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nd Issue

머징 마켓의 상징이 된 브릭스(BRICs)펀드는 지난해 놀랄만할 성과를 거뒀다. 브라질 펀드는 작년 한해에만 무려 125%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러시아 펀드도 원금을 2배 이상 늘린 111%의 수익률을 보였다. 인도 펀드의 수익률도 83%나 됐다. 브릭스 중 중국을 제외한 3개국이 해외 펀드 상위수익률을 휩쓴 것이다.전문가들은 올해에도 이들 이머징 국가의 주식 시장이 큰 폭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다만 여기에 인도네시아의 성장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이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풍부한 천연자원과 2억5000만 명 이상의 인구로 성장성이 높다는 평가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올해는 브릭스(BRICs) 못지않게 비시스(BICIs ·브라질 인도네시아 중국 인도)의 해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브릭스 펀드의 질주는 올해에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주요 증권사의 자산관리팀을 비롯해 펀드 애널리스트들의 공통된 의견이다.객관적인 지표도 뒷받침되고 있다. 글로벌 IB(투자은행)인 JP모간에 따르면 올해 브릭스국가의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예상치는 중국이 9.5%로 가장 높고 △인도 7.5% △브라질·러시아 5.0% 순이다. 해당 국가 내 기업들의 이익(EPS) 성장률은 이보다 훨씬 높다. 러시아가 32.3%로 가장 높았으며 △브라질 24.9% △중국 22.0% △인도 21.7% 순이었다.따라서 올해부터 해외 펀드에 대해 구간에서 벗어난 수익에 대해 세금이 부과되지만 브릭스펀드 가입자들은 환매하기보다는 투자를 계속하기를 전문가들은 권하고 있다. 오대정 대우증권 펀드 연구위원은 “세금을 피하기 위해 브릭스펀드를 환매할 경우 세금은 내지 않을 수 있지만,높은 기대 수익을 잃는 꼴이 된다”며 “펀드를 환매해도 환매한 자금을 브릭스펀드보다 높은 기대 수익률로 투자할 곳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브릭스펀드 중에서 단일 국가에 투자할 경우엔 러시아 펀드가 상대적으로 유망하다는 분석이다. 오대정 연구위원은 “작년 러시아 증시가 많이 올랐지만, 고점과 비교하면 아직 63% 수준으로 브라질(95%) 인도(84%) 한국(82%)에 비하면 아직 높지 않다”며 러시아 펀드를 추천했다.오성진 현대증권 자산관리컨설팅센터장도 “러시아 증시 수준은 지난 5년 평균 PER(주가순이익비율)의 0.92배 수준에 불과해 브라질 증시의 1.5배보다 낮다”며 “달러 약세로 달러 케리트레이드가 올해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에너지(65%) 소재산업(12%)의 비중이 높아 국제 유가 상승 수혜를 볼 것”으로 진단했다. 그는 다만 “외부 변수에 민감하며 변동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보수적인 투자자보다는 공격적인 투자자들에게 적합한 투자처”라고 덧붙였다.20조 원 규모로 압도적으로 많은 투자금이 몰린 중국펀드는 작년에 브릭스 투자 펀드 가운데 가장 부진했다. 홍콩증시에 투자하는 중국 펀드가 56%, 상하이 주식을 편입하는 중국본토 펀드가 58%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50% 이상의 수익률은 높은 수준이지만, 같은 기간 전체 해외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과 비슷한 수준으로 다소 부진했다는 평가다.올해에도 중국 펀드는 기대 수익을 조금 낮춰야 할 분위기다. 중국 상하이 증시에 상장될 물량 부담이 많은데다 중국 정부가 최근 은행들의 지급준비율을 인상하는 등 출구 전략에 시동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올해 상하이 증시에서 예정된 추가 상장 물량이 최대 시가총액의 2. 5%에 달하는 4500억 위안으로 예상된다. 또 매도 대기 물량으로 잡히는 보호 예수 헤지 물량도 시총의 30%가 넘는 6조 위안에 달한다. 따라서 중국의 장기 성장성은 유효한 만큼 중국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중국 상하이 증시에 투자하는 본토 펀드보다는 물량 부담 우려가 덜한 홍콩 증시에 투자하는 중국 펀드 가입이 더 낫다는 지적이다.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최근 브릭스 국가들과 함께 인도네시아에 주목하고 있다. 목재 석유 고무 등 천연자원이 풍부한 데다 2억5000만 명에 달하는 인구가 시장 성장성을 높여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영국의 경제 주간지인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다음으로 ‘비시스’시대가 올 것”으로 평가하고 나서기도 했다. 이에 따라 올해 펀드 투자자는 브릭스 지역과 함께 인도네시아 시장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JP모건은 올해 인도네시아 GDP성장률을 5.3%,기업이익 성장률을 9.6%로 잡고 있다.실제 인도네시아 관련 투자 수익도 좋다. 현재 국내에 출시된 인도네시아 투자 펀드는 ‘NH-CA인도네시아포커스’ ‘유리이머징뷰티말레이인도네시아’ ‘한국투자인도네시아’펀드 등 3개로,이 중 규모가 10억 원을 넘는 ‘NH-CA인도네시아포커스’와 ‘한국투자인도네시아’펀드의 1년 수익률은 100% 안팎을 기록 중이다. 이는 각광받고 있는 브라질·러시아 펀드와 비슷한 성과이며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55%)의 두 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인도네시아 증시에 20%가량을 투자하는 ‘미래에셋아세안업종대표’ 펀드도 60% 이상의 수익을 내며 선전 중이다.그러나 아직 인도네시아 투자 펀드 규모는 크지 않다. ‘미래에셋아세안업종’대표 펀드까지 합해도 펀드 규모가 100억 원에도 못 미친다. 인도네시아 시장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지 않은 탓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후기 신흥국가로 발돋움하는 인도네시아에 대한 정보가 아직 많지 않아 시장이 점차 주목을 받고 있는 반면 관련 상품은 내기 힘든 상황”이라며 “금융투자회사들의 진출이 많아지면 펀드 등 인도네시아 투자 상품도 많아질 것”이라고 전했다.김재후 한국경제신문 기자 hu@hankyung. 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