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장소의 임대를 돕는 ‘스페이스 마켓’

[GLOBAL NEW BUSINESS] 영화관·고택…MICE로 확산
요즘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공유경제(shar- ing economy)에 대한 관심이 높다. 공유경제란 소유할 때보다 타인과 공유할 때 재화가치가 더 커진다는 개념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관심이 높은 카셰어링(자동차를 개인이 소유하지 않고, 다수가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한 서비스)이 대표적이다. 최근 일본에서는 자기 사업체의 빈 공간을 필요한 이와 연결해 주는 중개 서비스가 등장했다.

산케이 비즈니스는 5월 14일자 보도를 통해 스페이스 마켓(도쿄 시부야구 소재)이 독특한 시설의 임대를 중개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거래 쌍방은 스페이스 마켓 사이트(spacemarket.jp)에서 필요한 절차를 해결하고 완료할 수 있다.

서비스는 4월 28일 개시됐다. 대여를 희망하는 사업체가 보유 시설을 무료로 등록하면 심사 기간을 거쳐 사이트에 게재된다. 빌리고자 하는 이는 자신의 사용 목적이나 조건에 맞는 시설을 검색해 선택한 후 신청하면 된다. 임대 기간은 1시간 단위로 설정할 수 있으며 공간의 일부를 빌리는 것도 가능하다.

정보가 불명확하거나 시설에 대한 질문 사항이 있을 경우, 채팅 형식의 메시지를 통해 거래 쌍방이 직접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파일이나 사진 첨부도 가능하기 때문에 예비 조사에 드는 수고를 줄일 수 있다.

결제는 사이트상에서 가능하다. 스페이스 마켓은 이 중 일부를 시스템 수수료로 거둬 수익원으로 하고 있다. 빌리는 쪽은 이 사이트를 이용해 시설을 찾는 수고나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빌려 주는 쪽은 영업 이외의 시간을 활용해 새로운 수입원을 얻을 수 있다.

이미 유나이티드 시네마 도요스(영화관)나 아오야마 영빈관(결혼식장), 몬마탄스점(옛 민가) 등 100곳 이상의 시설이 등록돼 있다. 스페이스 마켓의 목표는 사업 개시 첫해 1000곳, 3년 후에는 5000곳 등록이다. 시게마쓰 다이스케(重松大輔) 스페이스 마켓 최고경영자(CEO)는 “향후 국제회의나 견본 시장을 비롯한 마이스 산업(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이벤트·전시를 융합한 새로운 관광산업)을 취급 영역에 포함시키고 싶다”고 전했다. 스페이스 마켓은 시설 관리 대행, 이벤트 개최 지원 등에도 나설 방침이다.

마이스 산업은 최근 국내에서도 시장규모가 2조 원 정도로 추산될 만큼 양적인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분야다. 마이스 산업에 대한 열기가 뜨거운 것은 일본에서도 마찬가지다. 마이스 유치가 열기를 띠기 시작하면서 일본에서는 오래된 건축물이나 갤러리 등을 이용해 다른 곳에서는 느끼기 힘든 특별함을 연출하는 경우가 많다. 종래에는 독특한 시설을 찾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을 뿐더러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수단도 거의 없었다. 협상과 청약에도 상당한 시간을 할애할 필요가 있었다. 스페이스 마켓은 이를 사이트상에서 가능하게 함으로써 비용과 수고를 덜어 준다.

자산 공유를 목적으로 한 사업은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미국에서는 빈 집의 단기 임대를 중개하는 에어비앤비(Airbnb)처럼 기업 가치평가액이 100억 달러(약 10조8000억 원)를 넘기는 곳도 있다. 이는 하얏트 호텔보다 높다.


양충모 아이디어클라우드 연구위원