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김병준

웃집 아저씨 같은 편한 인상과 투박한 경상도 억양이 친근감을 주는 남자 김병준. 변호사라는 직업의 특성상 정장을 입고 오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편해 보이는 청바지와 운동화, 카디건을 걸친 모습이었다. “전 이렇게 사무실에 출근해요. 하루 종일 사무실에 있을 때는 갑갑할 때가 많아, 공식 행사 없이 의뢰인과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때는 캐주얼을 입고 출근하게 됐습니다.” 그의 캐주얼 패션은 자칫 딱딱할 수 있는 사무실을 활기차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재판이 있어 법원에 가는 날이나 강의가 있는 날에는 깔끔한 슈트를 입는다. 일주일에 적어도 1~2건의 강의를 하다 보니, 슈트를 많이 입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김 변호사는 평상시 유행을 타지 않는 노멀한 정통 클래식 신사복을 즐겨 입는다고 말했다. 다소 밋밋해 보일 수 있는 블랙과 네이비 등 기본 슈트에 화려한 컬러의 셔츠나 타이로 포인트를 주는 것을 좋아한다. 김 변호사에게 특별히 가을에 즐겨 입는 옷이 있는지 물어봤다. “쌀쌀해진 날씨 탓에 골덴 소재의 재킷을 즐겨 입기도 합니다. 앞으로는 슈트 위에 가볍게 걸칠 수 있는 무겁지 않은 트렌치코트를 구입할까 합니다.”MONEY는 김 변호사가 평상시에도 입을 수 있는 유행을 타지 않는 클래식 슈트를 제안했다. 블루와 네이비 컬러가 혼합된, 일명 ‘자스페’ 효과를 사용한 잔 체크 패턴 투 버튼 수트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중년 남성 몸매를 가지고 있는 김 변호사처럼 뱃살이 있는 경우, 몸매를 더 날씬하게 보이게 해 주는 효과가 있다. 이날 김 변호사는 블루스카이 컬러의 옥스퍼드 셔츠와 클래식한 느낌이 물씬 나는 골드 컬러 타이, 화이트 행커치프로 매치했다. 2009년 가을과 겨울 가장 인기 있는 패턴이 바로 체크무늬로, 셔츠 소매를 돋보이게 해 주는 커프스링크를 달거나, 브라운 컬러의 끈이 달린 구두를 함께 매치해 클래식한 느낌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도 좋다.김 변호사는 두 번째로 올 가을과 겨울을 멋스럽게 표현할 수 있는 체크 패턴의 댄디 룩을 입어봤다. 브이넥 아가일 무늬 스웨터는 클래식하면서도 감각적인 ‘가을 남자’로 만들어 줄 완벽한 패션 아이템이다. 핑크 스트라이프 셔츠와 브이넥 스웨터, 그레이 컬러의 코듀로이 재킷을 매치했다. 캐시미어와 혼방해 만든 코듀로이 재킷은 소프트한 느낌이 물씬 풍긴다. 이렇게 매치할 경우에는 김 변호사처럼 타이는 매지 않는 것이 좋다. 베이지 컬러의 면 팬츠와 와인 컬러 도트 무늬 행커치프로 마무리했다. “평상시에도 즐겨 입는 스타일이네요. 재킷은 지금 입은 것과 같은 짙은 그레이나 블랙, 네이비 등 어두운 컬러를 좋아합니다. 체크 무늬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이렇게 입는 것도 멋스러운 것 같네요.” 전체 의상에 포인트가 없을 경우에는 글렌 체크 패턴, 폴카도트 패턴의 보우타이, 머플러나 포켓스퀘어 등의 액세서리를 함께 매치하는 것이 좋다. 이 때 신발은 솔이 달린 로퍼를 신어 전체적으로 감각적으로 표현해 보는 것은 어떨까. 그의 편안하고 따뜻한 마음이 그의 패션에 그대로 묻어나는 듯했다.김 변호사는 최근 강연 도중 쓰러지기도 했다. 변호사 업무와 전국 각지의 공공단체와 대학에서의 강연, TV프로그램 출연에까지 바쁜 일정을 소화하던 중이었다. 현재 김 변호사의 스케줄을 물어봤다.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자치단체와 대학 등에서 강연을 하고 있습니다. 보통 가정생활과 관련된 법률 강연을 하고 있죠.”김 변호사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가, 30대 초 진로를 바꿔 변호사가 됐다. “직장을 다니던 중 갑자기 친동생이 사고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갑작스러운 충격에 앞으로 어떻게 살까 고민에 빠지게 됐죠. 결국 하고 싶은 일을 하다가 죽어야겠다는 생각에 고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김 변호사는 그로부터 5년 동안 고시공부에 매진한 끝에, 변호사가 됐다. 그리고 지금 그는 대학 강연에 매료돼 있다. ‘내가 대학을 다니던 당시 하던 고민을 이 학생들이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 김 변호사는 대학 강연에서 꼭 빼 놓지 않고 말하는 것이 있다. ‘아무리 취업이 어렵다고 하지만, 이겨내지 못할 것은 없다’라는 점이다. “취업난은 수년 전에도 있었고, 지금도, 그리고 먼 훗날에도 있을 겁니다. 지금 당장 취업이 힘들다고 낙심할 필요가 없습니다. 노력만 한다면 자연적으로 잘 풀려나가기 마련이니까요.”김 변호사에게 SBS TV프로그램 ‘솔로몬의 선택’은 어떤 의미일지 궁금했다. “2002년 7월 방송을 시작으로 6년이 넘게 출연하면서 많은 사랑을 받아 행복했죠. 하지만 처음에는 불만도 많았습니다.” 변호사로서의 의견과 법이론 지식을 전달해주는 부분은 모조리 편집되고, 사투리를 쓰면서 농담한 부분만 고스란히 담겨 있는 첫 방송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는 것. “신뢰성이 있어야하는 변호사의 이미지에는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대신 의뢰인에게 조금 더 편한 이미지로 다가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나중엔 긍정적으로 받아들였습니다.”김 변호사는 독특하게도 법인사무실 홈페이지가 없다. 아니 일부러 없앴다는 말이 맞겠다. 많은 변호사들이 일부러 자신을 알리기 위해 홈페이지를 개설하는데 인지도 있는 변호사가 일부러 홈페이지를 없앤 이유는 무엇인지 물었다. 그는 “TV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자신을 알리는 것도 좋지만, 직간접적으로 사회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는 판단에 방송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의 방송 활동을 변호사 업무에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그가 변호사로서 사건을 맡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지 물어봤다. “무엇보다 의뢰인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죠. 그러자면 의뢰인과 사건에 대해 철저히 파악해야 하고 이를 위해 재판 전에 사건 경위와 내용을 모두 외웁니다.” 김 변호사는 “지나치게 많은 사건을 맡아 미처 내용을 파악하지 못한 채 재판정에 나서는 변호사들을 많이 봐 왔다”면서, “변호사들에게는 의뢰인의 고민을 빠른 시일 내 해결해 줄 수 있도록 재판을 빨리 끝내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마지막으로 김 변호사는 “변호사 일에 있어서는 완벽함을 추구하기 때문에 의뢰인들이 방송에서와는 달리 냉철한 모습에 놀라기도 한다”면서, “하지만 천성은 웃음이 많고, 편안한 사람이니 방송에서처럼 편안한 사람으로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처음 만났지만 이미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처럼 편안한 분위기에서 인터뷰를 끝낸 김 변호사는 또다시 바쁜 업무처리를 위해 사무실로 발길을 돌렸다.- 김병준법률사무소 변호사- 성균관대학교 법학 학사- 서울시 강남소방서 청렴 홍보대사- 대한변호사협회 북한이탈주민법률지원단 위원- 서울지방변호사회 국선변호특별위원- 서울시 선거관리위원- SBS 솔로몬의 선택- SBS 부부솔루션 미안해 사랑해2009년 가을과 겨울에는 ‘감각적인 클래식 룩’이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에서 준비한 가을/겨울 의류도 클래식을 좀 더 유연하고 부드럽게 해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김 변호사가 입은 아가일 무늬 스웨터와 코듀로이 재킷은 ‘인간 냄새가 물씬 풍기는’ 클래식 룩이다. 핑크 스트라이프 셔츠와 브라운 브이넥 아가일 무늬 스웨터, 재킷은 짙은 그레이 컬러 골덴 소재, 브라운 팬츠, 브라운 슈즈로 코디했다. 전체적으로 편안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을 준다. 평상시 인간미 넘치는 변호사의 이미지가 편안한 댄디 룩을 만나 한층 강조된 것. 이런 룩을 입을 경우에는 타이는 매지 않는 것이 한층 편안한 느낌을 준다. 김병준 변호사가 두 번째로 입은 수트는 클래식 룩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다. 자세히 보면 체크 패턴을 볼 수 있다. 스카이 블루 셔츠와 화이트 행커치프, 골드 컬러 타이로 깔끔하면서 멋스런 감각을 표현했다.글 김가희·사진 이승재 기자 holic@money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