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품 수집은 문화 예술인 사이에서 소위 ‘최후의 사치’라고 불리는 취미 생활이다. 한번 빠져들면 헤어나오기 힘들고, 또 문화적 식견이 상당히 뛰어나야 하며, 경제적으로도 탄탄한 뒷받침이 있지 않으면 즐기기 힘들기 때문이다. 여기에 물건이 한정되어 있고, 좋은 안목과 경제력을 갖춘 이들이 주로 즐기다 보니 투자 대상으로도 큰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다.우리나라에서 골동품에 대한 관심은 오래 전부터 시작됐다. 해방 후 부유한 지식층들은 경쟁적으로 문화재를 사들였고, 70년대에는 골동품 판매가 붐을 이루었다. 70년대 초·중반에 양옥집이 늘어나고 아파트가 생기면서 젊은 인텔리 사이에 서양식 집에 앤티크 등 골동품을 놓는 것이 일종의 트렌드가 되었던 것. 그렇게 좋은 골동품들이 한꺼번에 팔려나가기 시작했고 물건이 귀해지면서 가치는 점점 오르고 있다.20년 넘게 활동을 하고 있는 한 골동품 컬렉터는 “현재 좋은 골동품들은 소장가들이 내 놓는 물품들이 많아요. 예전에는 지방을 돌아다니면 좋은 물건을 만났지만 요즘에는 점점 귀해지고 있어요. 특히 최근 젊은 상류층들이 우리 문화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골동품을 선호하면서 골동품의 가치는 점점 높아지는 추세예요”라고 말한다.경제적으로 여유를 찾게 되고 삶의 질이 높아지다 보니 문화적 취향도 고급화되고, 많은 것을 보고, 느끼면서 자연스레 오래된 것에 관심을 갖게 된 사람들. 워낙 공급이 적다 보니 점점 가치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제가 90년대 초반에 약장을 구입했는데 당시 가격이 500만~600만 원 정도였어요. 현재 10배 가까이 가치가 올랐어요. 또 오래 전에 1000만 원에 팔았던 책장이 있는데, 최근 5000만 원에 판매가 이루어졌더라고요.” 한 중소기업인의 경험담이다.한국 문화에 관심이 높아 오랫동안 골동품을 즐겨 왔던 민모 씨. 아파트에 사는 그녀는 거실과 방 하나를 골동품으로 꾸며 놓았다.골동품에서는 삶이 느껴지고 독특한 정감이 느껴져서 좋다는 그녀. 무엇보다 큰 매력은 오래 쓰면서도 그 가치가 점점 빛을 발한다는 점이다. 1000만 원에 구입해 만지고, 보고, 쓰면서 즐기다가 10년 후에 제 값의 몇 배 되는 비용으로 되팔 수 있는 것.“일반 가구나 전자제품들은 쓰면 쓸수록 가치가 떨어지잖아요. 하지만 골동품은 제가 쓰면서 더 가치가 올라가죠. 사실 전 골동품을 구입해 고스란히 모셔두는 것은 반대해요. 지금 집에 있는 반다지나 관복장에도 스카프며 옷 등을 넣어두고, 사용하고 있어요. 그렇게 사용해 봐야 그 맛과 멋을 좀 더 알 수 있잖아요. 제가 다도를 즐겨 찻상과 찬장 등도 몇 제품 구입했어요. 골동품을 살 때는 직접 쓸 제품, 또 좋아하고 관심 있는 물건을 골라야 해요. 그 가치도 더 느낄 수 있고, 물건을 구입할 때도 안목을 갖고 고를 수 있으니까요.”그렇게 고른 골동품들은 현재 꽤 가치가 올랐다. 3년 전 1000만 원을 주고 구입한 관복장은 현재 1500만~2000만 원에 달하며, 5년 전 800만 원에 산 찬장 역시 1000만 원을 훌쩍 뛰어 넘는다.한 골동품 컬렉터 A씨는 골동품을 제대로 투자하기 위해서는 일단 시작해 봐야 한다고 말한다. 사실 좋은 골동품을 취하고, 또 가치를 누리기 위해서는 수업료를 내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처음에 싼 것부터 사게 되는데 그러다 보니 실패도 잦다. 열 개 살 것을 참고, 보고 또 보고 충분이 본 후에 한 개를 구입할 것을 권한다. 눈 훈련을 많이 해야 하니 여기 저기 돌아다니며 많이 보고, 좋은 책도 구입해 기본 정보도 쌓고, 역사 공부도 해야 한다.“일단은 한 작품이라도 직접 구입해야 해요. 돈을 투자한 만큼 애착이 생기잖아요. 어떤 가치가 있나 들여다 보고, 비슷한 제품을 보면 비교도 하고요, 집에서 보니까 얼마나 좋아요. 그렇게 관심을 갖게 되면 저절로 공부가 되죠. 또한 골동품을 살 때는 꼭 진품을 사야 합니다. 또 형태가 온전해도 개조한 제품들이 있는데 이런 제품은 피하세요.”그렇게 구입한 후에 오랜 세월이 흐른 후에 조금 싫증이 난다 싶으면 또 다른 좋은 물건과 바꿔도 좋다. 골동품 컬렉터 중에는 물건을 구입해 10년을 넘게 사용하다가 다른 제품과 이것저것 바꿔가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100% 투자 목적으로 시작해 1년에 얼마가 오를까, 셈하게 될 것 같다면 아예 시작도 안 하는 것이 좋다. 골동품은 공산품처럼 가치가 정해지지 않는다. 자신은 가치를 높게 쳤는데, 다른 사람은 아닐 수 있다. 때문에 골동품을 좋아서 구입하고, 스스로 가치를 느끼고, 멋을 내면서 20년, 30년 즐기고 물려주고 싶은 작품이라 생각하고, 후에 더 좋은 것으로 바꾸고 싶은 마음으로 가치가 오르면 그 상태를 즐겨야지, 100% 성공을 보장하며 시작해서는 행복할 수 없다.“명화가 세월이 흐르면서 점점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되듯이, 골동문화도 많은 세월이 지나면서 진수만 남게 돼요. 조상 대대로 물려 쓰고, 지금까지 이어지는 골동품의 가치는 한 순간이 아니라 오랫동안 만들어져 온 것이죠. 물론 옛 것이라 해서 다 좋은 것은 아니에요.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는 것, 정감이 느껴지는 것이 좋은 골동품이죠. 오래 손때가 묻고, 다듬어 보이는 물건들이 있어요. 처음부터 어렵게 하지 마세요. 가구 몇 개 우리 것 갖다 놓고 즐겨 보세요. 사실 작은 소품으로 시작하는 분들도 있는데, 소품 하나는 갖다 놔도 표시가 잘 안 나고, 집 분위기에 영향을 잘 안 미치거든요. 반다지 하나 갖다 놓으면 자꾸 들여다보게 되고, 비슷한 것에 관심 갖게 되고, 박물관에 가도 달라 보여요. 그렇게 관심이 가져지고, 마음이 쓰이다 보면 공부가 시작되는 거예요. 그러다 보면 경제적으로도 가치를 취할 수 있는 안목을 갖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