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티이 경마장에서 펼쳐진 우아함의 향연

지난 6월 15일 프랑스 파리 근교에 위치한 샹티이(Chantilly) 경마장에서 어린 암말 평지 경주(fillies’s race) 대회인 ‘프리 드 디안 론진 2014(The Prix de Diane Longines 2014)’가 열렸다. 16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필리스 레이스는 프랑스 상류층이 향유하는 고급 스포츠로, 전통과 우아함을 철학으로 내세우는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 론진이 4년째 후원하고 있다. 엉덩이가 들썩일 만큼 역동적이었으며, 눈이 부실 정도로 호화로웠던 현장을 다녀왔다.
[THE FASHION SPOT] ‘프리 드 디안 론진 2014’에 가다
6월 15일 프랑스 파리에서 북쪽으로 41km 떨어져 있는 샹티이 시. 일요일 오후, 이 고요한 시골 마을을 들썩이게 한 건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암말 평지 경주 대회 ‘프리 드 디안 론진 2014’였다. ‘프랑스 경마의 본고장’이라 불리는 샹티이는 프리 드 디안 론진이 열리는 6월 둘째 주 일요일, 전 세계 경마 애호가들의 축제의 장으로 변신한다.
프리 드 디안 론진 2014에서 기수들이 암말 평지 경주를 펼치고 있는 모습.
프리 드 디안 론진 2014에서 기수들이 암말 평지 경주를 펼치고 있는 모습.
푸른 잔디 위 드레스와 깃털 모자 행렬…전 세계 경마 애호가들의 축제
파란 물감을 풀어 놓은 듯 선명한 하늘과 끝 모르게 펼쳐져 있는 연둣빛 잔디, 코끝을 간질이는 바람. 6월의 샹티이 경마장은 그 자체로 ‘힐링 플레이스’였다. ‘프리 드 디안 론진’이 열리는 경마장 입구에 도착하자 화려한 드레스와 턱시도를 멋스럽게 차려 입은 관람객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을 태운 마차들은 여유롭게 경마장 외곽을 돌았는데, 그 모습은 마치 흑백 고전 영화 속에서 마주할 법한 풍경이었다.

이처럼 프랑스의 권위 있는 암말 평지 경주 대회인 프리 드 디안은 한편으로, 전 세계 경마 애호가들의 연회장이기도 하다. 경마는 예로부터 프랑스 상류층들이 즐겨 온 고급 문화인 만큼 레이스를 감상하면서 향락을 즐기기 위해 이곳을 찾는 슈퍼리치들도 적지 않다고. 실제 샹티이 경마장에는 대회의 메인 후원사 론진의 초청으로 전 세계에서 모여든 500여 명의 VIP들이 저마다의 패션 감각을 뽐냈다. 이날 드레스 코드는 드레스와 깃털 달린 모자. 그림같이 펼쳐진 경마장을 배경으로 한 각양각색의 드레스와 모자의 향연은 또 하나의 볼거리였다.
론진 홍보대사로 발탁된 영화배우 케이트 윈즐릿과 론진 글로벌 본사 관계자들.
론진 홍보대사로 발탁된 영화배우 케이트 윈즐릿과 론진 글로벌 본사 관계자들.
경마장 안으로 들어서자 드넓은 트랙을 달리는 날렵한 기수, 그리고 천둥처럼 울려 퍼지는 말발굽 소리가 가슴을 요동치게 했다. 우아한 블랙 미니 드레스에 하늘로 높이 솟은 비대칭 화이트 깃털 모자를 쓴 한 이탈리아 여성은 자신이 베팅한 말이 선두권으로 치고 나가자 한껏 목청을 높였다. 이들은 샹티이에서 최고의 선데이 피크닉을 만끽했다.
샹티이 경마장에서 연회를 즐기는 경마 애호가들.
샹티이 경마장에서 연회를 즐기는 경마 애호가들.
스위스 시계 브랜드 론진이 4년째 메인 후원사로 나선 ‘프리 드 디안 론진 2014’는 앞서 열리는 자키 클럽(Prix du Jockey-Club) 경기와 더불어 샹티이 경주의 하이라이트다. 론진은 번외 시상식으로 이 행사에 참가한 가장 우아한 여성을 선출하는 ‘마드모아젤 디안 론진’을 진행했는데, 프랑스 파리에서 온 아델리네 폰크넥히텐이 영예를 안았다. 브랜드 홍보대사 케이트 윈즐릿이 스틸과 로즈 골드의 콤비 모델 콘퀘스트 클래식 컬렉션을 그의 품에 안겼다.
화려한 모자 패션을 선보이는 관람객.
화려한 모자 패션을 선보이는 관람객.
올해로 182주년을 맞은 론진은 전통, 우아함, 그리고 뛰어난 품질로부터 탄생한 기술적 노하우를 바탕으로 그동안 스포츠 업계와 끈끈한 관계를 구축해 왔다. 특히 승마에 대한 관심과 열정은 1878년 경마 기수와 그가 말에 올라 탄 장면이 새겨진 크로노그래프를 생산한 이래 200년간 이어져 왔다. 사용자로 하여금 초까지 정확하고 빠르게 읽을 수 있도록 한 이 크로노그래프는 1881년 승마장에 소개되면서 기수와 스위스 마사회에서 인기를 끌었으며, 1886년 뉴욕에서는 최고의 경마 심판들이 사용하기도 했다. 론진은 또, 1926년 처음으로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 승마 대회에서 타임키퍼로 활동한 바 있다.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필리스 레이스 행사인 ‘프리 드 디안’의 후원사로 참여하는 것도 이러한 역사의 연장선이라 할 수 있다.
[THE FASHION SPOT] ‘프리 드 디안 론진 2014’에 가다
샹티이 경마장 주변을 도는 마차 행렬.
샹티이 경마장 주변을 도는 마차 행렬.
Conquest Classic
승마와 시간을 초월한 컬렉션의 만남
론진 콘퀘스트 클래식

스위스 정통 워치메이커 론진은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경마 경주 대회의 메인 후원사로, 프랑스 프리 드 디안, 영국 로열 애스컷, 두바이 경주 대회의 박진감이 녹아 든 타임피스 컬렉션을 선보여 왔다. 1881년 뉴욕의 승마 애호가들과 승마 기수들을 위해 만들어진 크로노그래프를 기념하고자 지난해 콘퀘스트 클래식 라인을 선보인 것이 대표적이다.

론진 마스터 컬렉션이 브랜드의 기술적, 미적 노하우를 보여 주는 가장 완벽한 표본이라면, 론진의 상티미에 컬렉션의 특별한 타임피스들은 성공적인 브랜드의 창립과 발전의 증인인 상티미에 지역에 헌사하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콘퀘스트(Conquest)라는 브랜드 명칭은 1954년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에 등록된 이후 오랜 기간 동안 론진의 여러 제품에 사용돼 왔다. 콘퀘스트 클래식은 론진이 세계적인 명성을 쌓는 데 일조했던 여러 컬렉션들의 계보를 이어 박진감을 즐기는 승마 애호가들에게 헌정될 것이다. 론진의 브랜드 가치인 우아함, 전통, 그리고 퍼포먼스에 부합하는 모든 콘퀘스트 클래식의 새로운 컬렉션은 현대적이며, 시간을 초월하는 제품으로 셀프와인딩 칼리버가 장착돼 있다.
[THE FASHION SPOT] ‘프리 드 디안 론진 2014’에 가다
41mm 스틸 & 로즈 골드
41mm 스틸 & 로즈 골드 케이스의 크로노그래프 모델에는 ETA사에서 오직 론진만을 위해 개발한 L688 컬럼 휠 무브먼트가 탑재돼 있다. 블랙 다이얼은 하나의 숫자 인덱스와 11개의 슈퍼 루미노바 인덱스로 장식돼 있다. 이 제품에는 시침, 분침, 9시 방향의 스몰 세컨드, 3시 방향의 30분 카운터, 6시 방향의 12시간 카운터, 4시 30분 방향의 날짜 창이 있으며, 5기압 방수가 가능하다. 스크루다운 백케이스는 사파이어 글라스로 제작됐다.


40mm 스틸 & 로즈 골드
콘퀘스트 클래식은 론진이 세계적인 명성과 성공을 쌓아오는 데 일조했던 클래식한 아름다움을 갖춘 여러 컬렉션들의 계보를 잇는다. 40mm 스틸 & 로즈 골드 케이스의 모델에는 기계식 칼리버 L619가 탑재돼 있다. 블랙 다이얼은 3개의 숫자 인덱스와 9개의 슈퍼 루미노바 인덱스로 장식돼 있으며, 시침, 분침, 초침, 그리고 3시 방향에 날짜 창이 있다. 콘퀘스트 클래식 컬렉션의 다른 제품들과도 같이 이 모델은 5기압 방수가 가능하며 스크루다운 백케이스는 사파이어 글라스로 돼 있다.


41mm 18K 로즈 골드
41mm 18K 로즈 골드 케이스의 크로노그래프 모델에는 블랙 앨리게이터 스트랩이 장착돼 있으며, 오직 론진만을 위한 기계식 컬럼 휠 칼리버 L688이 탑재돼 있다. 크림 컬러의 다이얼은 하나의 숫자 인덱스와 11개의 슈퍼 루미노바 인덱스로 장식했다. 이 제품에는 시침, 분침, 9시 방향의 스몰 세컨드, 3시 방향의 30분 카운터, 6시 방향의 12시간 카운터, 4시 30분 방향의 날짜 창이 있다. 이 모델은 5기압 방수가 가능하며 스크루다운 백케이스는 사파이어 글라스로 돼 있다.



29.50mm 18K 로즈 골드 & 스틸
[THE FASHION SPOT] ‘프리 드 디안 론진 2014’에 가다
29.50mm 18K 로즈 골드 & 스틸 케이스의 여성 모델에는 30개의 다이아몬드(0.501캐럿)가 세팅돼 있으며 기계식 칼리버 L595가 탑재돼 있다. 12개의 다이아몬드로 인덱스가 장식된 MOP 다이얼은 시침, 분침, 초침, 그리고 3시 방향에 날짜 창이 있다. 콘퀘스트 클래식 컬렉션의 다른 제품들과 같이 이 모델은 5기압 방수가 가능하며 스크루다운 백케이스는 사파이어 글라스로 만들어졌다.



INTERVIEW
‘론진’ 홍보대사 케이트 윈즐릿
[THE FASHION SPOT] ‘프리 드 디안 론진 2014’에 가다
세계적인 배우 케이트 윈즐릿은 이번 시즌 론진의 홍보대사로 선정됐다. 스타와 브랜드를 떠나 론진과의 특별한 인연을 자랑하는 그는 이번 ‘프리 드 디안 론진 2014’에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론진의 홍보대사가 된 계기는.
“론진은 전통의 가치를 유지하는 동시에 모던함을 놓치지 않는 브랜드다. 과거에 머물러 있지 않고 시간과 함께 전진한다고 할까. 또한 사람을 존중하는 인간적인 브랜드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 점을 존중했고, 다수의 자선 활동에 나서는 론진의 철학과 함께 하기 위해 홍보대사가 됐다.”

당신에게 시계는 어떤 의미인가.
“아이폰처럼 스마트 기기들이 우리로 하여금 시계를 잠시 잊게 한다. 누군가가 우리에게 시간을 물어볼 때마다 아이폰을 꺼내서 확인한다. 하지만 나는 손목시계를 좋아해 손목을 들여다보며 정확한 시간 을 알기 원한다. 확실히 나는 아날로그를 선호한다.”

시계를 고를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기능과 편안함이다. 나의 첫 론진 시계는 헤리티지 컬렉션이었는데, 방수에 강하고 일상에서도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는 제품이었다. 사실 출산(지난해 12월) 이후 너무 바쁘다. 아기의 젖병을 세척하거나 아기 목욕을 시킬 때도 손목에 찬 시계가 불편하지 않았으면 한다. 나는 시계를 차는 것만으로 아주 아름답고 특별한 감정을 느낀다. 멋진 무언가를 착용하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론진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고.
“내가 아끼는 시계가 있는데 이것이 론진의 빈티지 워치다. 무려 1940년대에 출시된 제품이다. 몇 년 전 영국 런던 남쪽에 있는 작은 골동품 가게에서 직접 구매했다. 히스토리를 간직한 시계는 매우 아름다우며 우아하다고 생각한다. 정말 친한 친구다. 이번 여행에도 챙겨 왔다.”

평소 당신의 스타일은 어떠한가.
“역시 편안한 데일리 웨어를 선호한다. 트렌드를 좇지 않으며, 옷을 많이 구입하지도 않는 편이다. 10년 전에 구입한 탱크톱과 청바지는 지금도 아끼는 아이템이다. 티셔츠와 청바지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리고 재킷도 즐겨 입는다. 영화 속에서 자주 입었던 우아한 드레스는 정말이지 영화에서일 뿐이다. 나는 그저 편안함 속에서 우아함이 발현되게끔 코디한다.”


샹티이(프랑스)=글·사진 이윤경 기자 ram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