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고객 상담을 하다 보면 금융상품 포트폴리오를 제안할 때 가장 어려움을 느낀다. 경기지표의 순환 사이클이 불명확하고, 미국과 한국 주식시장의 디커플링은 생각보다 오래 지속되고 있으며, 선진국과 이머징마켓 내에서도 차별화가 심화되는 등 익숙지 않은 환경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변화된 환경 속에서는 절세형 상품을 적극 활용해 수익률을 제고하는 것이 현명한 투자의 지름길이 아닐까 생각된다.
[WEALTH CARE] 종합과세 피하는 절세형 상품 올가이드
4% 수익률을 제시하는 상품에 투자한다면 비과세 상품일 경우에는 4% 세후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으나, 일반적인 이자소득세인 15.4%가 적용된다면 세후 수익률은 3.4%로 낮아진다. 만약 금융소득종합과세에 해당돼 최고 세율인 41.8%가 적용된다면, 세후 수익률은 2.3%로 급감한다. 비과세 상품과 같이 세후 수익률 4%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금융소득종합과세에 해당하면 6.9%의 세전 수익률을 달성해야 하므로 2배에 가까운 수익을 내야 한다. 따라서 자산가들의 입장에서는 종합과세를 회피하기 위한 절세형 상품이 더욱 필요하다. 종합소득세율이 적용되는 금융소득의 기준 금액이 올해부터 4000만 원에서 2000만 원으로 하락했고, 내년 종합소득 신고 시에는 최고 세율(41.8%)이 적용되는 과표 구간도 3억 원 이상에서 1억5000만 원으로 하락하므로 자산가들은 세후 수익률 개선을 위한 절세형 상품을 지속적으로 찾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매년 금융소득 세제가 정비되고 있는데, 세제 혜택이 축소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철도, 항만, 도로 등 국가 기간산업에 투자하는 인프라펀드는 2013년 이후 분리과세 혜택(1억 원 이하 5.5%·1억 원 초과 15.4% 분리과세)이 소멸됐고, 서민들의 대표적 절세 상품이었던 장기 주식형 펀드와 장기주택마련저축도 소득공제 및 비과세 적용이 종료됐다.


선박펀드 등 분리과세 상품 눈여겨봐야
자산가들의 대표적 절세 상품인 즉시연금 등 일시납 저축성 보험도 가입 금액이 2억 원 이하로 비과세 혜택이 축소됐고, 물가연동국채(물가채)도 낮은 표면금리에 제한적으로 과세되던 이자소득세가 2015년 발행분부터는 물가 상승에 따른 원금 상승분에 대해서도 세금을 부과한다. 향후 정부 조세정책 개편 방향도 금융소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는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여 절세 상품에 대한 내용을 정확히 숙지한 후에 투자자별로 적합한 상품과 가입 시기를 잘 선택해야 한다.

금융상품에 부여된 세제 혜택은 크게 비과세와 분리과세, 소득공제형 상품으로 나눌 수 있다. 또한 세제 혜택 금액 제한이 있는 유형과 제한이 없는 상품으로 다시 구분할 수 있다. 금액 제한이 있는 비과세 상품으로는 재형(재산형성)저축(펀드)과 생계형 저축(펀드)을 꼽을 수 있다. 가입 한도가 연 1200만 원(분기별 300만 원)으로 제한된 재형저축은 7년 이상 유지할 경우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직전 과세 기간의 총 급여액이 5000만 원 이하인 근로자 또는 소득 금액이 3500만 원 이하인 개인사업자가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다. 이자소득과 배당소득에 대한 소득세가 면제된다. 특히 모든 수익에 대해 과세하는 해외 펀드에 투자하는 경우 절세 효과를 더 많이 누릴 수 있다. 생계형 저축은 만 60세 이상 등 가입 조건을 충족하면 총 3000만 원 한도로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주가연계증권(ELS) 등 과세 대상 상품에 투자할 때 활용하면 유용하다. 금액 제한이 없는 비과세 상품은 월납 저축성 보험과 브라질 국채, 물가채 등을 들 수 있다. 월납 저축성 보험은 5년 이상 납입 조건 등 관련 세법에서 요구하는 요건을 충족할 시 이자소득에 대해 비과세 혜택이 부여된다. 물가채는 원금 상승분에 대해서는 비과세가 적용된다. 하지만 2015년 발행분부터는 과세로 변경될 예정이므로 최근 저물가 상황에서 향후 물가 상승에 베팅하고자 한다면 가입을 고려해 볼 만하다. 브라질 국채는 연 10%대의 높은 이표금리는 물론이고 채권 가격 변화에 따른 자본 차익, 살 때와 팔 때의 환차익 모두 비과세 되는 게 장점이다. 다만 높은 금리와 비과세 매력에도 불구하고 환율과 채권 가격의 변동 폭이 커서 투자 시점을 잘 판단해야 한다. 최근 헤알화의 가치가 안정되고, 경기지표도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 볼 만하다.

분리과세 상품은 종합소득과세 대상이 돼 세율 부담이 큰 자산가들이 지속적으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세금우대저축, 선박펀드, 앵커유전펀드, 만기 10년 이상의 장기 채권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세금우대저축은 20세 이상 거주자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총 1000만 원 한도, 연 9.5%로 분리과세가 된다. 선박펀드는 분리과세 혜택이 2015년 말까지 2년간 연장됐다. 5000만 원 이하까지는 9.9%, 5000만~2억 원까지는 15.4% 분리과세가 적용되고 2억 원 초과 시에는 분리과세가 적용되지 않는다. 앵커유전펀드도 올해 말까지는 3억 원 이하 투자 시 5.5%, 그 초과분에 대해서는 15.4%의 분리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만기 10년 이상의 장기 채권을 3년 이상 보유할 경우에도 33%의 분리과세가 가능하다.



절세 위해 적극적인 금융소득 분산도 고려하라
금융상품을 활용한 절세에는 다음과 같은 방법이 유용하다.

첫째, 금융소득을 받는 시점과 명의자를 분산하는 방법이다. 금융소득종합과세는 명의자별로 이자를 실제 수령하는 당해 연도의 금융소득 중 2000만 원 초과분이 있는 경우 다른 종합과세 대상 소득과 합산해 세율을 결정한다. 그러므로 금융 자산을 금융기관에 예치할 때 금융소득을 받는 시점과 명의자를 분산해 연도별로 최대한 금융소득이 적게 나오도록 함으로써 절세할 수 있다. 즉 올해 2500만 원, 내년에 1500만 원의 금융소득이 예상될 때에 올해 발생할 금융소득 500만 원을 내년에 받도록 조정함으로써 절세할 수 있다. 또한 증여세 부담 없이 배우자에게는 최대 6억 원, 자녀에게는 5000만 원(미성년자의 경우 2000만 원)까지 증여할 수 있으므로 금융소득 분산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둘째, 상속을 전제로 하는 상품으로 상속세를 피하는 방법이다. 종신보험과 같이 상속을 전제로 하는 상품을 활용할 때 계약자, 피보험자, 수익자를 잘 지정하면 상속세 부담을 덜 수 있다.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자녀가 소득원이 있을 경우 계약자와 수익자를 자녀로 정하고 부모를 피보험자로 해 자녀가 보험료를 불입하는 것이다. 보험금이 상속재원에 포함되지 않아 상속세를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

이때 자녀들의 자금 출처나 소득원이 명확하지 않으면 증여세가 부과될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배우자 간에 계약자와 피보험자를 다르게 지정하고 수익자를 계약자와 동일하게 유지한다면 부부 간의 유고 순서에 따른 불확실성에 대비할 수 있고 1차 상속 시에 피보험자의 사망으로 보험금 상속 시 상속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돼 절세 효과가 있다.


김수철 삼성패밀리오피스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