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별장촌서 교통 편한 전원주택지로 변신
경기도 양평은 수도권에서 전원형 주택지로 가장 인기가 높은 지역이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한데 어우러지는 데다 수려한 산세까지 더해져 최상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 별장촌으로 이름 높던 양평은 최근 중앙선 개통과 도로 여건 개선 등에 힘입어 전원주택지로 급부상하고 있다.![[BEST PLACE TO LIVE] 양평에서 행복을 찾은 사람들](https://img.hankyung.com/photo/202101/AD.25093635.1.jpg)
양평이 제일가는 전원주택지로 꼽히는 이유는 무엇보다 아름다운 자연경관 때문이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룰 뿐 아니라 강을 끼고 펼쳐지는 산세 또한 수려하다. 용인, 파주 등이 신도시 개발의 여파로 들썩거리는 와중에 양평이 전원주택지로 더 큰 사랑을 받아 온 이유다. 그런 이유로 양평은 특별한 개발 호재 없이도 오래전부터 전원주택지 또는 음식점, 숙박시설 부지로 선호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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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양평 외곽 지역은 개발도 손쉬울 뿐 아니라 토지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특별대책지역1권역을 제외한 지역은 그동안 교통 불편으로 소외된 곳이었다. 그러다 중앙선 철도 복선 전철화, 경춘고속도로와 중부내륙고속도로 개통으로 서울과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이 지역은 수질보전 특별대책지역2권역으로 1권역에 비해 개인의 개발이 손쉬운 곳이기도 하다. 그중에는 중앙선 개통과 도로 여건 개선 등 개발 호재가 있는 곳도 있어 실거주자와 투자자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두상달 (사)가정문화원 이사장
“흙 밟고 좋은 공기 마시는 건 돈으로 환산 못해”
두상달 (사)가정문화원 이사장이 양평을 처음 밟은 건 25년 전이다. 무역업체를 경영하던 그는 친구 내외와 함께 양평으로 드라이브를 나왔다. 그때 경치가 너무 좋아 틈나는 대로 비포장도로를 달렸다. 그러다 함께 온 친구 8명과 의기투합해 땅을 사기에 이르렀다. 은퇴를 하면 이곳에 들어와 어울려 살 계획이었다. 서울 올림픽 이듬해인 1989년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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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즈음에 집을 지어야겠다고 작심하게 된 일이 생겼어요. 그해 겨울에 눈이 많이 왔어요. 저 어릴 땐 눈을 많이 먹었습니다. 그 기억이 나서 세숫대야에 눈을 받았어요.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까 눈이 녹았는데 그 위에 새까만 기름덩어리가 뜨는 거예요. 도심 매연이 그만큼 심각했던 겁니다. 그런 경험이 하나둘씩 모여 구체적인 전원생활을 계획하게 된 겁니다.” 두 이사장은 2003년 이곳에 대지 891㎡에 연면적 165㎡의 주택을 지었다. 주택 유형은 목조인데, 인테리어에 신경을 쓰느라 건축비는 3.3㎡당 650만 원이 들었다. 같은 단지에 잘 지은 집은 건축비가 3.3㎡당 1000만 원인 곳도 있다.
건축비는 어떤 자재를 쓰느냐에 따라 가격이 정해져 있다. 하지만 땅값은 같은 지역에서도 주변 환경에 따라 차이가 크다. 싼 땅을 사서 산골에 가서 살 것인지, 땅값은 비싸더라도 교통이 편리한 곳에 살 것인지는 개인 선택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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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를 본 풍수지리가들은 정승이 나올 기가 막힌 자리라고 하더군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장수마을은 대부분 산중턱에 있습니다. 보십시오. 전망이 정말 좋죠. 연예인 성유리 아버지와 배우 하정우의 집이 바로 옆인데, 저걸 보고 들어왔습니다. 단지 내에 6m 도로를 냈는데, 이 도로는 여기 주민만 쓰는 겁니다. 앞으로 가구가 더 들어오면 경비실을 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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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엔 멀티플레이어로 살아야 합니다. 지금도 사업하면서 비정부기구(NGO)도 운영하고, 강연하고 글도 쓰는 이유입니다. 그게 가능하려면 건강해야죠. 저는 여기서 그 에너지를 얻습니다.”
성기호 더 필란D&C 회장
“탁월한 조망권·한화 힐링캠프 예정지로 지가 상승도 기대”
성기호 더 필란D&C 회장은 디밸로퍼다. 주로 서울 인근의 전원주택 단지를 개발하던 그는 2007년 현재의 옥천면 신복리 전원주택에 둥지를 틀었다. 가평군 청평면 상천리, 상면 상동리 등지에서 전원주택 단지를 개발한 그는 2002년 현재 부지를 매입했다. 개발사업은 좋은 택지를 싸게 사는 게 관건이다. 그러다 보니 개발에 좋은 땅을 보러 다니는 게 일이다. 성 회장이 이곳을 찾은 것도 경기도 일대 새 개발지를 물색하다 알게 됐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는 길이 없어 힘겹게 산을 올랐는데, 와서 앞에 펼쳐진 풍광을 보고는 첫눈에 반해 그 자리에서 계약금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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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2㎡ 주택이면 서울의 102.3㎡ 아파트와 비슷합니다. 테라스까지 합치면 132㎡형 정도 됩니다. 여기서는 아침에 테라스에서 새소리 들으며 떠오르는 태양을 보면서 커피를 마시는 영화 같은 풍경이 일상이 됩니다. 그런 맛에 여기 오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 덕에 이곳에 들어온 사람 중에 나간 사람은 딱 한 명뿐이다. 개인 사정으로 나가긴 했지만 적잖은 매매차익을 거뒀다고 한다. 성 회장과 비슷한 시기에 들어온 이로 330㎡ 땅에 231㎡ 주택을 지었다. 약 3억6500만 원을 들여 전원주택을 지어 3년을 살고 8억 원에 팔고 나갔다. “제 집이 이곳에서 경치가 가장 좋습니다. 그래서인지 모 그룹 회장 부인이 15억 원에 팔라는 걸 안 팔았습니다. 그것보다 더 큰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랬더니 일주일 후 다시 와서는 3억 원을 더 얹어 준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팔 생각이 없습니다. 은퇴 후엔 아내와 들어와 살 집이니까요.” 전원주택이 들어선 곳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파3 골프장으로 운영했다. 그러다 최근 이마저도 전원주택 단지로 전환하고 있다. 필지당 495~660㎡로 분할해 올해부터 3.3㎡당 80만~120만 원에 분양하고 있다.
얼마 전에도 서울의 사업가가 택지를 분양받아 설계 중이다. 대지 660㎡에 128.7㎡ 규모의 주택을 지을 예정이다. 이 정도 규모면 땅값 2억4000만 원, 건축비 2억 원(정화조·보일러 등 포함)이 든다. 대지 규모를 495㎡로 줄이면 총 3억5000만 원의 비용이 든다.
“은퇴하신 분부터 현직에 계신 분까지 다양한 분들이 옵니다. 대부분 부부가 들어오기 때문에 비교적 중소형 규모를 선호하는데, 워낙 풍광이 좋아서 대부분 만족하십니다. 이 부근이 한화콘도 힐링캠프 예정지여서 나중에는 땅값도 많이 뛸 겁니다.”
최태성 태성물산 대표
“서울의 명당, 하얏트호텔에 버금가는 명당”
태성물산은 의류와 잡화를 취급하는 업체다. 한때 직원이 800명에 이를 정도로 성장했지만 지금은 강남에 소형 점포만 운영하고 있다. 최태성 회장은 의류업을 한 덕에 일찍부터 해외에 나갈 일이 많았다. 그때마다 외국의 고급주택에 눈이 갔다. 한번은 캐나다 롱비치에 갔는데 한인 교포가 사는 으리으리한 집을 구경하게 됐다. 그 집을 본 후 최 회장은 언젠가 그런 집을 지으리라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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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집 지을 생각을 못 했다. 그래서 사슴도 기르고, 여러 가지 작물을 재배하기도 했다. 그 사이 터를 보고 찾아온 사람들에게 3분의 2를 팔고 남은 3만3000㎡에 직접 주택을 짓기로 했다. 2000년 사비를 들여 길을 내고 택지를 조성했다. 현재 최 회장은 부지 내에 두 채의 집을 갖고 있는데 위채를 먼저 지었다. 위채는 대지 3630㎡, 건축면적은 382.8㎡다. 주택 옆으로는 99㎡의 별도의 온실도 만들었다.
“4년 동안 공을 들여서 집을 지었는데 살아 보니까 참 좋아요. 여름에는 시원해서 에어컨 없이 지냅니다. 반대로 겨울에는 양평 시내보다 섭씨 4~5도가 높아요. 그 덕에 아무리 눈이 많이 와도 해만 뜨면 금방 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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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을 공부한 건 아니지만 건축 전에 직접 모형을 만들어 보여 주면서 공사를 했습니다. 인테리어도 목수들한테 일일이 도면을 그려서 줬습니다. 집 짓는 도중에도 담배 피는 사람이 발견되면 다음 날부터 나오지 말라고 했어요. 그러다 보니까 내장 공사만 90일 이상이 걸렸어요. 재벌이 짓는다고 해도 이 정도로는 못 지을 겁니다. 건축을 하는 사람들이 보곤 모르니까 이렇게 무모할 수 있었다고 해요. 내가 살려고 지었으니까 그렇게 할 수 있었죠.”
최 회장은 일주일의 반은 서울에서, 나머지는 양평에서 보낸다. 요즘은 서울에 머물기가 싫어져서 양평 집에서 자는 날이 늘고 있다. 이곳에 오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머리가 맑아지기 때문이다. “친구들도 여기서 묵으면 약 먹은 것처럼 편안하게 잘 잔다고 그래요. 야경은 또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하얏트호텔에서 내려다보는 야경도 이보다는 못할 겁니다.”
신규섭 기자 wawoo@hankyung.com | 사진 서범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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