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3 구재상 케이클라비스투자자문 대표 ‘글로벌 경제 전망과 투자 전략’

2007년 미래에셋의 펀드 성공 신화를 만들어 낸 주인공 가운데 한 사람인 구재상 케이클라비스투자자문 대표. 그는 한때 70조 원 이상을 주무르며 국내 투자자들에게 펀드 열풍을 불러 일으켰던 주역이다. ‘미스터 펀드맨’이라는 별명으로도 유명한 구 대표는 이날 글로벌 경제 전망과 이에 따른 투자 전략을 제시했다.
[MONEY PB FORUM 2014] 10년 내다보고 내수성장주 주목하라
종합주가지수가 오랜만에 2000포인트를 넘었다. 반가운 소식이다. 작년에 선진국 쪽이 선전했다. 셰일가스, 오일 등으로 이슈가 많은 미국의 경기가 좋아지면서 수익이 올라갔다. 과거 미국 성장은 대부분 소비가 견인해 왔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에는 달라졌다. 미국의 제조업이 살아나는 모양새다. 미국 정부는 세제 혜택 등 각종 지원책으로 기업들의 자국 내 투자를 유도하고 있으며 미국산 제품 구매를 독려하는 경제 애국주의가 확산되고 있다. 실제, 미국의 경기 확장 국면은 2009년 6월 이후 56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신흥국 통화가치 역시 안정세를 회복하는 중이다. 러시아, 중국을 제외한 대다수 신흥국 통화는 약세가 진정되고 있다. 신흥국 시장 내 국가 간 주식시장 수익률의 차별화 양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여기에 따른 승자도 출현했다.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 및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권 국가들이 견조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이머징마켓에 투자할 때 중요한 게 정치적인 요인인데, 정치적 안정은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인도네시아가 최근 실시한 총선 이후 점차 안정세를 찾음에 따라 연초부터 반등하던 인도네시아 금융시장이 향후에도 강세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유럽은 더디지만 조금씩 회복세를 띠는 중이다.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은 3분기보다 소폭 개선됐다. 개선되는 경제심리가 실물에 점진적으로 반영돼 2014년 유럽 경기는 의미 있는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 경제성장률은 점진적으로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가계소비와 수출 신장세가 기대만큼 높지 않아 아베노믹스 효과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2014년 상반기 소비세율 인상을 전후로 일본은행(BOJ)의 추가 금융 완화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실물부문의 과잉 생산설비와 금융부문의 과잉 유동성이라는 구조적 문제에 직면한 중국은 구조조정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으며, 구조조정과 경제성장 간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경제정책의 기본이라고 본다. 그러나 중국의 내수 비중 확대에 따른 수입 증가는 글로벌 경제에 긍정적으로 기여하고 있는데, 중국 총 수입액은 2007년 9600억 달러에서 2013년 1조9500억 달러로 104% 늘었다. 과도한 외환보유고와 과잉 투자 해소,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내수 비중은 확대될 것이며, 이 과정에서 중국의 수입 증가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내수 비중 확대와 과잉 유동성 해소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파악된다.

미국은 앞으로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를 통해 유동성을 줄이는 분위기인 반면 유럽과 일본은 계속해서 돈을 풀 것이다. 글로벌 자금 시장은 전체적으로 균형을 맞춰 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 시장은 선진국 대비 상대적으로 부진했으나 최근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아시아 주식 자금은 한국과 대만을 중심으로 순유입 규모가 확대되면서 전반적인 수급 개선 양상을 보이고 있다.
[MONEY PB FORUM 2014] 10년 내다보고 내수성장주 주목하라
2014년 1~3월 3조7000억 달러 순매도를 보이던 한국 시장 외국인 수급은 4월 들어 순매수(+3조3000억 달러)로 전환했으며 배당 성향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국내 증시는 리레이팅(re-rating) 가능성이 있다 하겠다. 한국 상장기업의 배당 성향과 수익률은 국제적으로 매우 낮은 상황이다. 최근 대기업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의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는데, 2013년 말 기준으로 한국 증시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가 54조 원, 현대자동차는 22조 원에 이르고 있다. 배당 성향 상승 시 한국 상장기업 저평가 현상도 개선될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유럽 등 선진국 제조업 힘입어 회복세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소비 회복과 원자재 가격 하락 등 한국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요소가 늘고 있다. 한국은 미국 경기 회복에 따른 수출 수요 증가와 부동산, 주식시장 회복으로 인한 자산 효과로 제조업 경쟁력이 부상할 것으로 보이는데, 연초 주춤한 외국인투자가 재개되면 탄탄한 한국의 펀더멘털(기본 여건)에 충분한 매력을 느낄 것이다.

환율 약세도 한국 내수 기업에는 도움이 될 것이다. 원화가 강세라면 수출 기업엔 부정적일지 몰라도 내수기업엔 호재다. 2006~2007년 환율이 926원까지 떨어졌을 때를 생각해 보면 지금은 지나친 강세도, 약세도 아닌 박스권으로 봐야 한다.

정부 정책이 내수부양책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2010~2012년 동남아시아 국가들과는 달리 한국은 수출이 경기 회복을 주도했다. 안정적인 외환보유고와 외환시장 안정성을 고려하면 내수부양책이 정책 대안으로 유력하다.

내수 성장과 관련해서는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하면 좋을 것 같다. 앞으로 5년, 10년을 내다보고 투자를 생각한다면 비약적인 성장을 해 온 정보기술(IT), 자동차, 모바일과 신성장 섹터로 떠오르고 있는 엔터테인먼트, 그리고 레저, 헬스케어 등을 주목하라.

이미 글로벌 톱 수준으로 성장한 삼성전자, 현대차 등과 네이버, 카카오톡 또한 주목할 만한 종목 리스트에 포함된다. 콘텐츠, 음악, 영화 등 서비스 수출이 가능한 기업과 고령화 시대 수혜가 예상되는 헬스케어, 신약 개발 기업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겠다. 중국은 실물부문의 과잉 생산설비로 산업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의 조선이나 태양광 등 기업들의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