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년은 2000년대 첫 번째 10년이 지나고 새로운 10년이 시작되는 해다. 새로운 10년은 부동산 시장이 이전과 상당히 다르게 전개 될 것으로 보인다. 자산 배분이라는 면에서 우리나라 가계가 지나치게 부동산 위주의 자산을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변화는 그만큼 중요하다.

우선 지난 10년간 부동산자산은 빠르게 규모가 증가하였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00년 우리나라 부동산자산 규모는 2168조 원이었으나 2008년에는 이보다 2.25배 증가하여 4885조 원을 기록하였다. 그런데 개인부문 금융자산의 약 3배에 달하는 부동산 자산의 비중이 2008년을 기점으로 감소하고 있다. 비록 주거용 및 비주거용 건물은 전년에 비해 139조 원 증가하였지만, 토지자산의 경우는 60조원이 감소하였다. 특히 토지자산이 감소한 것은 10년 만의 일이다.

그러면 부동산자산과 비교하여 금융자산은 어떤 추세를 보이고 있을까? 한국은행 통계로 보면 2008년 말 개인부문 금융자산은 1690조 원으로 이는 2000년 799조 원에 비해 2.11배 증가했다. 2000년 이후를 비교하면 부동산자산보다 금융자산의 증가율이 낮았지만 2005년 이후로만 보면 부동산 자산보다 금융자산의 규모가 빠르게 늘고 있다. 그리고 향후 부동산자산의 증가 속도가 더 느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금융자산의 상대적 비중은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전체적인 자산의 규모면에서 향후 부동산과 금융자산의 비중이 엇갈리게 될 것이고, 이러한 변화는 가계 자산에도 반영될 것이다. 미국의 경우를 보면 2000년 가계자산 중 실물자산의 비중은 58%에 불과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금융자산 규모가 작은 나라인 인도의 경우 실물자산의 비중이 95%에 달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0년 기준으로 보면 가계의 실물자산 비중이 81%에 달하고, 2006년에도 그 비중에 차이가 없었다. 그렇지만 외국의 변화 사례 등을 고려해 볼 때 우리의 경우도 향후 부동산과 금융자산의 비중은 금융자산 중심으로 변화될 것이다.

이처럼 자산규모의 상대적 성장 속도가 달라지는 과정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부동산 자산의 유동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가계부문에서 부동산자산의 금융자산으로의 전환이 전체 시장 변화에 비해 느리게 일어날 것이라는 점이다. 이에 따라 향후 부동산자산의 가격이 중장기적으로 하락할 때 가계가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 더욱이 가계의 금융부채는 대부분 부동산과 연동되어 있어 큰 변화가 없을 것이기 때문에 가계의 자산 위험은 그만큼 커질 것이다.

물론 부동산 자산 중에서 주거용 건물은 상대적으로 가격변동의 위험이 낮을 것 같지만, 최근 일본이나 미국의 경험을 보면 인구감소의 시대에 돌입하게 되면 주거용의 가격변동도 커지게 된다. 예컨대 미국의 경우 2006년 22.9조 달러에 달하던 가계의 부동산 총자산은 지난 3년 사이에 16.5조 달러로 급감하였다. 같은 기간 금융자산이 48.2조 달러에서 44.4조 달러로 감소한 것과는 크게 차이가 난다.

따라서 향후 중장기적으로 가격하락의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부동산은 가계 자산 중 비중을 줄일 필요가 있다. 특히 부동산의 유동성이 떨어진다는 면에서 이러한 조정은 더욱 필요하다. 또한 가계의 부채규모도 소득으로 감당할 수 있는 상한을 정하고 적극적으로 줄여야 할 것이다. 앞으로 10년은 가계 내 부동산자산 비중을 줄이고, 부채도 감소시켜 향후 발생할 가격변동의 위험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한 시대다.
새로운 자산 배분 전략이 필요하다
이상영
부동산114 대표이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