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해부터 전직 대통령, 전 대기업 회장, 경찰서장, 지자체장 및 유명 연예인에 이르기까지 사회 저명 인사들의 잇따른 자살로 인해 우리 사회 전체가 큰 충격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자살자의 수가 점차 늘고 있으며, 특히 40대 이후 가장들의 자살률이 늘고 있다고 한다. 사연이야 각기 다르겠지만 그들이 얼마나 힘들고 답답했으면 그랬을까 하고 생각하면 참으로 안타깝다.도대체 무엇이 그들을 자살로 모는 것일까? 싫어하는 상사에게서 지겨운 설교를 듣고 있을 때, 머리 속에서는‘참아야 한다’고 이성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해도 어느새 눈썹이 위로 올라가고, 심장의 박동 수가 높아지는데, 이는 감정이 작용하였기 때문이다. 감정은 항상 존재하고, 또 부정할 수 없는 것이다. 감정은 또한 기억과 연결되어 있다. 지금까지 가장 행복한 순간을 떠올려보면 내가 의식하지 않더라도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번지고 마음이 편안해지며 따뜻한 기운이 올라오는 반면, 괴로운 경험을 떠올리게 되면 갑자기 기운이 빠지고, 몸이 축 늘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사람들에게 행동할 수 있는 에너지를 제공하는 것이 바로 감정의 역할이다.자신이 원하는 상태와 현실과의 괴리감이 생길 때 우리 마음속에는 ‘무기력’과‘분노’라는 감정이 생긴다. 자살하는 사람들이 겪는 거의 모든 일들은 스스로 극복하기에는 많이 힘들었을 것이고, 무기력과 분노가 동시에 그들을 지배했을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더 이상 이룰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면 무기력과 함께 강한 분노를 느끼게 된다.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좌절하는 자신도 밉고, 이런 상태에까지 이르도록 만든 상대도 많이 원망한다. 이런 생각들이 반복되면서 현실과의 괴리감에서 오는 강한 분노를 느끼게 되는데, 여기서는 분노에 주목하고자 한다.분노 상태가 되면 당사자는 자신의 안위보다는 상대방에게 복수할 수만 있다면 무슨 희생이라도 감수하겠다는 생각으로 분노의 에너지를 상대방을 처벌하는 데 사용하게 되는데, 분노를 표출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분노의 에너지를 다른 사람을 처벌하는 데 사용하는 것이다. 즉 상대방에게 해를 입히거나 심하면 상대방의 목숨을 빼앗기도 하는 가해자가 되는 것이다. 또 다른 한가지는 자신을 스스로 해치는 것이다. 즉, 자살로 끝맺음 하는 극단적인 결과를 맺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자살자 본인이 동시에 가해자와 피해자가 되는 것이다.우리는 보통 영향을 주는 사람을 가해자, 영향을 받는 사람을 피해자라고 구분한다. 직장에서는 상사가 가해자, 부하가 피해자가 되고, 일상에서는 나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이 가해자, 그 영향을 받는 나는 피해자라고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직장에서든, 가정에서든 우리들의 행동은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에 가해자와 피해자를 좀처럼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내가 다른 사람으로부터 심리적인 영향을 주고받게 되는데 이런 상태를 ‘갈등 상태’라고 한다. 갈등은 원하는 상태가 이루어지지 않아 내 마음이 불편해 지는 것을 말한다. 갈등은 유기체처럼 성장하고 변화해가는 성질이 있어 처음에는 서로가 심리적인 긴장 상태로 시작하지만 종국에는 ‘너 죽고 나 죽자’의 단계까지 발전하게 된다. 이 단계에서는 상대를 이길 수만 있다면 설사 자신의 목숨을 포함한 모든 것을 희생해서라도 상대에게 피해를 주겠다는 것이다.우리는 자신과의 갈등, 가까운 가족과의 갈등, 직장 사람들과의 갈등 등 수없이 많은 사람들과 갈등하며 살고 있다. 이처럼 갈등은 언제나 내 곁에서 나와 함께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갈등을 멀리 하기보다는 갈등과 친구하는 것이 나를 행복하게 하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그럼 이런 갈등을 어떻게 해결해야 서로가 윈-윈 할 수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우리가 어떤 사건을 만나게 될 때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먼저 반사적인 반응이다. 이것은 성격, 연령, 성별, 직업 등 누군가의 특정 요인이 불만의 대상이 되는 것으로, 상대방을 제압하기 위해 무력을 사용하기도 하는 등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평소에 우호적이지 않은 사람이 나에게 영향을 주는 행동을 했을 때의 반응을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반면, 화를 내기보다는 상대 행동의 원인을 궁금해 하는 반응도 있다. 신호등이 파란 신호로 바뀌었는데도 출발하지 않는 차가 앞에 있을 때 반사적으로 클랙션을 울리면서 욕을 하기보다는‘무슨 일로 출발하지 못하고 있을까?’라는 호기심을 가져 보자. 그러면 차가 출발하지 않은 것에 대해 화가 나기보다는 궁금증이 생기게 되면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도움을 자신이 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까지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상대방의 행동에는 이유가 있다는 생각으로 호기심과 진정으로 염려하는 마음으로 대화를 시작하게 되면 해결책을 찾기가 쉬워진다.갈등과의 친구! 과연 어떻게 하면 갈등과 친구가 되어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을까? 갈등 상황이 되면 감정의 영향으로 사건의 본질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게 된다. 자동차 사고가 났을 때 종종 사건의 본질과는 거리가 먼 다른 이유로 싸우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갈등이 일어났을 때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서로의 차이점을 찾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다 보면 갈등은 결코 해결되지 않는다. 차이보다는 먼저 서로의 공통점을 찾을 때 비로소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할 수 있다.경영권 문제로 다투고 있는 아버지와 아들의 예를 들어 보겠다. 두 사람이 차이를 보이는 것은 회사를 경영하는 방법일 것이다. 반면 두 사람이 모두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회사의 발전이다. 말하자면 두 사람의 동일한 목표는 회사의 발전이지만 발전시키는 방법에서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이럴 경우 차이점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같은 목적인 회사의 발전에 초점을 맞추게 되면 아버지와 아들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게 된다.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인데 첫 번째는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며, 상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두 사람이 원하는 것을 모두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보는 것이다. 이때,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들에 대해 ‘이건 이래서 안 돼’,‘저건 저래서 안 돼’라고 단정짓지 말고 가능한 방법을 모두 다 쏟아 내어 보고 그것들 중에서 지금 당장 자신이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방법 하나를 선택하여 실천해보아야 한다. 특히 어느 한쪽이 승자가 되는 방법이 아니라 모두가 다 만족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두 번째는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상대에게 솔직하게 말함으로써 서로 소통하는 것이다. 자신이 정말로 원하는 것과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자신의 얘기에 대해 상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떻게 행동하고 싶은지 물어본다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다. 이렇게 상대와 솔직하게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한데도 아직 우리 사회에서는 이런 종류의 커뮤니케이션 교육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매우 안타깝다.사람들과의 관계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기에 내가 변하면 상대방도 변한다. 어느 날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했던 상대방이 자신을 배려하고 인정해 주는 모습을 보게 되면 그 동안의 미움과 원망이 스스로 사라지고 그에게 미안해 할 것이다. 갈등을 경험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 흔히 자신의 생각에만 갇혀있기에 대화가 단절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갈등은 자신의 입장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고, 서로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며, 솔직하게 얘기 나눌 때에만 해결할 수 있다.최환규코칭엔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