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에서의 위험관리는?
겨울철 추운 날씨이지만 주말은 필드로, 주중에는 스크린방으로 사람들이 꽉 차 있다.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스크린 예약을 해야 저녁에 방 한 칸 얻을 수 있는 실정이다.

예전에는 돈 많은 노신사와 기업인의 전유물이었다면, 지금은 직장인부터 가정주부까지, 젊은 사람들도 꽤 열심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삼십 년 후에는 골프문화가 어떤 모습으로 바뀔까?

많은 이들이 은퇴하는 시점에서 계속 골프를 하게 될까? 그 때도 여전히 재미있을까? 필자의 대답은 ‘예스’이다.

홀인원 보셨나요?

2월 7일 스크린 골프대회 성동구 챔피언 결정전을 마치고 뒷풀이로 게임을 하던 도중 우승자가 홀인원까지했다. 그 분은 우승 턱에, 홀인원 턱에 호되게(?) 고생했다.

한번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근 립포 카라와치에 있는 임페리얼 CC 5번홀 파3에서 있었던 일이다. 동반하신 분이 그날 따라 한 클럽 짧게 잡았다. 공은 미끈하게 오른쪽으로 출발해 에이프런 근처에 떨어지더니 핀을 향해 서서히 굴러가더니 공이 보이지 않았다. 본인과 동반자 모두 공이 어디 갔냐고 어리둥절하면서 두리번 거리는 사이 캐디들이 외치지 시작했다. “홀인원~홀인원, 나이스 샷”. 그 때 홀인원을 처음 보았다.

싱글을 포함한 모든 골퍼의 꿈은 홀인원이 아닐까? 우리나라 이용객 기준으로 볼 때 2007년 기준 2183명 가운데 1명이 행운을 얻은 셈이다(2002년 기준 5220명). 결코 확률이 낮지 않다.

그런데 홀인원을 하면 ‘후유증’도 만만치 않은데, 바로 홀인원 턱으로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에 이르는 것이다. 홀인원 턱이 부담되어 홀인원을 하고도 쉬쉬하는 해프닝까지 있다.

이 때문에 골프보험으로 보장받을 수 있는데 1년으로 가입하기보다는 3년치 보험료를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것이 무려 50%의 할인효과가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홀인원 보장은 국내에서만 적용된다.

예를 들어 금강산아난티CC의 유명한 깔때기홀은 특정행사에만 오픈을 해주는데 플레이어가 온그린만 한다면 저절로 홀인원이 된다고 한다. 하지만, 북한은 아쉽게도 외국으로 처리된다.
앞서 인도네시아 사건(?)도 보험으로 보상받지 못하고, 인도네시아 여행 동안 내내 동반자를 위해 많은 돈을 지출해야만 했다. 이 분은 다음 날 플레이 후 이동 중 카트 전복사고도 냈다.
골프에서의 위험관리는?
골프장의 위험관리, 平靜心

거리욕심을 내고 힘차게 치다 보면 몸에 힘이 들어가고 불균형으로 인해 심한 슬라이스가 나기 마련이다. 이때 앞이나 주변 플레이어를 위해 조심하라는 의미로 ‘볼’을 외치게 된다. 그런데 머리와 몸을 낮추는 것이 공을 피할 수 있는 자세인데, ‘볼’이라는 소리를 듣고 뒤를 쳐다보다가 공에 맞아 부상을 입는 경우가 있다.

실제 실명사고 사례이다. 전국 140개 골프장을 설문 조사한 결과 매년 사고건수는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시스템 등 안전관리수준은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 내장객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제 구체적인 사고사례로 들어가 보자. 낙뢰의 경우 휴대전화, 골프채, 라이터, 우산, 목걸이, 시계를 소지하는 일은 금물이고, 특히 페어웨이 중간에 위치한 홀로 서 있는 나무 밑으로의 대피는 금기사항이다.

일부 농약을 쓰지 않는 친환경 골프장의 경우 공을 찾다가 독사를 만날 수 있다. 캔 커피를 카트에 놓고 티샷을 한 뒤 캔 속에 들어간 벌이 있는 줄 모르고 커피를 마시다가 벌에 쏘이기도 한다. 목욕탕 안에서 비누거품에 미끄러져 타박상, 골절, 뇌진탕을 입기도 하며, 수도배관 전기누전으로 새벽에 감전되는 일도 있다. 라운딩 후 온탕에서 복기를 하다가 갑자기 심장마비로 가슴에 통증을 느끼기도 하고 음주 후 한증막에서 의식을 잃기도 한다.

골프클럽의 임팩트 시 클럽헤드의 속도는 시속 120~210km까지 나오기 때문에 무서운 흉기가 될 수 있다. 공뿐만 아니라 채가 부러져 드라이버 헤드가 날아가기도 하고, 비가 와서 미끄러져 클럽이 통째로 동반자에게 날아가기도 한다.
골프에서의 위험관리는?
연습스윙을 프로숍에서 하다 쇼핑하던 분의 하반신을 가격하는 것은 물론 티잉 그라운드 뒤에서 열심히 연습하다 다가온 일행의 두개골이 함몰되기도 하고 백스윙하다가 일행의 눈썹 주위가 찢어지기도 한다.

첫 티샷시 오너를 잡은 기쁨도 잠시, 멋진 장면만 생각하고 티샷하다가 어깨나 허리를 삐끗하여 라운딩을 하지 못한 분도 있다. 관절통, 근육통도 잠시, 핀을 직접 노리기 위해 나무 사이를 공략하다 세컨드샷이 나무기둥에 맞아 반사되어 내가 맞기도 하고 캐디를 맞추기도 한다.

때로는 카트에 반사되어 대기자를 맞추기도 한다. 경사지 보온덮개 위에서 미끌어지기도 하고 골프백에서 드라이버를 꺼내던 중 드라이버 손잡이 부분에 눈을 찔리기도 한다.

조급한 마음에 캐디가 카트를 출발시키다가 손님이 낙상하거나 운전부주의로 인접한 홀로 추락하는 경우도 있다. 갑자기 다람쥐가 뛰어 들어 핸들을 꺽기도 하고 핸드폰을 받다가 S자 경사로에서 낙상하여 골절상을 입은 경우도 있고 아예 연못으로 돌진하여 추락하기도 한다. 빗길에 또는 그늘집이 급하여 빨리 내리다가 미끄러지기도 한다.

타구된 공이 카드 유리를 뚫고 유리파편에 안면부 상처를 입기도 하고 빵을 드시다가 땟장을 보지 못해 떨어지기도 한다. 지나친 퍼팅집착으로 갑자기 의식불명으로 쓰러지는 일도 있다(스트레스성 쇼크). 한여름 폭염 속에서 전날의 수면부족을 채우기 위해 차량 속에서 에어콘을 틀고 자다가 저체온증으로 사망(동사)하기도 하고, 추운 날 운전석에서 히터를 틀고 자다가 질식사한 경우도 있다.

박세리 흉내내다가 연못에 미끄러지기도 하고, 타구한 공이 결빙된 연못으로 들어가자 얼음 위를 살살 걸어 들어가서 타구하던 중 갑자기 얼음이 깨지면서 빠져 버린 경우도 있다. 클럽하우스에서 뜨거운 음식물에 화상을 입기도 하지만, 단연 사고의 단골메뉴는 역시 음주 사고이다.

과연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벌어질까? 지금까지 실제로 일어난 보상사례들이다. 그래도 재미있는 걸 어떻게 하랴. 연습하고 빨리 필드로 나가자. 그러니 본인의 주의 유무와 관계없이 사고는 일어나므로 스트레칭과 보험은 필수이고, 평정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골프에서의 위험관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