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주 펀드 투자 요령

(金)이나 부동산과 같은 실물 투자와 주식 투자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배당이 있느냐 없느냐를 들 수 있다. 실물 투자에서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이란 살 때와 팔 때의 가격 차이뿐이지만 주식의 경우 가격 차이뿐만 아니라 매년 기업의 경영성과에 따른 배당까지 기대할 수 있다. 결국 실물투자가 엔진 하나로 날아가는 비행기라면 주식투자는 엔진이 두 개인 비행기라고 할 수 있다.연말이 가까워지면 배당주 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 미국 월가의 대표적인 펀드매니저인 피터린치는 배당주를 ‘과부와 고아 주식’이라고 불렀다. 과부와 고아는 꼬박 꼬박 월급을 가져다 줄 남편이나 부모가 없는 탓에 별도의 정기적인 수입이 필요하다. 배당주는 남편이나 부모처럼 매년 일정한 배당을 가져다 줄 수 있다. 배당주 펀드는 특정 시기에만 투자하기보다는 분산투자 차원에서 다른 스타일의 펀드와 함께 투자하는 것이 효과적이다.우선 배당주 펀드란 말 그대로 배당수익률이 높은 주식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여기서 배당수익률은 투자자금에 대해 배당이 어느 정도 되는가를 나타내는 비율을 말하는데 연간 1주당 배당금을 현재 주가로 나눈 값이다. 예를 들어 액면가 5000원인 A회사의 주가가 1만 원이고 주당 배당금이 1000원이면 배당수익률은 10%(=1000원/1만 원*100)가 된다. 시장 전체 배당수익률 흐름을 보면 주가 상승 등으로 지난 2004년 이후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모습이었으나 주가가 급락했던 2008년은 2.58%를 기록했다. 이론적으로만 본다면 배당주 투자로 2.58%의 추가 수익을 올린 셈이다.배당주 펀드는 상승장에서는 주가지수만큼 따라가지 못하지만 하락장이나 변동성이 심한 장에서는 하락폭이 적은 장점이 있다. 이는 배당주 펀드가 상대적으로 낮은 주가배수 기업, 변동성이 낮은 기업, 시장과 독립적인 저평가 기업 등에 주로 투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일부 배당주 펀드의 경우 몸집이 커짐에 따라 대형주 투자가 늘어나면서 배당수익보다는 주가 상승에 따른 수익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대형주 펀드와 거의 같은 수익률 움직임을 보이기도 한다.주식투자 전략에 있어 세계적인 권위자인 미국 와튼경영대학원의 제러미 시겔 교수는 장기적으로 배당을 재투자할 때 비로서 그 위력이 나타난다고 역설한 바 있다. 배당주 펀드는 자동적으로 배당의 재투자가 이뤄진다. 그에 따르면 배당의 재투자로 늘어난 주식은 ‘약세 시장 보호막’ 역할 외에 일단 주가가 오르기 시작하면 ‘수익률 가속 페달’구실을 한다. 결국 약세장에서 덜 빠지고 상승장에서 빠른 회복력을 보이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주가상승이 이어진다면 성장주 펀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성과에 머물 수밖에 없다. 실제로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수가 많이 올랐던 2005년과 2007년은 배당주 펀드가 각각 56.53%, 33.36%로 일반 주식 펀드(2005년: 63.72%. 2007년: 41.99%)에 비해 저조했다. 반면 주가가 조정 또는 하락기였던 2006년과 2008년은 배당주 펀드가 각각 4.26%,-36.51%로 일반 주식형 펀드보다 나았다.이러한 배당주 펀드의 특성 때문에 주식 시장이 조정을 보이면 배당주 펀드로 자금이 몰리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배당주 펀드로 갈아타기 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자칫 엇박자가 나기 쉽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04년 배당주 펀드가 일반 주식 펀드의 성과를 월등히 초과하면서 ‘배당주 펀드 열풍’이 불기도 했으나 2005년 후반기 이후 대형 우량주 중심의 장세로 전환되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후회하기도 했다. 따라서 배당주 펀드뿐만 아니라 가치주 펀드, 인덱스 펀드, 성장주 펀드 등 여러 스타일로 두루 분산투자하는 것이 올바른 투자방법이다. 이를 스타일 분산 투자라고 하는데 지나치게 한 가지 스타일로 쏠리면 시장상황에 따라 저조한 성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배당주 펀드가 많은 장점이 있더라도 반드시 분산투자 차원에서 투자해야 할 것이다.배당주 펀드 투자와 관련한 또 하나의 특징은 연말이면 자금 유입이 증가하다가 연초가 되면 줄어드는 것이다. 이는 연말 배당을 노린 단기투자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12월 말에 각 종목의 예상배당률로 펀드 기준가에 반영된다. 이후 정기 주총 등을 거쳐 배당금이 확정되면 차액을 기준가에 반영하는 식으로 배당이 펀드에 적용된다. 따라서 연말에 예상배당률만큼 기준가가 오르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1~2% 정도의 배당수익률을 얻기 위해 배당주 펀드에 단기적으로 투자하는 것은 결코 효율적이지 않다. 배당주 펀드는 ‘배당의 재투자 효과’를 기대하고 장기간 투자해야 한다.그렇다면 많은 배당주 펀드 중 어떻게 펀드를 골라야 할까? 첫째 배당과 관련된 투자전략이 명확한 펀드를 선택해야 한다. 펀드 이름에 ‘배당’이라는 이름이 들어간 펀드라고 해도 무늬만 배당 펀드인 경우가 종종 있을 수 있다. 이를 구분하기 위해서는 배당과 관련된 지표의 의미를 정확히 알 필요가 있다. 배당과 관련된 투자지표로는 배당률, 시가배당률, 배당성향 등 3가지가 있다. 이들 3가지에 대해 혼동하지 않고 명확한 투자전략을 제시하는 펀드를 선택하면 된다. 투자설명서나 약관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배당률은 배당금을 주식의 액면금액(보통 5000원)으로 나눈 비율이며 시가배당률은 배당금을 실제 주가로 나눈 비율이다. 배당성향은 배당금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비율이다. 배당률보다는 실제 거래가격 대비 배당이 어느 정도인지를 나타내는 시가배당률이 더 유용하다. 배당성향의 경우 너무 인색해도 문제지만 너무 과도해도 문제다. 순이익의 대부분을 재투자 없이 배당금으로 투자자에게 나눠 줘버린다면 기업에 무엇인가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둘째, 가능하면 운용을 시작한 지 오래돼 검증된 배당주 펀드를 고른다. 일관되게 배당투자를 이끌어온 장기펀드라야 운용사의 배당주에 대한 투자 철학이 검증되기 때문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연말 배당시즌을 앞두고 단기적으로 배당을 받으려는 투자자를 겨냥한 배당주 펀드가 한꺼번에 생기곤 했다. 배당주 펀드에 밀물처럼 자금이 몰렸다가 배당시즌이 지나면 썰물 빠지듯 자금이 이탈하는 모습이 많았다. 따라서 일부 배당주 펀드는 배당시즌에만 배당주에 투자했다가 자금이탈을 막기 위해 다른 기간에는 성장주 등에 투자하기도 했다. 또 대세 상승시 상대적으로 낮은 성과 때문에 이를 참지 못하고 상당수 투자자들이 투자금액을 회수하거나 운용사들이 배당주 투자를 포기해버리기도 한다. 자칫 검증되지 않은 배당주 펀드에 투자했다가 예상치 못한 변화로 투자 실패에 이를 수도 있다. 따라서 본래 배당주 펀드의 투자목적에 맞도록 투자전략을 유지하는 펀드를 골라야 한다. 많은 배당주 펀드들이 최근 2~3년 새 급증하면서 하나의 독립되고 명확한 스타일로 자리매김해 나가고 있다.민주영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수석연구원 watch@miraeass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