 맨슨 앤 우즈’라는 합작회사로 재탄생했으며, 1973년 런던 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현재 뉴욕과 런던을 거점으로 세계 43개국 129개 지사를 가지고 있으며, 18개 경매장에서 연간 800회 이상의 경매를 개최한다. 경매계에서 크리스티가 갖고 있는 기록도 다양하다.

소더비는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공인 경매장이자 예술 품목을 주로 다루는 곳으로 우리나라와도 관련이 깊다.

영국 런던의 서적판매상인 사무엘 베이커가 1744년 개인 소장 도서들을 효과적으로 팔기 위한 방법으로 행했던 경매 기술이 소더비 역사의 기원이 됐다.

1778년 그의 사망으로 조카인 존 소더비에게 회사가 넘어가면서 소더비라는 현재 이름을 얻게 된다.

1796년부터 정기적인 경매 날짜가 지정 공포돼 경매를 대중화하기 시작했고, 1827년 그간 주력해오던 서적류에 대한 경매에서 탈피해 회화 작품, 가구를 비롯한 보석류, 자기, 골동품까지 아우르기 시작했다.

인상파 작가들의 작품과 피카소, 유트릴로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총 91만4000달러가 넘는 거래 매상을 올려 최대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런던의 본사 외에 1964년 미국의 파크 바넷 경매 회사를 인수해 뉴욕에도 본사를 두고 국제 기업으로 거듭났으며, 현재 전 세계에 100여 개의 상설 경매장을 갖춘 거대 그룹으로 성장했다.

감정평가 면에서도 그 진가를 인정받아 연간 2조4000억 원 이상의 경매실적을 기록하며, 경쟁사인 크리스티와 함께 전 세계 미술품 경매 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가치가 상승한다는 게 앤티크의 매력

소더비나 크리스티 같은 경매 회사로부터 물품을 구입하는 방식은 일반 미술품 경매와 비슷하다. 경매 회사에 의뢰하면 개인 정보가 등록되고 전문가를 거쳐 감정된 물품들이 카탈로그로 제작돼 온다.

카탈로그에는 작가, 소유자, 전시 약력, 소유 이전 경로, 예상 낙찰가 등이 기재되는데 경매시작 한 달 전부터 이것을 받아볼 수 있다. 관심 분야에 대한 관련 자료를 신청해 받아볼 수도 있다. 경매 시작 일주일 전쯤부터 쇼룸에서 입찰된 작품들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곳에서 물품들을 직접 살펴보며 전문가의 조언을 듣고 도움을 구하면 된다.
앤티크의 투자가치, 세월의 흔적에서 결정
경매는 배부받은 번호표를 들어 원하는 물품이 나왔을 때 의사를 표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직접 경매에 참여하기 어려울 경우 전화로 참여하거나 대리인을 통해 경매에 참여하는 방법도 있다.

우리나라의 메이저 경매 회사인 서울옥션이나 K옥션에서도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거래가 이루어진다.

미술품과 다른 앤티크 경매의 매력은 경기를 타지 않고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꾸준히 가치가 상승한다는 점이다.

가격 상승률이 그것을 입증해 주고 있는데 1974년을 기준으로 현재 가격 상승률이 앤티크 가구는 12배, 부동산은 7.5배, 주식 6배로 나타났다.

앤티크 수집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은 혼자 공부하는 것보다 전문 딜러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믿을 수 있는 딜러나 경매 회사를 통해 다가갈 수도 있다. 소더비나 크리스티 같은 경매 회사들은 경매 예정 물품의 목록과 안내문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 경매에서도 앤티크 제품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사진은 올 첫 경매에 나온 순종의 바쉐론 콘스탄틴 회중시계.

정인영 어시스턴트 기자 0520jiy@money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