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부동산시장이 수년째 침체된 가운데서도 마린시티의 주상복합아파트만은 가격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시의 ‘야경’을 주로 찍는 포토그래퍼들 사이에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곳이 바로 부산 수영만 마린시티다. 쭉쭉 뻗은 40∼60층짜리 부산 해운대구 수영만매립지의 최고급 주상복합단지 ‘마린시티’는 외지인들로부터 “부산에도 이런 곳이 있나?”는 찬사를 자주 듣는다.이미 이 지역은 10여개 이상의 주상복합아파트가 밀집해 4000가구 이상이 터전으로 삼고 있다. 이곳은 한 가구가 보통 200㎡ 규모로 강남의 도곡동,경기도 분당의 정자동과 같이 한국을 대표하는 고급 주상복합타운으로 완전히 변신했다. 2000년대 초만 해도 부산 부자동네로 손꼽혔던 부산진구 성지곡수원지 일대와 남구 대연동 못골시장 인근,동래구 우장춘도로 일대,식물원 인근 부자들이 이전해 오면서 마린시티는 부산 최대의 신흥 부촌으로 탈바꿈했다. 해운대 우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부산의 부동산 시장이 대부분 몇 년째 비틀거리고 있는 것과 달리 해운대 마린시티 내 주상복합단지만이 부자들이 몰려들면서 높은 가격 상승세를 보이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마린시티는 부산에서 새로 만들어진 신흥부촌이다. 입주자는 기업 오너,전문직 종사자, 의사와 판사, 변호사,교수 등 지역 상류층이 대부분이다. 서울에서 내려온 일부 기관장 등의 사택도 이곳에 있다. 지난해 이곳으로 이사 온 이진태 협신철강 회장은 “저녁에 운동삼아 누리마루APEC하우스가 위치한 해운대 동백섬을 3∼4바퀴 돌면 보통 아는 기업인이나 기관장 등을 10명 이상 만난다”며 “갈수록 부산의 돈 번 사람들이 이곳에 몰리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최근 부산에 내려온 서울 출신의 한 기관장은 “거주지가 공기가 쾌적한 바닷가에 있어 매일 산보하는 것이 제일 즐겁다”며 “대한민국에 이런 좋은 곳이 있는 줄 몰랐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이곳에서 주상복합단지를 조성 중인 시행사 관계자는 “신흥 부촌으로 입지가 굳어지면서 부산상공회의소 회원 가운데 절반 이상이 이곳에서 살고 있다”고 말했다. “분양 당첨자 중에는 부산뿐 아니라 창원과 울산지역 거주자도 20%나 된다”며 동남권의 최고급 거주지로 자리매김한 셈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서울의 대기업들이 외국손님을 위한 영빈관이나 별장 개념으로 구입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마린시티에 이처럼 부자들이 몰리는 이유는 우선 천혜의 입지 덕택이다. 걸어서 10분 거리에 동백섬과 해운대 해수욕장이 있다. 해안 방파제를 따라 산책할 수 있고 광안대교가 펼치는 야경도 빼놓을 수 없다. 별장형 주거단지라는 명성을 얻는 이유다.인근에 부산에선 유일하게 최고급 유통과 문화 시설 등이 몰려있다는 점도 마린시티의 명성을 높이고 있다. 차로 5분 거리에 롯데와 신세계 백화점, 대형 할인점은 물론 은행, 병원과 고급 레스토랑,수입가구점,카페,영화관,미술관,전시관들이 이곳을 중심으로 방사선처럼 펼쳐져 있다.부산시는 이곳을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명품거리 조성도 추진 중이다. 거주자들은 고객들과의 만남도 주로 파라다이스와 조선비치호텔 등 7곳의 해운대 특급호텔에서 하고 있다. 새벽과 아침에 호텔 사우나와 온천 목욕탕에서 만나 자연스럽게 교제할 수 있어 생활과 사업을 병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